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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M & A로 재조명 받는 이랜드 - 까르푸 악몽 씻고 3년새 10건 M & A 성사

[Business] M & A로 재조명 받는 이랜드 - 까르푸 악몽 씻고 3년새 10건 M & A 성사

2006년 이후 뚜렷한 인수합병(M & A) 시도가 없었던 이랜드가 올 들어 M & A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베트남의 의류제조업체인 탕콩 인수를 시작으로 2011년까지 10건이 넘는 M & A를 성사시켰다. 그중에는 동아백화점(2680억원), 무드라라이프스타일(500억원) 같은 제법 굵직한 건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말에는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33.19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약 100억원에 낙찰 받기도 했다.



까르푸 사례로 곱지 않은 시선올 들어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1월 PIC 사이판 리조트를 수백억원에 인수하며 일찌감치 M & A 스타트를 끊었다. 1월 말에는 쌍용건설의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고,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구단인 LA다저스 인수에도 나섰다. LA다저스 인수는 피터 오말리 전 LA다저스 구단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LA다저스 인수에 성공하면 이랜드가 최대주주(지분율 10~15%)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A다저스의 시장가치는 12억~15억 달러다. 이랜드가 부담하는 금액은 1500억~2000억원 정도다. 업계에선 쌍용건설의 인수 예상가격을 2000억원 정도로 책정하고 있어, 이랜드가 두 곳을 모두 인수할 경우 4000억원에 가까운 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의 M & A 행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랜드가 2006년 까르푸를 1조4800억원에 인수했다가 재정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2년여 만에 홈플러스에 되판 전례가 있어서다. 당시에도 이랜드는 지금처럼 공격적인 M & A로 외형을 키웠다. 1996년 뉴설악호텔, 2004년 뉴코아, 2006년 하일라콘도 등을 인수하면서 심한 재정압박과 이자부담에 시달렸다. 특히 까르푸와 뉴코아 인수 비용 2조3000억원 중 80%를 외부 차입금으로 충당해 재무부담이 심해졌다. 까르푸를 사고 파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롯데마트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다. 하지만 이랜드가 고용자 승계조건을 받아들여 극적으로 인수에 성공했다. 이후 까르푸와는 약속을 어기고 고용자와의 계약을 해지해 잡음이 많았다.

부채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까르푸 매각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던 그룹 주력사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2009년 82.4%에서 2010년 115.7%로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53.9%까지 올라갔다. 이랜드리테일 부채비율은 2009년 131.1%에서 2010년엔 199.7%, 2011년 3분기에는 255%에 달했다. 양사의 차입금 의존도도 우량판단의 기준인 30%를 훨씬 웃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 HMC투자증권 박종열 연구원은 “과거에 비해 이랜드 그룹의 덩치 자체가 커졌고 최근 실행한 M & A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며 “LA다저스 인수는 금액 부담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커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 정민수 수석연구원은 “쌍용건설과 LA다저스 인수 결과가 나오고 추후 M & A 여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다만 지금까지의 M & A가 큰 부담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랜드 측은 재무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최근 매출 성장세가 뚜렷하다. 2011년 이랜드그룹은 매출 8조6090억원, 영업이익 550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었다. 2010년 1조2000억원이던 중국시장 매출이 지난해 1조6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국내에서는 2008년 라이센싱 계약을 맺은 뉴발란스(3080억원)와 2003년 인수한 뉴코아(2조7000억원)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이랜드 관계자는 “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지난해 킴스클럽을 2300억원에 매각해 현금은 충분히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LA다저스 인수에 필요한 비용은 프리 IPO(상장 전 자금유치)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라 추가 차입금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1조원 투자하겠다는 투자자 있어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요즘 같은 경제위기는 싸게 나온 대형 기업을 M & A할 기회”라는 말을 자주 한다. 대신 조건이 있다. 재무구조에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 의식주와 여가를 바탕으로 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랜드는 그룹 내 계열사를 일부 교통정리 했다. 이랜드와 이랜드월드를 합병해 패션에 주력하도록 했고, 이랜드월드에 속해있던 뉴코아를 이랜드리테일로 이전해 유통부문을 담당하도록 했다. 덩치 불리기에 급급했던 과거와는 달리 내부 정비를 하면서 M & A를 진행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정성훈 연구원은 “킴스클럽과 같이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사업을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했고 주력인 패션과 유통사업을 중심으로 M & A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무리한 M & A만 지양한다면 재무안정성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통과 패션에 비해 시너지 효과가 떨어지는 호텔 등 레저시설에 한해서는 수익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랜드의 올해 목표는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이다.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이랜드 홍보팀 황우일 과장은 “지난해 경제 위기 속에서도 중국 패션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며 “올해는 중국 매출이 국내를 넘어서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가 어려울수록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아울렛 매장”이라며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박성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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