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일본경제 내수·수출 회복이 관건
2012년 일본경제 내수·수출 회복이 관건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9개월이 지났다. 일본의 실질 GDP(국내총생산)성장률은 지진 직후 추락했다가 2011년 7월에서 9월 사이 빠르게 회복했다. 하지만 10월 이후 유로존 재정위기와 태국 홍수 등 해외 악재가 터지면서 회복세에 제동이 걸렸다.
2012년 일본경제의 관전 포인트는 내수와 수출 회복이다. 42개 조사기관이 합의한 일본의 2012년 예상 실질성장률은 2011년보다 1.98%포인트 높은 2.22%다.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사회 자본의 손실은 20조엔 정도로 추정되는데 12조 엔의 제3차 보정예산이 집행되면 2% 정도의 GDP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니케이 지수 7000~1만1000p 가계부문에선 소비와 주택투자 심리 회복이 기대된다. 반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중국 등 신흥국에 미치는 여파는 위험요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긴축재정에 따른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위축은 여전하다. 엔고에 따른 수출 저하는 일본 GDP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속도가 더딘 산업구조 전환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걱정거리다.
2012년 일본 주식시장은 외부환경에 좌우되기 쉽다. 위험요인을 키우는 대외 이슈가 많아서다. 무엇보다 2008년 발생한 리먼 쇼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도 요원하다. 글로벌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경제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지만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 중국은 부동산 가격 하락이 문제다. 인플레이션 압박도 받고 있다. 게다가 2012년에는 미국·러시아·한국 등 전세계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런 상황은 일본 경제에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다.
2011년 11월 28일 OECD는 2012년 세계 경제성장 전망을 하면서 유로권은 연 2.0%에서 0.2%, 미국은 연 3.1%에서 2.0%, 중국은 연 9.2%에서 8.5%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일본만큼은 지진 이후의 재건 수요 상승을 반영해 0.3%에 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제가 정체하면 일본 역시 예상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리먼 쇼크 때 폭락했던 일본 증시는 단기회복에 성공했지만 2009년 초 큰 폭으로 다시 떨어졌다. 바닥을 친 것은 2009년 3월로 당시 니케이 지수는 7054포인트였다. 2011년에는 유럽 국채 사태 이후 급락했다가 12월 말 8362포인트까지 올라왔다. 지금은 회복 국면에 있지만 2008년과 마찬가지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 국채 사태는 독일의 행보가 열쇠다. 만일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일본 니케이지수는 8000포인트 대가 무너질 공산이 크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각 금융기관은 “복구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복구가 시작되면 대출 증가를 예상한 은행이 국채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추측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대지진 이후 장기금리는 떨어졌다. 피해가 막대해 대부분의 기업이 재건사업에 착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의 예상만큼 복구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금리 장기금리 1% 아래로여기에 유럽 국채 문제가 더해졌다.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해외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일본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1년 10월 은행 전체의 국채보유액은 약 160조 엔이다. 10년 전에 비해 잔고가 2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 관계자는 “위험 회피 움직임으로 국채를 너무 많이 매입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런 요인이 겹치면서 2011년 장기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졌지만 2012년에는 금리가 오를 수 있다. 해외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약해지면서 일본 국채를 매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 내 여러 곳에서 본격적인 지진 피해 복구를 시작했다는 점도 금리 상승 요인이다.
일본 금리는 미국의 금리 상황에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미국 경기의 위축 우려가 약해지고 시세 안정이 확인된다면 미국 장기금리에 연동하는 형태로 금리가 따라 오르는 현상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국내외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위기요인이 남아있는 2012년 상반기에는 금리가 1% 전후에 머물다가 하반기에는 1%대 전반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1달러=75엔으로는 수출해도 적자다’‘일본경제의 힘은 1달러=90~95엔이 아닌가.’ 2011년 일본 수출 업계는 이렇게 볼멘소리를 한다. 초엔
고에 어려움을 겪는 생산업체의 해외 공장이전과 그에 따른 국내 공동화가 심각한 걱정거리였다. 다행히 지금까지 생산공장을 통째로 해외로 이전한 예는 가나가와현에서 태국으로 이전한 닛산의 소형차 ‘마치’ 등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엔고 추세가 계속된다면 최근 어쓰(earth)제약이 모기향 생산지를 태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처럼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환율 엔고에 따른 공동화 피할 수 있나 물론 엔고는 경우에 따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된다.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규모는 2011년 1월에서 9월까지 약 4조엔에 달했다. 전년 대비 1.5배로 늘어난 수치다. 타케다제약공업은 1조650억원에 스위스 제약업체와 M&A를 체결했다. 그리(GREE)는 미국 소셜 게임회사인 오픈페인트를 인수하고 폴라 오르비스 홀딩스는 미국 화장품 회사인 H2O플러스를 사들였다. 맥주나 음료업체도 신흥국의 동종업체를 왕성하게 M&A하고 있다. 이는 모두 엔고 덕분이다. 물론 유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일본이 M&A한 기업이 기대만큼 수익을 창출할지는 의문이다. 일본 경제학자들은 2012년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70~80엔대 중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고를 피할 것인지, 엔고를 진정한 승부의 기회로 만들 것인지 기업의 판단이 중요해졌다.
번역=김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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