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f] 한국의 대표 파3홀 - 각본 없는 드라마 연출하는 천혜의 승부처
- [Golf] 한국의 대표 파3홀 - 각본 없는 드라마 연출하는 천혜의 승부처

골프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홀이 파3 홀일 때가 많다. 파3 홀이 골프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른바 시그니처 홀일 때가 많아서다. 게다가 파3 홀은 다른 홀보다 짧아 코스와 주변 환경의 조화, 홀의 전체적인 레이아웃이 한 눈에 들어오게 마련이다. 파4 홀만 하더라도 티 샷에 이어 세컨드 샷을 하고 나서야 홀이 그려진다. 어떤 홀은 티박스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파4, 파5 홀은 샷을 어떻게 할지, 코스 공략을 어떻게 할지에 몰두하게 된다. 또 대부분의 코스에서 파3 홀을 전후해 그늘집이 있다. 아니면 파3 홀에서 앞뒤 팀이 밀리게 마련이어서 코스의 전반적인 생김새를 찬찬히 살펴볼 여유를 가지게 된다.
그렇다고 코스 설계가들이 파3 홀을 만들 때 조경과 풍경에만 집중하지는 않는다. 그 홀은 골퍼의 원온(One-On)을 시험하는 샷 정확성 테스트 홀이다. 거리가 너무 짧거나 길어서도 안 된다. PGA 코스레이팅 기준에 따르면 파3 홀의 전장을 240야드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국내의 몇몇 파3 홀은 100야드 미만으로 조성돼 무척 쉽다. 경주의 마우나오션 2번 홀은 화이트티에서 고작 90m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이 홀에서 홀인원이 30개나 나와 국내 최고의 홀인원 명당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파3 홀이 너무 짧아도 문제다. 웨지로 공략하는 쉬운 홀에서 골퍼들은 재미와 도전감을 잃기 쉽다. 또한 코스를 설계할 때 좁은 공간에 어쩔 수 없이 홀을 조성하려다가 피치 못하게 이런 홀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국내 골프장은 산악 코스가 많다. 그래서 많은 파3 홀에서 내리막 격차가 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 코스당 적어도 4개는 거치는 파3 홀 중에서 좋은 홀을 가려내는 기준이 있을까. 전문가들이 베스트 코스를 평가하는 기준인 샷 가치, 기억성, 난이도, 심미성, 코스 관리를 적용하면 대개 맞아떨어진다. 아이언이나 하이브리드로 샷을 할 때 잘 한 샷과 못한 샷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파3 홀은 정확성을 심사하는 곳이다. 이때 누구라도 짧은 클럽으로 공략할 수 있다면 ‘난이도’ 측면에서 실패하는 홀이 되기 쉽다.
또한 홀 주변에 언덕이 있어 그걸 타면 바로 그린에 올라가는 식으로 요행이 잘 나오는 레이아웃이라면 ‘샷 가치’를 까먹는 홀이 될 것이다. 파3 홀에서 사방이 물에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이 많은 이유는 그래서다. 그린과 핀을 향해 정확하게 공략하지 못하면 물에 빠지는 재앙을 감수해야 한다. 아일랜드 그린을 가진 홀은 샷 가치를 평가하는 데는 최고다.
파3 홀은 한 번의 샷으로 온그린을 판정하기에 홀의 기억이 뚜렷하다. 다른 홀은 라운드를 한 뒤에 돌아볼 때 ‘티 샷을 어떻게 하고 다음 샷이 어떠했다’ 하는 공략 루트가 나오지만 파3 홀에서는 단 한 번의 샷이 홀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따라서 홀의 ‘기억성’을 평가하기 쉽다. 그렇게 홀을 그려낼 때 떠오르는 장면, 즉 호수가 있고 뒤로 산이 있는 등의 자연과의 조화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살피는 게 ‘심미성’의 접근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그린, 페어웨이, 티잉 그라운드, 러프 등 각 구역마다 ‘코스 관리’ 상태가 어떤지를 보면 그 홀의 가치가 나온다. 이런 5가지 기준으로 국내 골프장을 살펴볼 때 다음 10개의 홀이 손꼽을 수 있는 한국의 대표 파3 홀이다.
■ 파인비치 비치 6번 홀=바다를 건너 치는 샷한반도 남쪽 끝인 해남에 위치한 파인비치의 비치 6번 홀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북이가 머리를 불쑥 내민 정수리에 그린이 앉혀져 있다. 골퍼는 거북이의 어깨 위치쯤의 티잉 그라운드에서 샷을 해야 한다. 바다를 건너 샷을 하는 통쾌함이 일품이다. 저 멀리서 원양어선이 지나가곤 한다.

