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서 난리난 화장품 ‘리들샷’ 만든 ‘이 회사’ [이코노 인터뷰]
최철호 브이티코스메틱 부사장 인터뷰
일본서 먼저 브랜드력 구축, 입지 확대
유효성분 흡수력을 보조하는 ‘리들샷’ 품절대란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화장품인데 얼굴에 바르면 피부가 따끔따끔하다. 피부를 자극시키면서 화장품 흡수를 빠르게 하는 기능이다. 브이티(VT)코스메틱의 앰플형 기초 화장품 ‘리들샷’의 특징이다. 발랐을 때 따끔하지만 그만큼 피부 진정 및 재생 효과가 좋다. 이러한 제품력을 인정받아 리들샷은 국내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리들샷을 제조, 유통한 회사 브이티코스메틱은 지난해 매출액 2955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리들샷은 국내 태생 뷰티 브랜드지만 지난해 7월 일본에서 먼저 첫 출시됐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1위 제품으로 이름을 올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브이티코스메틱의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일본이 77%, 국내는 13%, 중국이 8% 수준이다.
일본 시장에 눈돌린 이유
최철호 브이티코스메틱 부사장은 일본 시장을 먼저 선점한 이유에 대해 “가장 까다로운 시장에서 승부를 내보고 싶었다”며 “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어디에서든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일본 진출을 먼저 시도했다”고 말했다.
국내 뷰티 시장은 현재 중소 브랜드사만 3만여개에 달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중소 규모 회사들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최 부사장은 국내 시장에 대해 투자 대비 리턴이 낮은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중국에 진출해 있던 브이티코스메틱은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해서는 어느 순간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 오겠단 것을 감지했다. 살길을 고민하다 찾은 방안은 일본 시장 진출이었다.
“일본 시장은 소비자층이 굉장히 다양하고, 오프라인이 강세입니다. 고객들은 불만을 참지 않고 강력히 의견을 드러내죠. 그렇지만 굉장히 폐쇄적이면서 보수적이에요. 지금에서야 K-뷰티가 익숙해졌지만, 2018년엔 소매점에 들어가면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죠. 그래서 바닥부터 시작했어요. 전단지, 샘플을 길에서 직접 돌리면서 일본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봤어요. 당시 저희 모델이 방탄소년단(BTS)이었는데, 향수 팝업을 하면서 브랜드가 조금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상황은)어려웠어요. 25억원어치 재고를 버려야 하는 상황까지 온 거죠.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하는 상황을 버티다가 드디어 기회가 왔어요.”
포기하려던 찰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졌다. 당시 사람들이 외출을 못하고 마스크를 쓰다 보니 트러블 케어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마침 ‘시카’라는 피부 진정 성분의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브이티코스메틱은 시카 라인 제품을 일본에서 먼저 출시해 큰 인기를 끌면서 유통망을 넓혀나갔다.
시카 다음은 ‘리들샷’이었다. 피부과에서 볼 수 있는 효과를 화장품에 담는 것이 목표였다. 피부과와 에스테틱의 효과에 주목했고, 유효 성분을 피부 속으로 침투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리들샷’을 고안해냈다.
“시카, 비타민, 레티놀 등은 어느 뷰티 브랜드사나 따라할 수 있는 흔한 성분이에요. 그걸 갖고 모든 제조사가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서 마케팅으로 경쟁하는 거죠.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 시장에서 ‘연속성’을 떠올렸어요. 소비자가 원하는,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인 리들샷을 개발했죠. 전 직원들이 리들샷을 미리 사용해 보고 제품력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일본 신오쿠보에 체험존을 만들었고, 샘플을 나눠주며 영업했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유통망을 점차 넓혀나갔습니다.”
다이소 입점 통했다…넥스트 스텝은
최 부사장은 일본에서 먼저 제품력을 인정받은 리들샷을 지난해 10월 국내로 들여와 올리브영과 다이소를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다이소에서는 2주 만에 초도 물량이 품절돼 재주문을 진행할 정도로 대란이 일어났다. 저렴한 가격에 리들샷을 체험해 보고 싶은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다이소에서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젊은 고객들의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파급력이 큰 다이소 채널 입점 판단은 주효했다.
