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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분양시장 한산할 때 알짜 나온다

[Real Estate] 분양시장 한산할 때 알짜 나온다

오랜만에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 분양이 잇라 주택 수요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GS건설이 한강변인 강남구 청담동 옛 한양 아파트를 허물고 재건축하는 청담자이가 6월에 분양된다. 후분양 단지로 공정이 많이 진행됐다.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바야흐로 봄 분양시장이 절정을 맞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그동안 미뤄 왔던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올봄 분양시장은 예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봄은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주택시장 전반으로 생기가 도는 철이다. 봄 이사철과 겹쳐서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택거래가 활발하고 가격도 꿈틀댄다. 자연히 분양시장에도 물량이 넘쳐나고 견본주택은 주택 수요자와 투자자로 북적거린다.

올봄 주택시장은 예전만 못했다. 지난해 말 이후 수도권 집값이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근래 맥이 빠진 탓이 크다. 정부가 4월부터 수도권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를 복원하면서 주택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주택시장 분위기는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분양시장은 주택시장과 연동되기 때문에 주택시장이 한산하면 분양시장도 한산하게 마련이다.



기존 시장 침체 때 분양시장은 기회대개 주택시장이 달아오른 뒤 그 열기가 분양시장으로 번진다. 최근 인천 송도에 분양된 포스코건설 단지의 경우 이전과 달리 1순위에서 상당수 가구가 미달될 정도로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 인기 주거지역의 하나인 송도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이 옛이야기가 돼버렸나 싶은 게 수도권 분양시장의 단면이었다.

그렇다고 분양시장을 얕봐선 안 된다. 주택시장의 매물은 시장에 계속 나오지만 분양물량은 한번 지나가면 잡기 어렵다. 시장 분위기가 우울할수록 분양시장은 되레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다른 물건과 마찬가지로 분양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수록 업체들은 가격과 품질이 좋은 물건으로 승부를 걸게 된다”고 설명했다.

분양업체도 주택시장이 좋을 때 분양하는 게 유리하다. 가격이 들썩이고 집값 상승 기대가 크면 분양시장도 그만큼 달아오르기 때문이다. 착공 무렵 선분양하는 국내 분양시장 구조상 분양물량은 입주 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지만 시장이 좋지 않다고 문을 계속 닫아둘 수는 없다. 이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의 경우 분양이 늦어질수록 금융비용 등 부담

이 커진다. 이 때문에 무작정 분양을 미루기보다 괜찮은 물건 위주로 팔게 된다.

5~6월 봄 성수기를 맞아 수도권에 나오는 분양물량이 그렇다. 물량은 많지 않지만 가격과 품질에서 수요자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업체들은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있다. 여기에는 분양가상한제도 한몫했다. 정부는 신도시·택지지구 등 공공택지 이외의 민간택지에서 분양가를 규제하는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키로 했지만 관련 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미뤄지고 있다. 업체들은 상한제 폐지 이후 분양하면 분양가를 더 높여 받을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분양가 인상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한제를 감수하고 분양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내세울 수 있는 상한제 단지라는 게 오히려 분양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 현대건설 정흥민 마케팅팀 부장은 “상한제가 풀리더라도 어차피 분양가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싸게 일찍 분양을 끝내는 게 좀 더 비싸게 오래 파는 것보다 이익”이라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약발은 최근 분양시장에서 확인됐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롯데캐슬,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 송파구 송파반도 재건축단지 등이 모두 상한제 덕에 1순위에서 마감되는 등 수요자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옥수동 래미안의 경우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인데도 상한제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덕에 잘나갔다. 요즘 선보이는 단지들은 입지여건과 품질에서도 눈길을 끈다. 한동안 공급이 뜸하던 강남권에서도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이 많기는 하지만 주변에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등 입지가 좋은 단지가 적지 않다. 품질에서 주목되는 건 브랜드다. 요즘 나오는 단지는 대부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업체 물량이다.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중견 주택업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형 업체가 분양시장에서 상당한 물량을 대고 있다. 대단지도 적지 않다. 1000가구가 넘는 단지의 분양이 잇따르는데, 대단지면서 커뮤니티·조경시설 등이 다양하고 충분하게 갖춰졌다. 가구 수가 많아 환금성 측면에서도 한 수 위다. 뉴타운 등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의 대단지는 금상첨화다.

그동안 분양이 뜸했던 강남권에서는 신도시 등 공공택지를 비롯해 재건축 단지가 대기하고 있다.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6월 전용 51~84㎡형의 중소형 600가구가량이 나올 예정이다. 분양가는 3.3㎡당 1200만~1300만원으로 예상된다. 잠실 일대 아파트 가격이 3.3㎡당 300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반값도 안 되는 가격이다. 강남보금자리지구 옆 세곡지구에서 SH공사가 전용 114㎡형 132가구를 5월 분양한다.



강남권 신도시·택지지구·재건축 잇따른 분양분양가는 3.3㎡당 16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서초보금자리 시범지구에선 중대형 민간 아파트가 처음으로 나온다. 울트라건설의 전용 101~165㎡형 550가구다. 주변에 우면산과 양재천이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분양가는 3.3㎡당 19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세곡지구와 서초지구에 나오는 단지들의 분양가 역시 주변 시세에 비하면 저렴한 수준이어서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대형 업체의 브랜드 단지도 강남권에서 분양 대기 중이다. SK건설이 역삼동 옛 개나리 5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를 분양한다. 경기고·서울고·휘문고 등 강남 명문 학교가 주변에 있어 교육환경이 뛰어나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 등 교통여건도 좋다. 강남구 청담동에서는 GS건설이 한양을 재건축한 청담자이를 내놓는다. 이 단지는 한강변이어서 조망권이 뛰어난 편이다. 개나리 5차 재건축단지와 청담자이의 일반 분양분이 많지 않아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 왕십리뉴타운에서 분양이 시작되고, 강서구 화곡3주구 재건축 단지도 나올 예정이다. 왕십리뉴타운 단지는 대형 업체가 대거 시공에 참여했다. 화곡3주구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은 서울 서부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하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수도권에서는 수원 신동 래미안 등이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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