두 마리 치킨 원조 '서울 본격 진출'
두 마리 치킨 원조 '서울 본격 진출'
무뚝뚝하지만 화끈하고 의리 있는 게 경상도 남자의 특징이라면 최호식(57) ‘호식이 두마리치킨’ 회장은 천상 경상도 사내다. 의리는 최 회장의 철학인 정도경영의 근간이자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성장 밑거름이다. 최 회장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9년 1월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치킨전문점은 당시 한 마리씩 파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 치킨을 파는 전략을 썼다. 이름도 호식이 두마리치킨이라고 정했다. 스스로 대박을 칠 거라 여겼다. 하지만 웬걸. “한 마리 가격에 어떻게 두 마리를 파느냐” “싼 닭을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와 의심만 잔뜩 받았다. 창업한 후 1년 동안 가맹점 문의가 단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인기가 없었다.
최 회장은 확신을 꺾지 않았다. 두 마리 치킨 전략은 반드시 소비자를 움직일 거라는 믿음에서다. 확신은 적중했다. 창업한 지 1년이 지나면서 두 마리 치킨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가맹점은 덩달아 늘었다.
두 마리 치킨의 대명사시련은 또 닥쳤다. 두 마리 치킨이 인기를 끌자 이번엔 ‘유사 상표’가 속을 썩였다. 기존 브랜드마저 앞다퉈 두 마리 치킨이라는 새 메뉴를 내놨다. ‘사실은 내가 원조’라고 주장해도 누구 하나 믿어 주지 않는 상황. 최 회장은 정석 전략으로 맞섰다. ‘맛도 두 배, 양도 두 배, 기쁨도 두 배’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맛에 승부를 걸었다.
최 회장은 “음식 맛은 좋은 식재료에서 나온다”며 “국내 최고 품질의 하림육계와 최고급 카놀라유만 사용한 게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마리 가격으로 두 마리를 제공한다고 무조건 값싼 재료를 사용한다면 성공할 수 없습니다. 기본 식재료인 닭은 물론 튀김가루·무·땅콩·깨소금까지 고급 식자재를 사용해야 합니다.”
창업 이후 13년이 훌쩍 흐른 지금 호식이 두마리치킨은 전국 500여 가맹점을 둔 중견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했다. 두 마리 치킨의 대명사라는 평가도 받는다. 지난해 호식이 두마리치킨은 한국 프랜차이즈 대상과 소비자만족 대상을 수상했다. 프랜차이즈 대상, 경영혁신 우수기업 대상(이하 2004년), 중소기업경영 대상(2008년)도 받았다. 2009년엔 대한민국 신성장동력 미래 선도 경영&기술혁신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질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맛으로 승부를 겨룬다는 원칙을 꾸준히 지킨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의 뚝심경영이 알찬 결과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호식이 두마리치킨의 성공 이유는 또 있다. 의리경영이다. 협력업체와 좋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한 게 성공의 발판이 됐다. 대표적 예가 하림이다. 호식이 두마리치킨은 창업 이래 줄곧 하림 닭만 사용했다. “창업 초부터 하림 닭고기를 사용했고, 지금도 바꾸지 않고 있습니다.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모든 가맹점에는 ‘하림의 닭을 100% 사용한다’는 인증패가 붙어 있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하림의 육계를 생산해 다음날 새벽 직송하는 시스템으로 최고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호식이 두마리치킨과 하림은 2010년 1월 공동 마케팅 협약을 체결했다. 믿음과 의리의 결실이다.
가맹점과도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가맹점주를 가족처럼 대한다. 현장에서 점주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돕는다. 그는 “가맹점에 최선을 다하는 게 소비자를 위한 길”이라며 말을 이었다. “호식이 두마리치킨은 본사와 가맹점의 관계가 무척 끈끈합니다. 그래서인지 기존 가맹점주가 자신의 친인척·선후배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가맹점 개설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죠. 부산 덕포점·주례점, 경기 일산 중산점, 파주 문산점·금촌점 등 전국 60여 개 점포가 친인척·선후배로 연결돼 있죠. 다른 프랜차이즈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일 겁니다.”
최 회장은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활동에 열성적이다.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형사조정위원과 대구 서부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운영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대구 서부 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부이사장, 국민생활체육 전국인라인스케이팅 연합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이익금 중 일부는 전국 가맹점을 통해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그는 올해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공략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맹점을 400개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상도를 넘어 전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노려볼 참이다. 3년 전부터 중국시장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최 회장은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한다는 게 신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번 보십시오! 호식이 두마리치킨이라는 브랜드가 중국시장을 평정할 날이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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