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재앙에서 뭘 배우나?] 사고 전엔 꼭 이상징후가 있다
[대재앙에서 뭘 배우나?] 사고 전엔 꼭 이상징후가 있다
일본 열도에 대재앙이 닥쳤다.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발생한 강진은 열도를 뒤흔들었고, 곧바로 닥친 쓰나미는 미야기현 지방을 휩쓸며 막대한 인명과 재산을 삼켰다. 그 후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는 전 세계를 방사선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일본 대재앙은 우리에게 엄청난 충격과 함께 많은 교훈을 준다. 특히 불확실한 환경에서 생존해야 하는 기업엔 그렇다.
동일본 대지진과 같은 위기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닥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징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경보 시스템은 재앙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300번의 이상징후가 있은 뒤 한 번의 대형 사고가 발생한다. 기업 CEO는 이런 이상징후를 놓치지 말아야 할 책임이 있다. 경고를 무시하면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천안함 폭거, 연평도 폭격 등 대재앙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기업은 또 초기 대응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쓰나미가 동반되듯 위기는 또 다른 위기를 부른다. 구제역 파동이 물가불안과 환경재앙으로, 성수대교 붕괴가 동아건설 면허 취소와 부도로 확산되는 식이다. 기업의 초기 대응은 그래서 중요하다. 위기 발생 후 CEO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하다.
기업의 위기 리더십도 필요하다. 대형 쓰나미가 휩쓴 일본은 지금 원전 방사성 물질 유출이라는 더 큰 재앙에 떨고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재앙이 지나가면 후유증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이런 때 기업과 CEO는 정상화 전략을 써야 한다. 위기경영학의 거장 이언 미트로프 박사의 위기 단계론에 따르면 위기 후 회복 전략은 조직 정상화 방안에서 제시된다. 징후 감지 및 초기 대응에 실패한 기업의 경우 곧장 조직 정상화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MS는 창업자 빌 게이츠와 CEO 스티브 발머의 ‘정상화 리더십’을 통해 기업분할 위기를 극복했다.
마지막으로 대재앙을 피하려면 근시안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일본 대재앙 이후 일본을 넘어 세계에 각종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방사선 괴담 유포자가 경찰에 검거된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광우병, 쓰레기 만두, 미네르바, 멜라민, 상수도 민영화, 신종 플루 유언비어 등 우리 사회에서 괴담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런 괴담이 위기로 돌변해 기업을 괴롭히는 걸 ‘만성적 위기’라고 한다. 나이키·월마트는 만성적 위기를 경험한 대표적 기업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 CEO는 인내력을 갖고 장기적 프로젝트 또는 대응 전략을 추진하거나 모색해야 한다. 석유업체 로열 더치 셸은 만성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불만이 있는 소비자와 반대세력에 궁금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대재앙 대응 전략은 이처럼 신선하고 고객을 유인할 수 있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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