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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류 창업 - 웰빙·럭셔리 컨셉트 음식점 노려라

중국의 한류 창업 - 웰빙·럭셔리 컨셉트 음식점 노려라

중국 정부가 4월부터 한 달간 전국 단위의 대대적인 소비촉진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앞으로 수출과 투자 대신 소비를 경제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기 위한 방편의 하나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신용카드 사용, 전자상거래, 녹색 소비, 요식업 등 분야가 소비활성화의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요식업 분야는 이번 조치로 상당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중국에 진출해있는 많은 한국계 요식업체들도 덩달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중국에서 한국 음식은 메가 히트 드라마인 ‘대장금’의 영향으로 웰빙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당 등 요식업 분야에 대한 창업이 가장 활발한 편이다. 기존에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요식업계가 주로 진출했지만 최근 내륙 도시로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부 내륙에 위치한 후베이성 우한시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중바이. 2010년 1월 이곳의 푸드 코트에 한국 비빔밥 전문점이 들어섰다. 한국 정통의 맛을 살린 건강식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2년 만에 벌써 4호점을 오픈했다. 병마용으로 유명한 샨시성 시안에 가면 주요 거리마다 한국 김밥집을 볼 수 있다. 한류 드라마를 즐겨보는 신세대들이 즐겨 찾으면서 너도나도 뛰어든 결과다. KOTRA 상하이무역관이 위치한 길 건너편에도 한국식 비빔밥 전문점이 오픈했는데, 점심시간마다 직장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낳고 있다. 바로 옆에는 떡볶이 집이 지난해 말 문을 열고 한국식 매운 맛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해 10월에는 최근 칭다오 시내 중심가에 2층짜리 한식당 ‘자하문’이 개업을 했다. 이 가게에 투자한 정효권 칭다오 리커의료기계유한공사 이사장은 “전통 한국 음식도 중국인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고급 재료를 사용하며 고기 1인분에 한국 돈으로 5만원이 넘을 정도로 비싼 가격이지만 부유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들 줄 서서 먹어 미국에서는 맥도날드 매장 수가 KFC를 압도하지만 중국시장에서는 KFC가 절대 강자다. 서구식 햄버거뿐만 아니라 중국인이 좋아하는 죽과 덮밥 등 다양한 중식도 함께 제공하기 때문이다. 밥과 면을 주식으로 삼는 중국인의 식습관을 패스트푸드 시스템에 적용한 KFC의 전략이 소비자에게 통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비빔밥, 덮밥, 김밥 등 우리 한식 역시 패스트푸드로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 밥을 선호하는 중국인의 식습관과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이다.

베이커리 시장 역시 유망하다. 중국의 1인당 빵 소비량은 선진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해마다 10% 넘게 성장하고 있다. 2010년 1000억 위안에서 2013년에는 1300억 위안으로 커질 전망이다. 베이커리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과감한 현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파리바게뜨의 성공 비결 역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었다. 이에 힘입어 중국 베이커리협회에서 최고급 제과업체에 수여하는 ‘명성점’에 세 차례나 선정됐다. AAA 브랜드, 중국 10대 브랜드, 5성급 브랜드, 베이징 올림픽 공식 공급업체, 네티즌 선정 인기 브랜드 등 전문가와 소비자가 손꼽는 브랜드로 해마다 선정되고 있는다. 반면 프랑스의 유명 브랜드인 폴과 포숑은 현지화에 실패해 철수했다.

현재 중국 베이커리 시장은 프랜차이즈, 카페 형식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대만계 ‘85℃’를 비롯해 파리바게뜨 등 까페식 베이커리가 빵 외에 케이크, 커피, 차, 음료 등도 팔고 있다. 최근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기존 빵집에서 까페 베이커리로 전환하는 매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철저한 현지화 노력이 중요 중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한 여름에도 뜨겁게 마시는 ‘중국 차’이지만 커피시장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 커피시장의 연간 성장률은 15%로 세계 평균 성장률인 2%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커피전문점 시장은 스타벅스, 커피빈이 장악하고 있지만 한국 커피전문점의 진출 역시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을 거쳐 최근 상하이 코리아타운에 진출한 ‘만Coffee’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매장 1, 2층 모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교민뿐만 아니라 중국인도 즐겨 찾는 명소로 부상했다. 베이징에서 고급 한식당으로 유명한 ‘애강산(愛江山)’을 창업해 한식당 성공의 대명사가 된 신자상 사장이 커피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신 사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외국계 커피전문점의 딱딱한 분위기와는 달리 현대화된 도시의 편안한 휴식 공간제공이라는 컨셉트로 접근한 게 중국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만남과 휴식, 독서, 업무 등 다양한 목적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편안한 의자를 배치하고 책꽂이와 무선 인터넷, 독서용 스탠드까지 비치했다. 제대로 된 커피 맛을 내기 위해 한국인 바리스타를 멘토로 삼아 브랜드 원두를 직접 공수하는가 하면 와플, 샌드위치는 중국인 취향에 맞춰 주문 즉시 만들어 제공하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중국 웨딩 시장에도 한류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2009년 중국에서는 모두 1145만 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했다. 2년 연속 1000만 쌍을 넘어섰다. 향후 10년간 매년 1200만 쌍의 신혼부부가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혼 관련 지출비용은 6000억 위안을 넘어섰으며, 매년 결혼상품 관련 소비가 20~30%씩 늘어나고 있다. 타오바오를 비롯한 인터넷쇼핑몰 사이트에 이미 수만 개 이상의 웨딩 관련 제품이 다양한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 한 웨딩드레스 판매업소의 인기 제품인 ‘한국식 공주’ 웨딩드레스는 1개월에 1000벌 이상 팔리는 등 신세대 수요가 특히 많다.

결혼 인구의 증가에 따라 웨딩전문 업체와 사진관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웨딩 관련 직업도 웨딩기획사, 신부전용 웨딩플래너 등 새로운 업종이 속속 나타나는 추세다. 현재 한국인 창업은 웨딩사진 전문점 위주다. 지난해 2월 산둥성 칭다오에서 100조 원대에 달하는 중국 웨딩시장을 겨냥한 ‘한국 결혼상품박람회’가 열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결혼상품으로 선정된 드레스, 스튜디오, 헤어·메이크업, 한복, 주얼리 등 3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또한 한류스타 웨딩드레스 패션쇼, 한류스타 메이크업 시연회, 한류스타 착용 주얼리 전시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졌으며 90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주관기관인 듀오웨드의 김혜정 대표는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은 소규모 결혼정보업체가 막 태동을 시작한 단계이므로 적절한 파트너를 선택해 프리미엄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면 한국시장을 능가하는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에서 대박 창업신화의 꿈을 안고 많은 한국인이 창업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꿈을 이룬 사람은 많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자상 사장의 말처럼 철저한 현지화 노력이다. 날고 기는 글로벌 기업조차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이들을 뼛속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중국만의 특색’을 존중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피자헛, KFC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역시 북경오리를 이용한 피자와 트위스터 등 중국 소비자 구미에 맞는 메뉴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은 후발 주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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