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스트리트 다시 심판대에 서다

라자트 굽타
…실력자 친구들과 세계적인 영향력을 잃게 된다. 컨설팅 업계의 강자 매킨지사의 대표를 지낸 굽타보다 더 높이 오른 사람은 거의 없다. 골드먼삭스의 이사인 굽타(62)는 금융위기 중 열린 중요한 이사회 직후 헤지펀드계의 제왕 라지 라자라트남에게 전화했다고 전해진다. 워런 버핏이 골드먼삭스를 살리려고 50억 달러를 긴급 수혈한다는 정보를 그에게 귀띔하기 위해서였다. 라자라트남의 펀드는 그 정보 덕분에 하루 아침에 90만 달러의 이익을 챙겼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굽타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
걱정스러운 인도
…국민적 영웅을 잃게 된다. 인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교육받은 굽타는 조국에서 널리 찬양받았다. 2001년 비즈니스 스쿨을 신설했으며 만모한 싱 총리의 자문역을 맡았다. 한 추종자는 그를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영웅으로 떠받들던 인물이 몰락하면 다소라도 실망감이 들게 된다”고 프록터&갬블 인도 지사의 전 CEO가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인도에서 그 재판을 지켜보면서 자국의 영웅을 찾는 이들은 이번 사건의 원고 측에 선 인도 태생의 미국 변호사 프리트 바하라를 응원할지도 모른다.
골드먼삭스
…평판이 더 나빠지게 된다. 내부자거래 혐의는 왕년의 영화를 되찾으려는 골드먼삭스에 또 다른 장애물이 된다. 과거 골드먼의 사명은 ‘신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던 CEO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이 재판의 증언대에 서게 된다.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혐의를 받던 골드먼은 지난해 SEC에 5억5000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 이번에는 그들의 임원실이 정보유출과 불법행위의 본산이라는 혐의를 받게 됐다.
라지 라자라트남
…모두를 잃게 된다. 이 스리랑카 태생의 은행가는 돈이 되는 온갖 정보를 찾아내는 능력으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그 정보가 불법이었을까? 53세의 그 억만장자는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 그는 항상 어느 자리에서나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사람들에게 알리려 애썼다. 전기총을 맞겠다는 직원에겐 5000달러를 주겠다는 식의 장난을 즐겼다. 그런 허세가 이번에 역풍을 부를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관련혐의에 유죄를 인정한 전 직원이 19명에 이른다. 그가 패소한다면 최대 20년간 감방에서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
워런 버핏
…흠잡을 데 없는 판단력의 소유자라는 명성에 오점을 남기게 된다. 미국 재계에서 지혜만큼은 이 오마하의 현인보다 더 존경받는 사람이 없다. 그가 늘 월스트리트와 거리를 둔 까닭은 단순히 지리적인 문제 때문은 아니었다.
그 80세의 투자자는 미국 금융계 거물들의 사업방식을 공격하기도 했다(버핏은 파생상품을 “대량살상무기”로 부른 적이 있다). 따라서 버핏이 골드먼에 50억 달러를 투자한 이유는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어느 중역 말마따나 “골드먼의 강점뿐이 아니라 그들의 도덕성”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버핏의 판단력이 다소 흐려진 듯하다.
금융계의 거물들
…역사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과거에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금융인들을 떠올려보라. 이제 그들은 새로운 금융사기의 대가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지 모른다. 차익거래로 잘나가던 이반 보에스키는 내부정보를 이용하다 발각돼 2년을 복역했다. 엔론의 제프리 스킬링은 내부자 거래를 비롯한 여러 건의 범죄로 24년형을 선고받았다. 임클론의 CEO 새뮤얼 왁살은 마사 스튜어트와 불법으로 정보를 주고받은 죄로 5년 이상을 복역했다. 투자은행가 제임스 맥더못은 포르노 스타 메릴린 스타와의 잠자리에서 은행합병 관련 정보를 흘렸다가 2000년 3개월 형을 살았다. 불명예의 전당 내부 공간을 더 넓혀야겠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1분기 출생아 수 7.4%↑ ‘역대최고’…“혼인·출산 긍정적 인식”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팜이데일리
故 최진실 딸 최준희, '이것' 물고..팬들은 걱정, 왜?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재명 43.6%·김문수 42.7%·이준석 8.8%[여론조사공정]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일진그룹, 미래 먹거리 수소사업 빨간불…가동률 30%대로 추락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분석 단가 1/4? 저커버그가 꽂힌 소마젠, 빌리언셀’ 수주 쓸어 담아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