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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디젤차 열풍 - 디젤 자동차 고속 질주

[Car] 디젤차 열풍 - 디젤 자동차 고속 질주

디젤 자동차 열풍이 거세다. 지난 한해 성능 좋은 유럽 디젤차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 디젤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수입차 시장이 그렇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 3대중 1대는 디젤차였다. 지난해 신규 등록된 디젤차는 3만6931대로 2010년 2만3006대에서 60.5%가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차 시장이 16%의 성장을 했음에도 가솔린 자동차가 6만5269대에서 6만4181대로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을 디젤차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10개 중 3개가 디젤차였다. 독일 BMW의 디젤차 520d가 전년 대비 4배 많은 6211대를 판매해 2위에 오르며 디젤차 인기를 주도했다. 폭스바겐의 골프 2.0TDI와 CC 2.0TDI 블루모션도 각각 5위와 8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국내 시장은 고급 디젤 자동차의 무덤과도 같았다. 1980년대 새한자동차가 첫 디젤 승용차인 로얄 레코드를 내놨지만 9년간 1만2000여대 판매에 그친 후 단종됐다. 2005년 정부가 디젤 승용차에 대한 배출가스 인허가 기준을 마련하면서 다시 디젤 승용차가 시장에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 실패를 맛봐야 했다. 대개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i40 살룬 중형 디젤 실패 징크스 깰까요즘은 다르다. 무엇보다 기름값 부담이 커지고 유럽 승용차가 선전을 하면서 국내 브랜드도 디젤차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와 쌍용차가 각각 i40 살룬과 코란도스포츠를 출시하면서 디젤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특히 올해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i40 살론은 2006년 쏘나타의 실패 이후 현대차가 처음 출시하는 중형급 이상의 디젤 차량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승차감이 다른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며 “디젤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1700cc급 엔진을 탑재해 힘과 연비를 동시에 잡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수입차 브랜드 역시 올해도 디젤 신차를 발표하며 디젤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BMW는 국내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쿠퍼의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2월 말에는 뉴 3시리즈의 디젤 모델 2종도 선보인다. 벤츠는 S350 블루텍을 출시했고 폭스바겐도 골프와 제타를 중심으로 디젤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크라이슬러는 짚 그랜드체로키와 300C의 디젤 모델을 선보였고 포드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뉴 포커스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여기에 그간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했던 일본 브랜드가 가세했다. 인피니티가 일본 브랜드 최초로 디젤 모델인 FXd를 한국에 선보인 것이다.



디젤 엔진 연료효율 개선 여지 많아최근에 판매되는 디젤차는 기존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점을 보완했다. 일반적으로 디젤차는 연료비가 적게 들고 힘이 좋은 대신에 시끄럽고 진동이 심한 차량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매연이 심해 환경 개선 부담금을 물어야 한다는 점도 약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유럽차를 중심으로 디젤 엔진 제조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점을 상당히 개선했다. 공회전이나 저속주행 때 약간의 소음이 발생할 뿐 속도가 어느 정도만 올라가면 일반 가솔린 차량과 승차감의 차이가 거의 없다. 여기에 디젤차는 매연이 심하다는 이야기는 이제 완전히 옛날 이야기가 됐다. 최근에 나오는 클린 디젤 차량들은 대부분 까다로운 유럽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5(질소산화물 180mg/km 미만, 미세먼지 5mg/km 미만)를 충족한다. 규정 환경 개선 부담금을 낼 필요가 없다. 웬만한 가솔린이나 LPG 차량보다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낮다. 2014년부터는 더 엄격해지는 유로6(질소산화물 80mg/km 미만)가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친환경 엔진 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

디젤차가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까지는 자동차 업계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유럽 자동차 회사의 디젤 엔진 기술은 역사가 길고 수준이 높다. 디젤 엔진 자동차의 선구자로 불리는 폭스바겐은 1970년대부터 디젤 자동차를 생산했다. 석유 파동으로 다른 자동차 모델이 석유 대체 연료를 찾기에 고심할 땐 폭스바겐은 고연비 디젤 엔진을 내세워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당시 이 자동차는 뛰어난 성능과 연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폭스바겐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1982년 힘을 극대화한 터보디젤(TD) 엔진을 내놨다. 그리고 1991년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터보 직분사 디젤엔진(TDI)이 탄생했다. 이 TDI 엔진을 20년 넘게 가다듬어 소음과 매연을 획기적으로 줄인 현재의 엔진이 탄생했다. 다른 유럽 브랜드의 디젤 엔진 수준도 상당히 높다. 벤츠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디젤 엔진 블루텍(BlueTec)은 질소산화물 배출가스를 극소화한 자동차다. 올해 선보인 S350 블루텍은 이미 2014년 적용 예정인 유로6 규정을 만족시켰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중인 SUV 모델 중 가장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푸조의 뉴3008은 친환경 자동차의 대표 모델이다. 푸조는 이 차에 탑재된 신형 1.6HDi를 개발하기 위해 4년간 15억 유로(약 2조4000억원)을 투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디젤 자동차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디젤 자동차의 연비가 상당히 개선돼 친환경차라는 이미지가 생기면서 과거의 나쁜 이미지에서 탈피하는데 성공했다”며 “환경 개선 부담금이 사라졌기 때문에 앞으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솔린 엔진의 경우 현재 90% 이상의 연료 효율성을 달성했지만 디젤은 75%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래에셋 김윤기 애널리스트는 “디젤엔진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2~3년 정도 타면 소음과 진동이 발생한다는 시장의 이야기가 있다”며 “이런 부분을 좀 더 개선하면 수소나 하이브리드 같은 미래 에너지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디젤차가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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