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ards] 제3회 홍진기 창조인상 - 혁신적 창의성으로 새 비전 제시
[Awards] 제3회 홍진기 창조인상 - 혁신적 창의성으로 새 비전 제시
제3회 홍진기 창조인상 시상식이 5월 7일 오후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수상자인 김진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이국종 아주대학병원 교수, 소리꾼 이자람씨 등 세 명을 비롯해 2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010년 첫 수상자를 발표한 홍진기 창조인상은 대한민국 건국과 산업 발전기에 정부·기업·언론 분야에서 창조적인 삶을 실천하는 데 힘을 쏟았던 고(故) 유민(維民)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과학·사회·문화 세 분야에서 창의적인 업적을 이룬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심사해 매년 5월 수상자를 발표한다. 이홍구 유민문화재단 이사장은 “홍진기 선생의 일평생 화두는 공부였다”면서 “탄탄한 기초 지식과 기본기에서 창조성이 나오고, 이는 곧 혁신과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홍진기 창조인상의 의미를 소개했다. 심사는 이홍구 이사장을 비롯해 송자 전 교육부 장관,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강준혁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 승효상 이로재 대표가 맡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홍구 이사장은 “상이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여성 수상자가 2명이나 나왔고, 평균 연령도 39세에 불과하다”면서 “오늘의 결실 못지 않게 내일의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창조성을 갖춘 차세대 리더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뇌 신경망 지도로 과학계 새 지평김진현(41)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과학부문 수상자에 선정됐다. 김 박사는 뇌 신경망 지도를 쉽고 빠르게 그리는 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뇌 신경 연결망은 행동이나 기억·학습·감정·판단과 같은 기능을 수행할 때 서로 신호를 주고 받는 조직이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의 뇌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뇌 신경 연결망을 파악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이제까지 뇌 신경 연결망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뇌 신경 세포 간에 신호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측정하거나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죽은 세포를 관찰해야 했다.
이 방법은 수백억 개에 달하는 뇌 세포를 일일이 관찰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 박사는 뇌 신경 연결망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녹색형광단백질(GFP)을 활용했다. 김 박사가 개발한 새로운 기법 덕분에 기존 전자현미경으로는 20여 년이 걸릴 신경망 지도화 작업을 단 몇 개월 만에 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저를 믿고 젊음과 열정을 함께하는 실험식 식구들과 저를 지원해주신 많은 분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사회부문 수상자인 이국종(43) 아주대학병원 교수는 국내 외상외과 분야의 1인자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으로 중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살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 교수는 10년 넘게 외상외과 분야에 헌신하면서 중증외상환자의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가 이 분야에 대한 문제점을 끊임 없이 제기한 결과 정부는 지난해 전국 단위의 중증외상센터 설립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의 노력으로 응급의료기금 연장을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 마련과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에어 앰뷸런스’도 도입됐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 된 ‘예솔이’중증외상센터 건립을 꾸준히 주장해온 그의 이름을 딴 ‘이국종법’(응급의료법 개정안)은 5월 2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찰나 같은 인생에서 핵심가치를 지키는 방법은 말장난이나 언어적 수사가 아니라 현장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팀에서 밤낮없이 일하는 동료들의 노력을 언급하며 기꺼이 희생할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어떤 수술을 할 수 있을지, 어떤 수술법을 구사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 환자 분이 어떤 도움을 받을지 환자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스승 왕희정 교수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부문 시상대에 오른 소리꾼 이자람(33)씨는 역대 최연소 수상자가 됐다. 이씨는 다섯 살 때 작곡가 겸 가수인 아버지와 함께 부른 히트곡 ‘내 이름 예솔아’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열두 살에 본격적으로 판소리에 입문, 1999년 최연소로 ‘춘향가’를 8시간 완창해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2007년 직접 대본과 작창·연기·음악감독을 모두 맡은 ‘사천가’로 ‘판소리 브레히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었다. 지난해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자식들’을 재창작한 ‘억척가’를 내놓으며 국내외에서 우리 판소리를 새롭게 재해석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자람씨는 “판소리를 노래만으로 배우지 않았다”면서 수상소감을 차분히 말했다. 이씨는 “‘소리꾼 이전에 사람이 돼라’는 은희진 선생, ‘판소리의 각 캐릭터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먼저 이해하라’는 오정숙 선생, ‘네가 말하는 발음 하나하나가 우리말을 살릴 수도, 망칠 수도 있다’는 송순섭 선생의 가르침을 기억한다”면서 “(이 상이) 저 개인만이 아니라 우리 전통 판소리의 미래까지 고민하는 수많은 친구에게 격려를 보내주시는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가족을 대표한 인사말에서 “아주 훌륭한 세 분이 상을 받으시는 걸로 안다”며 “세계적인 과학자, 의사, 국악인이 되시기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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