“한국에 들어올 때 올리브영과 다이소와 같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오프라인 채널의 입점에 중점을 뒀어요. 물론 처음에는 입점이 쉽지않았어요. 바르면 따갑기도 하고, 익숙치 않은 제품치고는 가격이 높은 편이였거든요. 섣불리 구매하기엔 장벽이 있어서 소용량 파우치 타입으로 제작했어요. 이걸 어떻게 유통할까 고민하는 찰나에 다이소를 통한 판매 마케팅 이야기가 나온거죠. 유사 상품을 다이소에 저가로 판매하는 사내 우려사항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제품력이 좋은 리들샷을 알리고 싶었고, 1500개 다이소 매장에 판매되는 파급력에 주목했죠. 당시 다이소 쪽에서도 뷰티 분야를 확장하고 있었고, 저희 의도와 맞아 떨어졌어요.”
리들샷으로 대박을 터뜨린 브이티코스메틱은 이제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리들샷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세계관을 확장해 아시아 지역에서 북미지역까지 수출 경로를 확장해 리들샷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화장품 원료 자체가 트렌드로 성공한 사례는 많이 없어요. 예를 들어 시카, 레티놀 등 대부분 정해져 있죠. 리들샷도 하나의 카테고리로서 ‘리들샷 유니버스’를 만들고 싶어요. 리들샷에 다른 성분을 결합해 계속해서 확장하는 게 목표죠. 국내에서는 올리브영·다이소·약국·온라인 등 채널 다각화에 중점을 둘 것이고 글로벌 확대에도 힘을 주려고 해요. 아직 확장할 시장이 많이 남아있거든요. 특히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미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에요. 저희가 잘하는 스킨 케어 부분에 집중해 세계로 뻗어나가려고 합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리들샷은 국내 태생 뷰티 브랜드지만 지난해 7월 일본에서 먼저 첫 출시됐다.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1위 제품으로 이름을 올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브이티코스메틱의 국가별 매출 비중을 보면 일본이 77%, 국내는 13%, 중국이 8% 수준이다.
일본 시장에 눈돌린 이유
최철호 브이티코스메틱 부사장은 일본 시장을 먼저 선점한 이유에 대해 “가장 까다로운 시장에서 승부를 내보고 싶었다”며 “이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어디에서든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일본 진출을 먼저 시도했다”고 말했다.
국내 뷰티 시장은 현재 중소 브랜드사만 3만여개에 달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중소 규모 회사들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다. 최 부사장은 국내 시장에 대해 투자 대비 리턴이 낮은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중국에 진출해 있던 브이티코스메틱은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었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만 승부해서는 어느 순간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 오겠단 것을 감지했다. 살길을 고민하다 찾은 방안은 일본 시장 진출이었다.
“일본 시장은 소비자층이 굉장히 다양하고, 오프라인이 강세입니다. 고객들은 불만을 참지 않고 강력히 의견을 드러내죠. 그렇지만 굉장히 폐쇄적이면서 보수적이에요. 지금에서야 K-뷰티가 익숙해졌지만, 2018년엔 소매점에 들어가면 문전박대당하기 일쑤였죠. 그래서 바닥부터 시작했어요. 전단지, 샘플을 길에서 직접 돌리면서 일본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봤어요. 당시 저희 모델이 방탄소년단(BTS)이었는데, 향수 팝업을 하면서 브랜드가 조금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상황은)어려웠어요. 25억원어치 재고를 버려야 하는 상황까지 온 거죠.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하는 상황을 버티다가 드디어 기회가 왔어요.”
포기하려던 찰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졌다. 당시 사람들이 외출을 못하고 마스크를 쓰다 보니 트러블 케어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마침 ‘시카’라는 피부 진정 성분의 제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브이티코스메틱은 시카 라인 제품을 일본에서 먼저 출시해 큰 인기를 끌면서 유통망을 넓혀나갔다.
