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ACHT Special] 세계 부호들의 호화 요트 경쟁

최근 해외 요트 시장의 추세는 한마디로 ‘더 크게, 더 화려하게’다. 웬만하면 40~50m가 넘는다. 가격도 150억원을 호가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월 분기별로 내는 요트 특별판을 통해 “금융위기로 주춤하던 글로벌 요트산업이 전 세계 부자들의 초대형 요트 수요에 힘입어 되살아날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적 요트전문지 ‘요트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요트의 평균 선체 길이는 45m로 전년보다 5m 늘었다. 또 최근 2년간 30m급 요트 주문은 40% 감소한 반면 대형 요트 주문량은 증가 추세라고 보도했다.
대형 요트는 일반적으로 선체 길이가 30m 이상이고 대당 최소 460만 달러 수준이다. 40m가 넘는 수퍼 요트는 싼 게 1400만 달러에 달한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건조한 40m 이상급 럭셔리 수퍼 요트의 경우 m당 140만 달러를 호가한다.
요트리포트의 마틴 레드마인 편집장은 “현재 전 세계 2000명의 갑부가 4000대의 수퍼 요트를 보유하고 있다”며 “수퍼 요트를 갖고 싶어하는 부자들이 줄을 섰다”고 전했다.
최근 터키의 한 선박업체는 우크라이나 수퍼 리치로부터 140m가 넘는 수퍼 요트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림심포니’란 이름의 이 요트에는 투명 유리 금고, 투명 덮개의 개방형 갑판, 스파, 사우나, 체육관, 대형 스크린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지금까지 초대형 호화요트의 고객은 미국과 중동, 인도, 러시아 등지의 억만장자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과 브라질의 수퍼 리치들이 가세했다. 5월 14일 AP통신은 “호화 요트 구매에 대한 중국 부자들의 관심이 늘고 중국 정부도 호화 요트 건조 활성화를 지지하면서 새로운 요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7000만 홍콩달러(약 98억원)에 달하는 호화 요트를 구매하려는 중국 부자가 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부자 및 기업에 대한 권위 있는 자료인 ‘휴런 리포트(Hurun Report)’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갑부는 87만5000명에 달한다. 이들 중 절반이 앞으로 호화 요트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도 요트 업계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브라질은 7400㎞에 이르는 긴 해안선과 연중 따뜻한 날씨로 요트를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이탈리아 호화 요트 제조업체인 페레티의 CEO 지안카를로 갈레오네는 6월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중국과 달리 이미 요트산업이 자리 잡은 게 장점”이라며 “브라질에는 배 타는 걸 즐기는 사람이 많고 항구와 요트클럽도 많다”고 강조했다.
첼시 구단주 5억 달러 초호화 요트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요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첼시 구단주인 러시아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소유한 ‘이클립스’다. 가격은 5억 달러. 선체 길이가 170m에 이르고 항해를 위해 최소 70명의 승무원과 11명 이상의 보조인원이 움직인다.
이클립스는 완벽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선내에 미사일 감지 시스템이 있고, 파파라치의 사진 촬영을 봉쇄하기 위해 요트 주변을 항상 레이저로 감시한다. 9층에 이르는 이 배에는 영화관, 수영장, 수족관, 병원은 물론이고 2대의 헬기와 소형 잠수함도 탑재할 수 있다.
이클립스 외에도 3척의 초대형 요트를 소유하고 있는 아브라모비치는 모델 출신 여자 친구 다샤 주코바에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섬 하나를 통째로 구입해 선물하기도 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아랍에미리트 총리 역시 162m에 달하는 8층 높이의 요트 ‘두바이’를 가지고 있다. 가격은 약 3억5000만 달러다. 운항에 필요한 인원만 88명이다. 세계 최고층 빌딩, 세계 최고급 요트 등 ‘최고’에 집착하는 그는 이클립스의 등장으로 요트 부문 최고 자리를 빼앗기자 더 큰 요트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의 ‘엘 호리야’ 요트는 146m에 이른다. 1865년 건조됐다. 한때 대통령 전용 요트였지만 현재는 해군 소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술탄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가 보유한 139m짜리 ‘알 살라마’. 이복 형인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87) 국왕에 이어 왕권 승계가 유력한 86세의 이 왕세제가 항해를 나가면 96명의 수행원이 따른다고 한다.

호화 요트 경쟁의 시발은 1977년 미국 의류업체 리미티드 브랜드의 소유주 레스 웩스너가 96m의 ‘리미틀리스’를 주문하면서부터다. 리미틀리스는 당시 호화 요트급보다 34m 길게 만들어졌다. 웩스너는 이 배를 타고 미국과 스페인 마요르카섬을 오갔다고 한다.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새로운 요트를 장만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앨런의 요트보다 크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해 화제가 됐다. 폴 앨런의 요트 ‘옥토퍼스’는 126m급으로, 18m급 보트와 12m급 잠수정을 탑재했다. 앨런은 칸 영화제 때 자신의 요트에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호화 파티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오라클의 엘리슨이 새로 장만한 요트의 규모는? 그의 새로운 요트 ‘라이징 선’은 옥토퍼스보다 12m 크다. 이 요트에는 농구장이 있다.
세계적 요트회사 갈리온(GALEON)의 한국 딜러를 맡고 있는 스타요트의 우충기 대표는 “억만장자들이 호화 요트를 선호하는 것은 망망대해라는 독립된 공간에다 국경을 벗어난 공해에서 완전한 자유를 만끽하기 때문”이라며 “요트라는 독립된 공간은 작은 국가를 소유한 것 같은 착각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초호화 요트를 소유하고 있는 억만장자가 대부분 외딴섬이나 산속의 고성을 소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 우충기 대표는 “개인용 제트기나 자동차, 미술품, 명품 시계 등에선 볼 수 없는 색다른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요트”라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Klout
Klout
섹션 하이라이트
섹션 하이라이트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 모아보기
- 일간스포츠
- 이데일리
- 마켓in
- 팜이데일리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할로자임, 머크에 키트루다 피하주사 특허 소송 제기[제약·바이오 해외토픽]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나솔' 6기 영철♥영숙, 둘째 임신 깜짝 발표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트럼프 “한국 군사비 수십억달러…관세 협상과는 별도”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3분만에 완판된 일본 신칸센 토큰증권…비결은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美3상 성공에 HK이노엔, 비만약 신기술에 인벤티지랩 ‘상한가’[바이오맥짚기]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