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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늦은 ‘SNS외교’ 통할까

때늦은 ‘SNS외교’ 통할까

중동 전역의 민중 시위를 촉발하고 지속시킨 일등공신은 소셜 미디어다. 이집트 혁명의 단독 기수가 되어 반정부 시위의 불씨를 댕겼던 페이스북 페이지는 중동·북아프리카 구글 마케팅 총책임자 와엘 고님이 개설했다. 타흐리르 광장 시위가 시작되기 전에도 해당 페이지의 회원 수는 무려 40만 명에 달했다. 과장된 평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소셜 미디어의 힘을 인정했다.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한창일 때, 클린턴은 미 외교관들에게 “소셜 미디어로 세상이 변화”하는 중이며 혁명의 메시지를 주도적으로 이끌지 못한다면 “미국은 뒤처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런 경각심을 바탕으로 미 국무부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 국민 사이에서 역사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습니다”를 첫 글로 띄우며 페르시아어로 운영되는 트위터 계정 USAdarFarsi를 개설했다. 이집트 국민을 대상으로 한 트위터에서는 시위대와 정부 양측의 자제를 요청했던 미 국무부지만, 페르시아어 트위터에선 이란 정부를 강력히 규탄하는 글을 실었다.

수만 명의 이란 국민이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인 지난주에도 USAdarFarsi는 이란 정부가 이집트처럼 평화 시위를 허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이 트위터를 통해 반정부 세력을 조직한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이란 트위터 사용자의 반응은 가지각색이다. 한 유명 사용자는 “의도는 좋지만 구글로 번역된 어투가 너무 딱딱하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국무부 메시지가 어색할 정도로 공식적인 어투를 사용하는 걸 두고 한 말이다. 반정부 녹색운동이 한창이던 2009년에 이런 활동을 시작했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USAdarFarsi는 이란 내 친미 세력에 보내는 정치 선전물이라는 의심에서 영원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한 이란계 미국인의 트윗 또한 미 국무부 계정을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보여준다.

미 국무부의 페르시아어 메시지가 이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팔로워(구독자)가 수천 명에 지나지 않고, 리트윗(재전송) 건수도 많지 않다. 그러나 탄력을 받게 된다면 140자 내외의 단문으로 공공외교의 역사를 바꾸는 첫 사례가 될지도 모른다.

[필자는 아슬란미디어에서 중동 관련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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