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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 Book - 『위기관리 10계명』

Econo Book - 『위기관리 10계명』


저자 전성철 외

출판사 웅진윙스

1만5000원

장두노미(藏頭露尾). 교수신문이 2010년을 압축하는 사자성어로 선정해 화제가 됐던 말이다. 말 그대로는 위기에 몰린 타조가 덤불 속에 머리를 처박았지만 꼬리는 감추지 못한 형세를 나타내는데, 풀자면 진실을 감추려 하지만 그 실마리는 이미 드러나 있다는 뜻이다.

한데 이 말이 그저 지난 일을 가리키는 데 그치지 않는 듯하다. 잦은 KTX 고장이나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 등 사고나 위기가 닥쳤을 때 정부나 기업, 고위 인사들이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허둥지둥하는 것이야 그렇다 쳐도 뻔히 드러날 진실을 감춰 사태를 키우거나 망신을 당하기 예사다.

어째서 이런 일, 그러니까 많이 배우고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 보통사람들이 생각하기에도 상식에 맞지 않는 조치를 취할까. 그래서 일을 악화시킬까.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에 돌아올 책임을 회피하려는 마음이 우선 작용했겠지만 평소 비상시에 대처할 훈련이나 조직이 미비한 탓일 수도 있다.

이 책은 기업과 기업인을 대상으로 그 같은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고, 나아가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노하우를 정리한 것이다. IMG세계경영연구원 원장과 부원장, 교수가 쓴 이 책의 미덕은 쉽고 생생하고 흥미롭다는 것.

읽기 편하다는 것은 이 책이 연구원의 강의록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기인한 듯하다. 수많은 강의를 거치는 동안 다듬어진 덕분인지 정리가 잘돼 있다. 여기에 1989년 삼양식품의 ‘공업용 우지라면 파동’이라든가,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 한국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가 국내 독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다. 지은이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잘 정리된 이론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달해 긴박한 스릴러처럼 속도감 있게 읽힌다.

먼저 책에서 말하는 ‘위기’는 매출감소 등 경영위기와는 의미가 다르다. 제품 불량으로 인한 인명사고처럼 외부요인에 의해 회사 평판이나 생존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사고를 말한다. 국내 기업에는 이 같은 사태를 관리하는 조직이나 태스크포스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지은이들은 이에 대해 위기는 ‘빈도’보다 ‘심도’를 고려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위기를 관리하는 과정도 지은이들은 독특하게 해석한다. 즉 위기는 사회가 좋은 기업인지 나쁜 기업인지 심판하는 재판 과정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재판관은 소비자, 사법 당국, 언론,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로 간주하고, 위기관리는 법정에서 재판관을 상대로 진실을 다투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여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나쁜 기업(Bad Guy)이 될 수도, 불운에 빠진 좋은 기업(Good Guy in Misfortune)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인상적인 것은 2004년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던 ‘쓰레기 만두’ 파동에서 나타난 기업의 흥망 부분이다. 대부분의 만두 제조사는 나중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국내 1위 도투락만두는 파산했고 비전푸드 대표는 자살했던 일이다. 한데 취영루란 중소기업은 이 와중에 연매출 600억원대 기업으로 급성장하면서 코스닥에 상장하기에 이르렀다. 지은이들은 위기관리 방식의 차이가 이런 대조적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설명을 위해 책에선 닭고기 회사 영킨의 홍보팀장 위기호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선보인다. 닭에게 항생제나 성장촉진제를 먹인다는 언론보도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경시하고, 허둥지둥하다 급격하게 몰락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어지간한 기업소설 못지않은 재미가 있다.

