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ld] 미국에서 브랜드 파워 높인다

만년 2위.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닛산자동차가 2011년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결산에서 매출 9조 4090억엔, 영업이익 5458억엔, 순이익 3414억엔을 달성했다. 토요타자동차를 앞지르고 순이익 상 일본 업계 최고치다. 글로벌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5.8% 증가한 484만5000대를 기록했고 덕분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6.4%로 늘었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1999년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제휴를 맺은 후부터 닛산자동차의 기업 체질은 크게 변화했다.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닛산자동차는 2016년도까지는 세계시장 점유율 8%, 영업이익률 8%(2011년 5.8%) 달성이란 과감한 목표를 세웠다. 카를로스 곤 사장 겸 CEO에게 앞으로의 성장과 비전에 대해 물었다.
닛산은 최근 13년간 본질적으로 무엇이 변화했는가?과거 닛산에 없었던 세 가지 요소를 키워내는데 힘썼다. 우선 명쾌한 전략을 가지고 그것을 회사 전체가 공유하는 것이다. 모든 전략에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사내의 각 부서와 지역이 서로 보조를 맞추도록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사원들이 전략의 우선순위를 제대로 이해하고, 계획에 정확히 참여하려는 의식을 가지도록 유도했다.
두 번째로 2000년 초 진행된 ‘닛산 리바이벌 플랜(Nissan Revival Plan)’이나 ‘닛산180’ 등을 통해 적절한 위기감 형성한 것을 들 수 있다. 닛산 리바이벌 플랜은 1999년 최고운영책임자(COO)였을 당시 발표한 회사 재건계획으로 사내의 젊은 중역 간부를 중심으로 조직을 꾸렸다. 국내 공장을 폐쇄해 연간 생산능력을 3분의 1가량 축소시키고 전 세계적으로 2만 명이 이상의 인력 삭감과 하청 기업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 등이 주 내용이다. 또 회사 보유주식을 매각해 하청기업의 합병과 재편을 빠르게 진행시켰다. 이 계획 이후 매출 등 회사 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2003년까지 4년 동안 2조 1000억 엔에 가까운 거액의 채무를 변제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사내 재건계획을 통해 닛산은 위기 대응력을 축적할 수 있었고 이 때문에 동일본 대지진이나 태국 홍수 등 갑작스러운 위기에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신흥국에서 지역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이다. 현지에 있는 경영진이 현지 부품 메이커를 사용해 현지에 적당한 상품을 만든다. 닛산은 상위 100개 관리직 중 40%가 일본 이외 12개국 출신자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다양성이 닛산의 큰 무기다.
경영에 있어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브랜드력(이미지) 향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전반적인 면에서 우리 브랜드 이미지가 약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지역적으로 볼 때 중국이나 브라질, 러시아 등에서는 브랜드력이 강한 반면 미국에서는 경합하는 타사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
고급차 브랜드인 ‘인피니티’ 는 2016년 50만대(2011년도 약 14만대)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피니티 강화 계획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달성을 위한 열쇠는 세 가지다. 우선 제품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는 롱 휠베이스(Long Wheelbase) ‘M’을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차축간 거리가 길어 더 안정적인 롱휠이 사랑 받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현지화다. 지금까지 인피니티는 일본 도치기 공장에서 생산해 왔으나 앞으로 도치기가 주요 거점이 아니다. 얼마 전 발표한대로 중국 및 타국에서도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가격만으로는 불충분하지만 일단 가격 면에서 불리하면 살아남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현지화는 기본조건이라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판매망에 손을 뻗치며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힘쓸 계획이다. 올 4월 홍콩에 인피니티의 새로운 글로벌 본사가 문을 열었다. 지금까지 고급차는 선진국을 대상으로 판매해왔지만 앞으로 최대 시장인 중국의 동향을 파악하고 본격적으로 판매망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동시에 전 세계에서 인재를 끌어들여 다양한 팀을 발족시킬 예정이다.
