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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집, 역모기지론에 적합?

지금 집, 역모기지론에 적합?

2010년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과 같은 소액임대 상품이 크게 각광을 받은 해였다. 이처럼 높은 관심을 보인 이유는 노후생활을 위한 안정적인 현금흐름에 대한 투자수요가 높게 나타났다고 해석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보유 중인 집 한 채를 주택연금으로 활용한다면 굳이 소액임대 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보다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

그러자면 먼저 주택연금 상품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주택연금 상품은 역(逆)모기지론(Reverse-Mortgage Loan)이라고도 하며, 일종의 변형된 담보대출이다. 일시불로 받는 담보대출과 달리 원금을 나눠서 매달 받고 이자를 공제해나가는 형식이다. 주택만 있고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 경우 고령자가 주택을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자택에 거주하면서 노후 생활자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받고, 사망하면 금융기관이 주택을 처분해 그동안의 대출금과 이자를 상환 받는 방식을 말한다.

부동산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을 발행해 장기주택자금을 대출받는 제도인 모기지론과 자금 흐름이 반대라는 점이 특징이다. 연금지급 방식에 따라 ‘종신형’과 ‘종신혼합형’으로 구분되는데, 종신형이란 평생 동안 매월 일정한 금액을 나누어 지급 받는 방식으로 대출이 없는 경우에 주로 이용된다. 반면 종신혼합형은 처음에 일정금액(대출한도의 30% 이내)을 인출한도로 설정하고 나머지 금액을 매월 일정하게 나누어 지급 받는 방식이다.

그 다음으로는 월지급금에 대한 옵션 선택을 하게 되는데, 정액형은 처음 정해진 월지급금을 변동 없이 지급 받는 방식으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증가형은 이용 초기에 종신지급 방식의 정액형보다 월지급금을 적게 지급 받는 방식으로 월지급금이 매년 3%씩 증가하게 된다. 반면 감소형은 이용 초기에 종신지급 방식의 정액형보다 월지급금을 많이 지급 받는 방식으로 매년 3%씩 월지급금이 감소하게 된다. 쉽게 말하면 연령이 높을수록, 주택가액이 높을수록 주택연금액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주택연금을 하려면 초기보증료 및 연보증료를 대출실행 시 납부해야 하는데, 초기보증료는 주택가격의 2%를 최초 대출실행 시 1회 납부하고, 연보증료는 보증잔액의 연 0.5%를 매월 납부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주택연금은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으로 매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미국의 모기지 시장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반면 주택보유자들이 역모기지를 이용하는 사례는 급증하고 있다. 미국 주택도시개발부의 추계에 따르면 2009년 전체 역모기지 지급보증 승인 건수가 21만 건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속 개념 있는 일본서는 인기 별로이와 같이 노인층 주택보유자가 역모기지 이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주가하락이나 실직 등으로 인해 크게 감소한 노후생활비(연금소득, 저축 등)를 보전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지난 1월 10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주택연금 신규가입은 157건, 보증공급액은 21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신규가입 66건, 보증공급액 1160억원)에 비해 가입은 138%, 보증공급액은 82%가 각각 증가한 수치다.

주택연금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12월까지 총 2016건이 신규로 가입해 2009년에 비해 79% 증가(1124건→2016건)했다. 이에 따라 2007년 7월 주택연금 출시 이후 2010년 말까지 총 가입자 수는 4350명으로 늘어났으며 하루 평균 가입 건수도 2009년 4.4건에서 2010년 8.0건으로 증가했다. 하루 평균 신청 건수도 2009년 5.8건에서 2010년 10.0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주택연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원인은 고용 안정성 약화, 연금제도 미흡 등으로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노후생활비나 의료비 등은 매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보험개발원의 ‘고령화 리스크 진전과 노후보장체계 재구축’ 연구자료에 의하면 2004년 45세 근로자의 경우 60~83세 동안 노후생활비, 의료비 등 지출에 비해 연금소득은 연 918만원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주택연금이 무조건 유익한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 높은 자가주거비율(80%)을 나타내는 65세 이상 노인층은 ‘부(負)의 저축’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은 국민평균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자산가치의 비율이 381%로 호주(355%), 미국(163%)에 비해 높아 역모기지시장 형성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주택시장의 정보 비효율성, 불안정한 금융시스템 그리고 상속에 대한 고정관념은 역모기지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주택시장의 거래량이 미국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주택가격 산정과 가격변동성 확인을 어렵게 한다는 점도 일본에서 주택연금을 채택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

주택연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사전에 미리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먼저 부부의 연령이 모두 만 60세 이상이어야 한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낮은 연령을 기준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실질주택연금 수령액이 낮아질 수 있다.



부부 중 낮은 나이를 기준으로 채택둘째, 5년 미만의 신규주택을 기초로 취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의 주택이 노후돼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된다면 그대로 주택연금을 청산하거나 다 지어진 후 사용승인일까지 분담금 부담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게다가 다시금 주택연금액을 산정하기 위한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셋째, 대출금리 및 초기보증요율·연보증요율을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주택연금은 변형된 모기지론이기 때문에 적용금리에 따라 중도해지 시 금액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넷째, 여윳돈이 있다면 종신형이 유리하지만 필요자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종신혼합형’으로 지급 받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세대·단독주택보다는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 위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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