화이트 티에서 거리는 182미터로 꽤나 길고 까다롭다. 어떤 때는 맞바람이 불어 우드를 잡아야 하다가도, 순식간에 뒷바람이 불어 미들 아이언으로도 그린에 올리는 상황이 연출된다. 바다를 향해 불쑥 튀어 나간 갑(岬)이라 바람을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린 왼쪽으로 휘어진 낙락장송 한 그루는 이 골프장의 랜드마크다. 노을이 질 무렵 이 홀에 서보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티 샷을 OB내고라도 한 번 더 쳐보고 싶은 마음을 자극한다.
■ 파인비치 파인 8번 홀=유혹하듯 예쁜 바다 풍경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 괴물 ‘사이렌(Siren)’은 뛰어난 미모로 선원을 유혹해 바다에 빠뜨리곤 했다. 그의 노랫소리에 매혹된 뱃사람들은 눈을 뜬 채로 물에 빠졌다. 파인비치 8번 홀은 골퍼의 착시를 노리는 사이렌 같은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마치 바다의 파노라마가 눈앞에 쫙 펼쳐진다. 이 홀에서는 누구나 탄성 한 번은 지른다. 그리고 그린은 저 밑 내리막에 놓여 있다.
자칫 세게 치면 그린을 지나 바다에 빠질 것 같다. 거리는 149미터에 불과하니 7번이나 8번 아이언으로 고민하다가 8번을 잡고서 주저하며 더 짧게 친다. 하지만 어림도 없이 볼은 짧게 떨어지고 만다. 푸르고 광활한 바다, 햇볕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은빛 물결, 초록의 페어웨이가 사람을 제대로 홀린다. 골퍼가 샷을 하기 전에 정신차리라고 사이렌이라도 울려야 하는 홀이다.
■ 우정힐스 13번 홀=정확성을 시험하는 아일랜드한국의 대표적인 내셔널 타이틀 대회이자 최대 메이저인 한국오픈을 해마다 개최하는 천안 우정힐스CC. 이곳에서는 아일랜드 그린을 가진 13번 홀이 꽤나 어렵다. 피트 다이 주니어가 설계한 이 코스는 우리나라 최고의 프로를 가리는 전장답게 얼마나 정확한 샷을 하는지 가리는 홀이다. 미국에서 해마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TPC소우그래스 17번 홀과 동일한 컨셉트로 조성됐다. 그린은 원형인데 그린 앞쪽이 높은 편이어서 긴 샷이면 그린을 지나칠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폭은 앞뒤로 38야드, 좌우로는 30야드에 불과하다. 이 홀은 티잉그라운드가 무려 8개나 있다. 해마다 티잉그라운드가 뒤로 조금씩 물러나면서 코스 난이도가 높아지다 급기야 221야드에까지 이른 결과다.
애초 이 홀을 조성할 때의 일화도 재미있다. 코스 설립자인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은 코스 조성의 모든 과정을 설계자에게 일임했지만 이 홀에 와서는 ‘그린 면적도 좁고 너무 가혹하니 주변에 벙커를 만들어서 흐르는 볼을 구제해 달라’는 의견을 내어 설계자가 수용해 그린을 둘러싼 3개의 벙커를 추가했다. 따라서 이 벙커들은 볼이 그린을 놓쳐 흘러 물에 빠지는 걸 막아주는 착한 벙커다. 그렇게 아마추어 골퍼를 배려한 덕분에 수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볼이 수장(水葬)의 위기를 넘겼다. 정확성에 자신 없는 어떤 골퍼는 피치샷으로 연못 앞까지 티 샷을 보낸 뒤 세컨드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기도 한다. 소심해 보이지만 물에 빠져 벌타를 받는 것보다는 그게 현명한 홀 공략일 때가 종종 있다.
■ 나인브릿지 크리크 7번 홀=러프, 벙커, 물의 어울림약간 내리막으로 조성된 제주 클럽나인브릿지 7번 홀에 올라보면 자연의 모든 요소가 다채롭게 어우러진 모습에 반한다. 가을이면 30센티미터 이상 길게 자란 황금빛 러프가 바람에 따라 출렁거린다. 황토에 가까운 벙커는 그린 앞까지 이어진다. 그린 오른쪽으로는 연못이다. 아침에 이 홀에 당도하면 사슴이 연못에서 물 먹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연못 위로 물안개가 살짝 앉혀지면 선경(仙境)이 따로 없다. 저 너머 오름에서는 뻐꾸기가 간혹 기척을 한다. 고즈넉하고 평화스러운 자연의 느낌을 이 홀만큼 만끽할 수 있는 곳도 드물다.