그래도 국내 생산 100만대는 유지 가능한가?가능하다. 2011년 지진으로 가동률이 떨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국내에서 약 120만대를 생산했다. 2012년도는 중국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멕시코나 브라질의 신 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인데 그럼에도 비슷한 수준의 국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늘 공언한대로 100만대는 달성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도치기 공장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 재고 조정이나 모델 교체 등에 따라 감산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인피니티의 판매대수를 3배 이상 늘려가면 증가분을 현지에서 생산할 것이다. 도치기 공장의 미래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에코카 보조금 제도가 끝나면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어느 나라든 타당한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인센티브가 작동하는 법이다. 지금 진행중인 보조금이 끝나게 된다고 해서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는 건 아니다. 그 반동으로 국내 시장의 판매량이 20% 하락하더라도 생산은 100만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만 정부에 부탁한다면 환율이 타당한 수준이 되도록 더 노력해줬으면 한다.
과거 업계에서는 ‘400만대 클럽’이라는 말이 있었다. 지금은 자동차 메이커가 살아남기 위해 어느 정도의 볼륨이 필요한가?나는 그런 사고 방식에 찬성한 적이 없거니와,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한 적도 없다. 만일 대수가 성공여부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째서 최대 자동차 메이커였던 미국 제너럴 모터스가 경영파탄을 맞이했나? 중요한 것은 정합성을 갖추고 일관된 전략을 가지는 것이다. 정합성이 필요한 이유는 그러한 정합성이 효율성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업적을 올리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는 명쾌한 전략을 가지고 그것을 실행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그 점이 가장 중요하고 몇 대를 판매했는가는 그 다음이다. 요컨대 판매 대수는 전략을 극대화한 것이지만 전략 그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게다가 판매대수는 전부 자비로 늘릴 필요가 없다. 제휴에 의해 획득 가능하다는 뜻이다. 닛산의 판매대수는 2011년도 484만대였지만 르노와의 제휴를 통해 800만대로 늘어났다.
타사의 경우 제휴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닛산만은 문제없이 유지되고 있는 듯 하다.르노와 닛산의 제휴에는 자립성이 있는 동시에 규율성도 있다. 그리고 단순히 말 뿐이 아닌 실행도 따르고 있다는 뜻이다. 얼마 전 러시아의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압토바즈(AvtoVAZ)에 대한 출자를 결심했다. 목적은 러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현지 메이커와 손을 잡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쪽에서는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하고 압토바즈는 생산설비를 제공한다. 러시아 정부로부터 후원도 받는다. 압토바즈의 주력 차종인 ‘라다(LADA)’브랜드는 그대로 남길 계획인데 르노닛산과 함께 시장 점유율 40%를 노리고 있다.
전기자동차 ‘리브’의 판매 동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지진도 있었고 엔고까지 겹쳐 2011년도 판매실적은 기대를 밑돌았다. 리브를 출시할 당시만 해도 엔고가 이렇게까지 심각해지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2012년도는 미국과 유럽에서 배터리나 차량 조립사업을 시작한다. 현지생산에 착수하게 되면 엔고로 인한 악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다. 올해는 판매 대수를 늘릴 계획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MAGAZINE
MAGAZINE
Klout
Klout
섹션 하이라이트
섹션 하이라이트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 모아보기
- 일간스포츠
- 이데일리
- 마켓in
- 팜이데일리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이재명 테마주 18배 폭등…2022년 대선 윤석열 테마주는?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어머니, 아버지 저 장가갑니다”…‘결혼’ 김종민 끝내 눈물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재명, 첫 경선 충청서 '88.15%' 득표 압승(상보)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EU있는경제]투자만이 살 길…PE 규제 허물고 반등 노리는 英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동물실험 폐지 명암] 투심 쏠린 토모큐브, 빅파마가 주목하는 까닭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