스토리텔링 뒤에 정리된 위기관리의 핵심은 위기 발생 첫 24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때 피해자 구제와 피해 확산 방지, 내부 단속, 대변인 선정, 첫 공식 입장 표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 중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CAP룰’. 이는 사과 성명을 발표할 때 30%는 유감 표명(Care & Concern), 60%는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재발 방지 대책 등 조치(Action), 10%는 재발 방지 약속(Prevention)을 담아야 대중에게 신뢰를 얻는다는 원칙이다. 책임 회피에 급급하거나 구체적인 대응 조치를 담지 못했던 국내 대표적 치킨 프랜차이즈 A사나 세계적 자동차 기업 도요타의 사과가 비판 받았던 이유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어 위기관리팀 구성에서 언론 대응, 인맥 활용, 정보 수집을 거쳐 위기 후 이해관계자를 다시 만나는 엔딩까지 상세히 제시한다.

지은이들은 실직했던 위기호 팀장이 위기관리 강좌를 듣고는 재취업에 성공해 해고된 직원의 음모로 위기에 빠진 음료회사를 성공적으로 구해 내는 과정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황당한 경우를 당하고 싶지 않은 기업인들에게 권할 만한 ‘위기관리 실전 바이블’이다.



우리가 아는 미국은 없다

미국을 알면 한국이 보인다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회학자가 3년에 걸쳐 미국을 연구했다. 저자는 현재의 경제위기가 미국이라는 국가 전체 몰락의 일면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도덕불감증, 사회 전반에 걸친 부정과 부패 등 미국 사회를 위협하는 현상들을 꼼꼼하게 분석했다. 쉽게 읽히는 미국 이야기를 따라가면 자연스레 한국의 문제가 눈에 보인다.

▒ 김광기 지음

▒ 동아시아 02-757-9724 1만5000원



세일즈 리더십

훌륭한 영업사원은 만들어진다
탁월한 성과는 탁월한 영업사원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영업사원을 만드는 것은 뛰어난 리더다. 책은 저자가 20여 년간 영업조직에서의 경험과 연구 결과를 정리한 결과물이다. 영업사원들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영업매니저의 역할을 알려준다.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싶은 사람과 그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리더를 위한 책.

▒ 김상범 지음

▒ 순정아이북스 02-597-8933 2만5000원



다원적 자본론

자본을 알아야 자본주의를 정복한다
자본을 돈으로만 생각한다면 자본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 지식자본, 인적자본, 신용자본 등 다양한 자본의 모습을 알아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책은 21세기 자본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개인적·국가적 차원에서 자본의 축적 방법을 알려준다. 투자된 자본이 부로 변하는 생생한 과정이 현장 경험을 통해 전해진다.

▒ 이근창 지음

▒ 세창미디어 02-723-8660 1만2000원



나쁜 사회

사회 양극화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넉넉하게 되되 무릇 없는 자는 그 있는 것도 빼앗기리라’라는 마태복음(13장 12절)에서 유래된 ‘마태효과(The Matthew Effect)’를 분석한 책이 나왔다. 저자는 이 마태효과를 가지고 과학, 경제, 정치, 교육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되는 양극화를 설명한다. 모든 사회 불평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 대니얼 리그니 지음

▒ 21세기북스 031-955-2165 1만5000원



다시 쓰는 경제 교과서

한 권으로 끝내는 한국 경제사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현대 한국의 경제사를 다뤘다. 책은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고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경제를 흥미진진한 이야기 형식으로 풀었다. 시대별로 사건을 나열한 지루한 역사책과는 다르다. 에피소드별로 당시 분위기와 인물을 생생하게 전한다. 한번쯤 현대경제사를 공부하고 싶었지만 어려워 포기했던 사람들에게 유익한 책.

▒ 손해용 지음

▒ 중앙북스 02-2000-6415 1만5000원



가격은 없다

가격에 속지 마라
e메일은 무료인데, 왜 문자메시지에는 돈이 들까? 저자는 그 이유를 사람들이 가격에 속고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책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부닥치는 ‘가격’의 비밀을 알려준다. 인간이 가격에 속는 이유는 절대적 가치평가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이며, 가격이란 집단적 착각이며 위험한 조작일 뿐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 동녘사이언스 031-955-3007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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