전장은 화이트티에서 116야드다. 설계자인 골프플랜의 데이비드 데일은 이 홀을 다양하게 공략하라고 호수를 건너서 치도록 또 하나의 티잉그라운드를 만들어놓았다. 그건 114야드다. 러프를 넘어야 하는 것과, 물을 건너야 하는 두 개의 티잉그라운드. 모기업인 CJ의 그룹 이념 원&온리(One&Only)처럼 발상이 독창적이다.

■ 안양베네스트 4번 홀=보상과 위험의 시험자경기 군포에 위치한 안양베네스트 4번 홀은 약간 내리막이긴 하지만 182야드로 거리가 만만찮을 뿐만 아니라, 바로 앞이 연못이고 바로 그 위에 턱 하니 그린이 앉았다. 거리가 짧은 이들을 위해 옆으로 돌아가는 페어웨이 공간도 만들었다. 다양한 실력대의 골퍼를 위한 설계가의 배려일 것이다. 하지만 실력이 엇비슷한 골퍼끼리 짠 내기라도 하면 과감하게 물을 건너 핀을 향해 샷을 날려야 하고, 그때 이 홀은 미세한 차이로 인해 지옥과 천당이 오가는 홀로 변모한다. 코스가 처음 만들어진 1968년 초창기에는 그린 앞으로 턱이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1998년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그린 앞에는 석축을 쌓아 ‘위험과 보상(Risk & Reward)’을 시험하는 홀이 됐다.
이 홀에서 무리하지 않고 보기를 잡겠다 생각하고 왼쪽 페어웨이 방향을 본다 해도 그린 옆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모체인 삼성의 기업 이미지처럼 섬세하면서도 정확한 홀 공략을 요하는 홀이다. 그런가 하면 이 홀의 대표 수종은 꽃사과(Kaide Crab Apple·산사나무)로 명명되어 있다. 5월이면 그린 뒤로 작고 붉은 열매들이 홀 공략에 난감한 골퍼의 심란함과는 상관없는 듯 예쁘게 수놓는다. 호수에서는 분수가 솟구친다. 위험과 보상 홀인 만큼 온그린에 성공한 이에게 그 분수는 팡파레일 것이나, 볼을 물에 빠뜨린 이에게는 물벼락일 것이다.
■ 거제 드비치 6번 홀= 평화로움 속의 위험지난해 봄 경남 거제에 개장한 드비치는 바다에서 들어온 내해로 인해 3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코스다. 이곳은 조선중기 정유재란 때 수군통제사인 원균이 조선 수군을 대거 몰고 나섰다 왜적선에 쫓겨 대패(大敗)한 칠천량 해전이 벌어진 전장이다. 바다 밑에는 거북선이 여러 척 수장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거의 모든 홀에서 바다가 조망되는 데, 그중 6번 홀은 모서리 벼랑에 조성됐다. 잔잔한 바닷 물결에 김 양식장이며, 저 너머 마을에서 아이들이 학교 다녀오는 모습이며, 통통배를 타고 드나드는 어부들을 보면서 샷을 날린다. 고즈넉하고 평화롭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목가적인 풍경에 정신 놓고 있다가 볼까지 수장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위에서 내리쏘는 내리막 홀로 높낮이 격차가 30미터 이상이다. 맨 위의 블랙 티에서는 202야드 거리인데 그린을 제외한 주변으로는 모두 내리막 벼랑이고 숲이어서 OB로 규정해 두었다. 그린을 둘러싼 벙커에 빠지면 그나마 다행이다. 임진왜란에서 우리 수군이 대패한 유일한 전투가 칠천량 해전이었다. 아무리 거북선 같은 첨단장비를 가졌다 해도 원균의 마인드로 무모하게 그린을 공략하려 했다가는 필패하는 홀이다. 비싼 볼이 수장되지 않도록 신중하고 또 신중할 일이다.
■ 스카이72 오션코스 17번 홀=벙커의 바다18홀 코스 4개가 모인 영종도 스카이72골프리조트의 오션 코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국 LPGA대회인 하나은행챔피언십이 열리는 코스다. 그중에 17번 홀은 페어웨이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벙커가 바다처럼 펼쳐진 홀이다. 전장은 125미터에 불과하지만 벙커를 벙커라고 볼 것이 아니라 워터해저드라고 보는 편이 더 맞다. 볼이 벙커에 빠지면 꽤나 난감해진다. 수직 벙커 턱이 1미터가 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높게 빠져 나오지 못하면 턱에 맞고 튕겨 나오거나, 너무 커서 반대편 벙커에 다시 빠질 수도 있다.
오른쪽으로는 암반이 티잉그라운드 입구에서 그린까지 이어지고 있어 미국 서부의 거친 애리조나 사막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도 든다. 공항 예비 활주로 부지이면서 매립지에 조성된 코스이지만 이 홀은 완전히 독립적이면서도 강한 인상을 남기는 홀이다.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극찬한 홀이기도 하다. 마치 ‘길거리에서 한 번 스쳤을 뿐인데도 기억에 남고 어딘지 끌리는 야성미 넘치는 남성’같은 매력이 있는 홀이다.
