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s in the world civil servant] 미셸 스틸 박 - 900만 납세자의 어머니
[Koreans in the world civil servant] 미셸 스틸 박 - 900만 납세자의 어머니
미셸 스틸 박(55·한국명 박은주)위원은 한국계 미국인으론 미국 내 최고위 선출직 공무원이다. 캘리포니아주 세금을 총괄하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California State Board of Equalization: CBOE)의 조세형평위원 4명 중 한 명이다. 조세형평위원은 인구 3600만 명인 캘리포니아주 지역을 넷으로 나눠 지역별로 조세 정책을 총괄한다. 그녀가 맡은 지구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일부와 오렌지·샌디에이고·리버사이드 카운티 지역으로 1년 조세 규모만 1460억 달러고 납세자 수는 900만 명쯤이다. 영업세는 물론 법인세, 재산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주정부 관할의 각종 세금 정책을 집행한다. 이와 별도로 연방의 국세청(IRS)은 모든 미국 기업과 개인의 법인과 개인소득세, 상속 증여세를 따로 물린다. 박 위원은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2006년 65%의 지지율로 당선된 이후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조세형평위원 선거 출마는 상당한 모험이었죠. 어머니는 한국여성 특유의 빠른 판단력과 성실함, 부드러운 리더십을 늘 강조하셨습니다.” 박 위원은 서울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부모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갔다. 아버지는 오사카 한국문화센터 소장으로, 어머니는 도쿄 한국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일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녀는 중·고등학교를 일본에서 나와 일본여자대학 영문과를 다니다 1975년 19세 때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페퍼다인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박 위원은 1992년 LA폭동을 계기로 정계에 진출할 결심을 했다. “그 당시에 비하면 한국커뮤니티의 신장은 말 못할 정도죠.” 지난해엔 유례없이 한인 커뮤니티에서 선출직 당선자 16명이 나왔다.
박 위원은 한인가정상담소, 한인상공회의소, 한미식품상협회, 한미연합회, 한인단체 등을 통해 ‘한인사회의 진정한 대변자’라는 이미지도 굳혔다. 무료통역과 취업안내도 자처했다. 백악관아태자문위원, 가주통상위원회 커미셔너로도 일했다. 캘리포니아주의 공화당 대표이며 전 캘리포니아 공화당의장을 지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의 외조도 그녀가 이런 활동을 하는 데 한몫했다.
그녀는 조세형평위원으로 활동한 지난 4년간 한인을 비롯한 소수인종뿐 아니라 백인 유권자들의 지지도 폭넓게 받았다. “납세자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아요. 미국의 법이 단순 명료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거든요. 결국 무죄를 검사 앞에서 증명해야만 하는 경우가 생겨요.” 그녀는 그러나 정부기관이 납세자의 유죄를 입증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납세자 보호의 원칙’을 엄격히 따른다. 박 위원은 대학 재학시절, 이민 1세인 어머니가 부당한 벌금통지서를 받고 조세형평국의 압력에 힘없이 굴복 당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어머니는 당시 옷 가게에서 샌드위치 가게로 업종을 변경하셨는데 수익이 줄어 세금부과액도 줄었죠. 조세형평국에서는 수익을 허위로 신고했다며 당시로서는 엄청난 벌금을 물렸어요. 그땐 정부를 상대로 어떻게 싸워야 할지 몰랐어요.” 그녀는 조세형평위원이 된 이후 잘못 징수된 세금 4200만 달러를 5500여 명에게 돌려주었으며 그녀의 웹사이트에 다양한 세금 관련 정보를 올려 한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중국이나 베트남계 이민자는 비교적 많아 정보 교류가 빠르지만 한국계는 상대적으로 적어 많은 사람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박 위원은 캘리포니아주 한인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세금 문제를 공개 설명해 무지에서 발생하는 부당 과금이 없도록 돕는다. “무지에서 발생한 일과 고의로 저지른 일은 다르잖아요. 그 외엔 치솟는 세금을 더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노력합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판매세는 미국 내에서 1위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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