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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투자 유치 주역 >> '송도는 세계적 바이오 허브'

삼성 투자 유치 주역 >> '송도는 세계적 바이오 허브'

취임 8개월을 맞은 이종철(51)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삼성 입주 소식이 알려진 후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이 청장은 삼성이 바이오제약 사업 부문에 진출하며 송도에 입주하기로 결정한 것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바이오’라는 송도의 핵심 가치를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는 그를 집무실에서 만났다.

- 삼성이 바이오제약 사업에 진출하며 송도에 입주를 결정했는데 그 과정이 궁금하다.

“내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내정됐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IFEZ(인천경제자유구역)에 반드시 대기업이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즉각 삼성 관계자와 접촉했다. 삼성은 당시 한 지역을 유력 후보지로 점 찍어 놓은 상태였는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롭게 조성되는 송도에서 신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며 열심히 설득했다.

그때만 해도 가능성이 없어 보였는데, 9월 말께 삼성 관계자가 송도를 방문하면서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 쪽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삼성에 붙어 매우 빠르게 입주 협의를 진행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입주를 추진해야 했기 때문에 별별 묘안을 다 짜냈다. 2월 말 IFEZ 5공구 27만4000㎡ 규모 부지에 총투자비 2조1000억원이 투입되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삼성은 6월께 바이오의약품 생산 플랜트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 삼성은 입주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송도의 어떤 장점에 주목했는가?

“삼성이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이 바로 ‘고급 인력’이었다. 신약을 개발하는 R&D 분야에 최고 인재들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후미진 곳에서는 일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송도는 강남에서 40분 걸릴 정도로 서울과의 접근성이 좋은 데다 훌륭한 거주환경을 자랑하는 아파트가 많고, 국제학교와 이공계 중심의 글로벌 캠퍼스 등 교육환경도 좋다. 우수한 인재들이 거주하며 일하고 싶어 할 만한 도시다.

이미 송도에 유타·인하 DDS연구소, GE헬스케어 R&D센터,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등 다양한 바이오 R&D센터가 입주해 있고 셀트리온,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등 글로벌 제약회사가 들어와 있다는 점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삼성의 생산 제품이 대부분 해외 수출용이라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끼고 있는 IFEZ의 입지 조건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IFEZ는 2003년 우리나라 최초의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2009년까지 인프라 구축 등에 초점을 맞춘 1단계 사업을 마쳤다. 지난해부터 2014년까지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2단계 사업을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2009년 1억55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했는데 2010년에는 3.2배 급증한 4억9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 이 청장이 그리는 송도의 청사진은 무엇인가? 송도를 어떤 도시로 조성하려 하는가?

“‘사람이 북적거리는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 만드는 것이 나의 목표고, 캐치프레이즈다. 실제 거주하는 사람이 늘어나야 먹을거리, 놀거리, 볼거리가 생긴다. 인구가 늘어야 기업을 입주하게 만드는 흡인력이 생긴다. 도시의 성장 단계가 실제로 그렇다. 이곳으로 이사 오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 좋은 신호로 보인다. 분당의 녹지 비율이 18%에 불과한 것에 비해 여기는 40%나 될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U시티 개념을 도입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유비쿼터스(ubiquitous)를 모든 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다.



조세감면 등 인센티브 확대 필요‘기업이 잘되는 도시’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송도로 입주한 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커졌다. 이곳에서 무명의 회사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모니터 제조업체 코텍도 송도에 와 상장하고 매출도 5~6배 늘었다. 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라는 말을 자주 직원들에게 한다. 여기에 있는 기업과 사람들을 기쁘게 해야 멀리 있는 이들도 찾아온다는 것이다.”

- 송도의 핵심 가치로 ‘바이오’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바이오 나노 생명공학 허브로 집중 육성하는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바이오 연구개발과 임상이 생산까지 연계되는 산학연 바이오 산업생태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2012년 인천대에 생명공학대학, 2015년 생명과학연구소와 생명과학대학원을 각각 설립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삼성 바이오 등 관련 연구원을 겸임교수로 임명해 원하는 교과목 또는 학과를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이 지역 대학이 삼성 등 바이오 업체와 교육·취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맺도록 권장해 맞춤형으로 양성된 인재들이 바로 생산현장 인력으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

바이오 관련 연구소들에 대한 투자 유치도 강화했다. 2013년 CJ 제일제당, 한일과학산업, 이원생명과학연구원이 송도에서 운영을 시작한다. 바이오 인력이 송도에 집중적으로 모여들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송도 유치를 확정한 미국 로렌스버클리 국립연구소, 벨기에 겐트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등이 국제 공동연구 체제를 구축한다.”

바이오 산업에서 임상시험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연구개발 제품에 대한 임상 지원을 위해 IFEZ는 송도국제병원을 유치할 계획이다. 송도국제병원을 짓고 운영할 투자자를 모집하고 ‘ISIH(Incheon Songdo International Hospital)’ 컨소시엄을 우선투자협상자로 선정하는 등 설립 계획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 다른 지역의 경제자유구역과 비교해 IFEZ는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가?

“우리나라에 6개의 경제자유구역이 있지만 인천은 다른 곳과 차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3시간만 비행기를 타고 나가면 17억 인구와 만난다.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우리 앞마당에 놓여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전진기지인 셈이다. 우리는 ‘1+5’라는 이원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IFEZ는 글로벌 거점으로, 타 경제자유구역은 해당 권역별 발전을 선도하는 지역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특별법을 모든 지역에 획일적으로 적용하지 말고 차별화와 특성화 조치가 도입돼야 한다.”

- IFEZ의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론 무엇이 있는가?

“조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 확대가 절실하다. IFEZ에 입주한 수백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세감면 혜택을 얼마나 보고 있는지 조사했더니 16억원에 불과하더라. 매출은 수십조원이 나오고 있는데 말이다. 이래서야 무늬만 조세감면 아닌가?

외국 의료기관 설립 및 운영에 필수적인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여전히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외국 영리법인 교육기관 설립 허용, 부동산투자 이민제 도입 등 중앙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풀어줘야 할 부분이 많다.”

박미소 기자 smile8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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