시카 다음은 ‘리들샷’이었다. 피부과에서 볼 수 있는 효과를 화장품에 담는 것이 목표였다. 피부과와 에스테틱의 효과에 주목했고, 유효 성분을 피부 속으로 침투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리들샷’을 고안해냈다.
“시카, 비타민, 레티놀 등은 어느 뷰티 브랜드사나 따라할 수 있는 흔한 성분이에요. 그걸 갖고 모든 제조사가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서 마케팅으로 경쟁하는 거죠.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 시장에서 ‘연속성’을 떠올렸어요. 소비자가 원하는,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인 리들샷을 개발했죠. 전 직원들이 리들샷을 미리 사용해 보고 제품력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일본 신오쿠보에 체험존을 만들었고, 샘플을 나눠주며 영업했어요. 입소문이 나면서 유통망을 점차 넓혀나갔습니다.”
다이소 입점 통했다…넥스트 스텝은
최 부사장은 일본에서 먼저 제품력을 인정받은 리들샷을 지난해 10월 국내로 들여와 올리브영과 다이소를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다이소에서는 2주 만에 초도 물량이 품절돼 재주문을 진행할 정도로 대란이 일어났다. 저렴한 가격에 리들샷을 체험해 보고 싶은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다이소에서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젊은 고객들의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파급력이 큰 다이소 채널 입점 판단은 주효했다.
“한국에 들어올 때 올리브영과 다이소와 같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오프라인 채널의 입점에 중점을 뒀어요. 물론 처음에는 입점이 쉽지않았어요. 바르면 따갑기도 하고, 익숙치 않은 제품치고는 가격이 높은 편이였거든요. 섣불리 구매하기엔 장벽이 있어서 소용량 파우치 타입으로 제작했어요. 이걸 어떻게 유통할까 고민하는 찰나에 다이소를 통한 판매 마케팅 이야기가 나온거죠. 유사 상품을 다이소에 저가로 판매하는 사내 우려사항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제품력이 좋은 리들샷을 알리고 싶었고, 1500개 다이소 매장에 판매되는 파급력에 주목했죠. 당시 다이소 쪽에서도 뷰티 분야를 확장하고 있었고, 저희 의도와 맞아 떨어졌어요.”
리들샷으로 대박을 터뜨린 브이티코스메틱은 이제 다음 스텝을 준비 중이다. 리들샷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세계관을 확장해 아시아 지역에서 북미지역까지 수출 경로를 확장해 리들샷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화장품 원료 자체가 트렌드로 성공한 사례는 많이 없어요. 예를 들어 시카, 레티놀 등 대부분 정해져 있죠. 리들샷도 하나의 카테고리로서 ‘리들샷 유니버스’를 만들고 싶어요. 리들샷에 다른 성분을 결합해 계속해서 확장하는 게 목표죠. 국내에서는 올리브영·다이소·약국·온라인 등 채널 다각화에 중점을 둘 것이고 글로벌 확대에도 힘을 주려고 해요. 아직 확장할 시장이 많이 남아있거든요. 특히 미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미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에요. 저희가 잘하는 스킨 케어 부분에 집중해 세계로 뻗어나가려고 합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尹 조사 앞둔 공수처, 수사 준비 속도…성탄절 출석 응할까
2日 자녀없는 고령남성 2050년 2배 증가…고독사 우려 커져
3 남태령 경찰차벽 28시간여만에 철수…“트랙터 관저까지 행진”
4“강용석, 4년간 변호사 못한다”…도도맘 무고교사 유죄 확정
5‘크리스마스 이브’, 사람 가장 많이 모이는 곳 명동 아닌 ‘이곳’
6‘이재명은 안된다’ 선관위 현수막 불허에…국힘 “편파적 결정”
7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46만명…300억이상도 1만명 넘어
8비트코인, 나흘 만에 하락세 ‘멈춤’…9만7000달러대 거래
99980원 ‘초가성비’…3주 만에 1만5000개 팔린 케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