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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억~ 소리 나는 강·산 조망권

[Real Estate] 억~ 소리 나는 강·산 조망권

서울·수도권에서는 한강 조망권의 가치가 높다. 돈으로 따지면 수억원에 달하는 곳도 있다. 사진은 한강 옆에 분양 예정인 서울 마포구 하중동 한강밤섬자이.

서울에 사는 주부 김현옥(43)씨는 최근 고교 친구와 만난 자리에서 괜히 심통이 났다. 이들의 대화는 자녀 교육 문제에 이어 자연스레 사는 동네 이야기로 이어졌는데 다른 두 친구의 자랑이 장난이 아니었다. 한 친구는 한강변 아파트에 살고 있고 다른 친구의 아파트는 북한산 근처다.

북한산 근처에 사는 친구는 “앞에 가리는 건물이 없는 맨 꼭대기 층이어서 3면을 통해 북한산의 사계절을 만끽한다”고 했다. 산이 가깝고 아파트 단지 안에 나무가 많다 보니 산새들 소리도 곧잘 들린다고 했다. 한강변에 사는 친구는 “낮에는 시원한 한강물을, 밤에는 한강 야경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여간 편해지는 게 아니다”고 했다. 사방이 아파트나 건물로 가려져 있는 곳에 사는 김씨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조망권 가치 강>산>공원 순서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서울·수도권에서 조망권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공간이나 기회가 별로 없는 도시지역이다 보니 강이나 산의 조망권이 인기를 끄는 것이다. 도심의 고밀개발이 희소성이 더해가는 조망권 가치를 키운 것이다. 조망권은 ‘눈’만이 아니라 ‘피부’로도 느껴진다. 산·공원 등의 ‘그린 조망권’이나 강·바다 등의 ‘블루 조망권’을 갖췄다는 것은 이들 자연환경 옆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는 뜻으로 그만큼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것이다.

서울·수도권에서 조망권은 곧 ‘돈’이다. 아마 돈이 되지 않는다면 조망권이 부동산 시장의 주요 키워드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마침 조망권을 내세운 아파트가 적지 않게 분양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주택시장에서 소득이 높을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조망권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편리성보다 쾌적성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강·공원·하천 등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망권은 무엇일까. 2008년 경희대 행정대학원의 ‘조망경관이 아파트 구매인식 차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설문조사 결과 강·산·공원·하천 등의 순이다. 응답자 중 가장 많은 16.5%가 강을 꼽았고 그 다음으로 산(13.5%), 공원(12.6%), 하천(10%) 등이었다.

조망권의 ‘몸값’은 가격에 그대로 드러난다. 조망권이 있는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단지 간 차이도 차이지만 같은 아파트에서도 하늘과 땅 차이다. 한강변인 서울 용산구 이촌동 LG한강자이의 경우 저층과 꼭대기 층 간 가격 차이가 30%가량 난다. 강 등 별다른 조망권이 없는 경우 최저층과 최고층 사이에 10~15%가량 차이 나는 것을 감안하면 조망권으로 인한 가격차가 배 정도로 늘어나는 셈이다.

올해의 공시가격(시세의 80% 선)을 보면 LG한강자이 전용 170㎡형의 경우 23층은 19억2000만원인데 2층은 14억8000만원이다. 공시가격 차이만 4억4000만원. 3.3㎡당 800만원이 넘는 차이다. 시세로 따지면 5억5000만원 차이다. 한 개 층당 2619만원이 올라가는 것이다.

한강변에 분양된 아파트들의 분양가에서도 한강 조망권 차이는 극명하다. 입주를 앞둔 성동구 뚝섬 한화갤러리아포레의 경우 2008년 분양 때 공급면적 331㎡형의 분양가가 7층은 40억원이었는데 맨 위인 43층은 46억원이었다. 4월 분양된 금호동 금호어울림 전용 128㎡형은 20층이 12억4390만원으로 1층(8억2340만원)보다 무려 50%가량 더 비쌌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분양가 차이에는 다른 요인도 있지만 층에 따른 조망 범위 차이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대표적 산인 서울 남산 조망권 가치도 만만찮다. 남산 옆인 중구 남대문로5가에 들어선 남산트라팰리스 전용 126㎡형의 36층 공시가격은 7억9000만원인데 4층은 5억7900만원이다. 역시 남산 조망이 가능한 중구 회현동 남산SK리더스뷰의 경우 전용 145㎡형 공시가격은 27층이 8억800만원으로 4층 6억2500만원보다 30% 더 높다. 남산트라팰리스의 최고층과 저층 간 공시가격 차이가 SK리더스뷰보다 더 나는 것은 층수가 더 높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조사에 따르면 6월부터 연말까지 서울·수도권에 강 등 각종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가 8000여 가구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관심이 많은 한강 조망권을 갖춘 아파트가 1000여 가구다. GS건설이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와 마포구 하중동 한강밤섬자이를 분양한다. 청담자이는 옛 한양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최고 층수가 35층이다. 주변에 경기고·휘문고·영동고·청담중 등이 있어 교육여건이 좋다. 한강밤섬자이는 일반분양분이 48가구인데 원래 임대주택으로 배정됐다가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일반분양 분으로 전환된 물량이다.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에서 가깝다. 이들 두 개 단지는 재건축 후분양 단지다. 청담자이가 올 10월 입주하고 한강밤섬자이는 이미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했다. 계약하면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성동구 일대에서 한강 조망권 아파트가 잇따라 나온다. 금호동에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재개발 단지를 분양한다. 대우건설이 분양할 서울숲 푸르지오 2차는 지하철 3호선 옥수역, 중앙선 응봉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강변북로·성수대교·동호대교·올림픽대로 등과 이마트·CGV·왕십리 민자역사·달맞이공원·서울숲 등이 가깝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하이리버는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강동구 천호동에 41층의 신동아건설 아파트가 나오고 계양구 귤현동에 나올 동부건설 아파트는 경인 아라뱃길 조망권을 갖는다. 경인 아라뱃길은 올 10월 개통 예정이다.



침체기에도 조망권 관심 커산 조망권으로는 북한산·우면산·불암산 등 수도권 주요 산들이 있다.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동부건설이 분양할 단지는 북한산 조망권을 갖춘다. 홍은동 일대에는 오래된 아파트가 많아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 같다. 서울지하철 6호선 홍제역이 가깝고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은평구 응암동에서 백련산 조망이 가능한 재개발 단지들을 분양한다.

서초보금자리시범지구에서 나오는 민간 아파트인 울트라건설 단지는 우면산 조망권이 좋다. 원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개발하는 지역인 데다 조망권도 좋아 주거여건이 쾌적할 것으로 보인다.

하천 조망권으론 청계천·안양천 등, 공원으론 용산공원 등을 볼 수 있는 아파트가 잇따라 나온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아이템의 하나가 조망권”이라며 “조망권 아파트는 쾌적성과 시세차익 두 가지를 안겨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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