■ 핀크스 웨스트 5번 홀=동양화 속의 풍경제주도 골프장 중에 ‘고향’과 ‘자연’의 특색을 잘 살려 코스를 조성하고 그것이 세계적일 수 있음을 처음 증명한 코스가 핀크스골프클럽이다. 그중에 웨스트 5번 홀은 주어진 자연을 전혀 훼손하지 않고 멋지게 만들어진 홀이다. 티 샷을 하는 위치에서 건천 너머로 샷을 해야 한다. 전장은 화이트티에서 166미터. 그린을 노리고 친다면 그린 앞뒤에 옴폭한 턱을 가진 벙커가 가로막는다. 페어웨이로 얌전히 보내자니 자존심이 좀 상한다.

티 샷을 하고 나면 건천 옆으로 조성된 나무 다리를 건너야 한다. 언뜻 생각하면 직선 거리로 다리를 만들 수도 있었겠다 싶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이 코스 설계자인 거장 데어도르 로빈슨의 심모원려(深謀遠慮)가 놀랍다. 다소 돌아가지만 다리를 건천 옆으로 놓아 카트길과 다리와 인공적인 것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자연과, 그린과 함께 그리 뒤로 나무숲, 또 그 뒤로 산이 층층을 이루는 동양화 속의 풍경이 만들어졌다.
■ 덕유산 17번 홀=신의 손길이 머문 자리덕유산 국립공원 내 해발 900미터 부지에 1990년대 조성된 덕유산(구 무주)골프장은 요즘 같으면 골프장 허가 자체가 나지 않을 것이다. 소나무 군락은 물론 각종 희귀한 수목이 울창하게 자라는 지역이다. 매 홀마다 자연과 관련된 별칭이 있지만 그중에 17번 홀은 ‘신의 손길’이라 불린다. 인간의 흔적이 거쳐간 곳은 티잉그라운드와 그린 뿐이다. 코스를 조성할 때 그곳이 보호수들이 있는 지역이어서 티잉그라운드를 만들려 숲으로 30미터를 걸어가 조성했다.
티잉그라운드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그날 그린의 핀 위치나 거리 야디지가 붙어 있다. 카트도 들어가지 못하고 티 샷을 할 골퍼만 오솔길을 걸어간다. 티잉그라운드에 오르면 온통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골퍼만 숲에 폭 파묻힌 느낌이 든다. 캐디는 저 건너편 그린 주변에서 볼을 치기를 기다린다. 낮고 울창한 수림을 건너 그린에 올려야만 한다. 잘못 쳐 볼이 숲으로 들어가면 그린 주변 해저드 티에서 3타째를 해야 한다. 볼을 치고는 오솔길을 걸어 나와서 숲을 돌아 그린으로 가야 한다. 신의 손길이 머문 홀이다. 덕유산 신령께서 나를 잘 봐주셨다면 버디 퍼트에 기운을 불어넣어 주신다.
■ 해슬리 나인브릿지 14번 홀=벙커 도사린 도너츠 그린경기 여주의 해슬리나인브릿지 14번 홀 그린 한 가운데에는 동그란 벙커가 있다. 골퍼 입장에서 보자면 건설 예정지에 알박기라도 한 것처럼 거슬린다. 특히 핀이 그 벙커 주변에라도 꽂히면 고려해야 할 것이 수없이 늘어난다. 거리는 화이트티에서 120미터에 불과하지만, 만약 그 맞은 편으로 볼이 가면 벙커를 피해 뒤쪽으로 볼이 돌아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 그린에 볼을 올렸다 해도 굴러서 벙커에 빠질 수도 있다. 거리를 잘 맞추었어도 퍼터를 들었다 웨지로 바꿔 들어야 하는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런 그린은 보통 ‘도너츠 그린’이라 부르며 국내에선 강원도 양양 파인리즈가 처음 시도했다. ‘그린 안에 벙커를 조성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따질지 모르지만 가능하다. 미국 LA의 명문 골프장인 리비에라 컨트리클럽 6번 홀에도 이것과 같은 그린 안 벙커가 있다. 여기서는 매년 PGA투어 노던트러스트오픈이 개최된다. 선수들은 이 골프장을 투어가 열리는 코스 중 베스트 3위에 올려놓았다. 그린에 벙커가 있음으로 인해 선수들의 미세한 기량 차이를 더욱 확연하게 구분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벙커가 엄청난 변수가 되어 그린 공략의 전략에 지대하게 반영된다. 결국 골퍼를 생각하게 만들고 전략을 짜내게 만드는 홀이 좋은 홀 아니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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