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발견된 자원 줄 이어
새로 발견된 자원 줄 이어
영국의 자원탐사 기업 코브 에너지(Cove Energy)는 6월에 모잠비크 해상 로부마(Rovuma) 구역 1블록에서 새로운 가스맥을 찾아냈다. 추정 매장량 10조 입방피트(TCF) 규모로, 유럽 4대 경제대국인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로써 로부마 구역은 아프리카의 떠오르는 자원 창고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코브 에너지는 한 달 전인 5월에도 같은 구역 내 다른 탐사정에서 추정 매장량 7조~20조 TCF 규모의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한 바 있다. 이미 이 블록에서 발굴해 채굴을 준비 중인 30조 TCF 규모의 가스전까지 합치면 코브 에너지가 로부마 구역 1블록에서만 발견한 가스 매장량이 최고 60조 TCF에 육박한다. 노다지도 이런 노다지는 흔치 않을 것이다. 1블록에서 마다가스카르 쪽으로 좀 더 나간 4블록에서도 2011년 10월 이후 잇따라 네 차례나 가스맥이 터졌다.
그야말로 이곳 바다 밑은 ‘흙 반 가스 반’이다. 특히 4블록은 한국가스공사가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도 아프리카의 가스 덕을 톡톡히 보게 됐다.가스뿐만이 아니다. 모잠비크와 탄자니아를 포함하는 동아프리카 지역은 최근 몇 년동안 원유 부문에서도 서부 아프리카에 이어 아프리카 제 2의 생산지로 부상했다. 잇따라 터지는 가스맥과 원유 덕분에 그동안 아프리카 내에서 상대적으로 자원이 적은 축에 속한다고 알려져 왔던 동부 지역이 새로운 자원의 보고로 부상하고 있다.
동부 지역이 새로운 자원 보고로 떠올라아프리카 대륙이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져 왔다. 그럼에도 최근 아프리카 자원이 다른 지역 자원보다 더 주목 받는 이유는 지금도 새로 발견되는 자원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기술적인 이유로, 또는 분쟁 때문에 탐사조차 하지 못하다가 모잠비크 근해 가스전처럼 최근 새로 개발되는 자원이 줄을 잇고 있다.
원유의 경우 2010년 기준 세계 생산량의 12.3%를 차지하고, 확인된 매장량도 9.5%에 이른다. 매장된 원유는 배럴로 환산하면 약 1143억 배럴이다. 아프리카의 원유는 그 매장량이 중동(61.9%) 및 유라시아(11.7%)지역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다른 자원처럼 추가 발굴 가능성이 매우 커서 석유 부존량 잠재력은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다.
뉴 밀레니엄 첫 10년인 2001~2010년 사이 아프리카 원유 매장량은 1.4배가 늘어나면서 중앙아시아(1.1배)와 중동(1.0배)의 증가속도를 앞질렀다. 아프리카 내 주요 산유국은 약 391억 배럴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역내 1위 리비아를 비롯, 나이지리아(353억 배럴), 알제리(118억 배럴), 앙골라(88억 배럴)등 20여 개국에 달한다.
세계 가스 생산량의 6.5%가 아프리카산이며, 매장량은 7.9%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비율은 최근 모잠비크 근해에서 잇따라 가스전이 발견됨에 따라 수정이 필요하다.광물자원도 풍부하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세계 크롬 생산량의 46%, 다이아몬드와 백금은 48%, 금은 29% 가량이아프리카에서 생산된다. 광물자원 역시 그동안 정정불안과 인프라 부족으로 아직 탐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아 개발 잠재력이 크다.
확인된 천연자원이 가장 많은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2009년 현재 남아공은 전 세계적으로 금·크롬·형석 매장량 1 위, 망간·지르코늄·금홍석 매장량 2위, 인광석 매장량 3위다. 잠재력으로 따지면 DR콩고가 단연 돋보인다. 50여 종류의 광물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개발 중인 것은 동과 아연, 우라늄, 코발트 등 7종에 지나지 않는다.
이밖에 기니에는 전 세계 보크 사이트의 27%인 74억톤이 매장돼 세계 1위다. 잠비아는 아프리카 최대 구리 생산국으로, 매장량 1900만 톤을 기록하며 세계 10위에 랭크돼 있다. 최근에는 원시적이고 이국적인 풍광을 자산으로 하는 천혜의 관광자원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동아프리카 지역은 특히 매력적인 경치로 유명하다. 동아프리카 지구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야생 동식물 서식지와 아름다운 해변이 갖춰져 있어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풍부한 아프리카의 자원이 모두 아프리카 주민들에게 돈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들어 환경오염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비용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대표적인 사례가 사하라 이남지역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나이지리아의 올로이비리 유정이다.
올로이비리 유정은 사하라 이남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제 1호 유정으로 사실상 아프리카의 첫 번째 유정이라 할 수 있다. 니제르강 지류에 면해 있는 이곳에서 서방의 석유메이저가 1953년 첫 번째 시추공을 뚫기 시작했다. 3년 동안 고생한 끝에 기술자들은 1956년 마을 외곽의 한 늪에서 마침내 그들이 찾던 보물을 캐냈다. 지하 3660미터까지 파내려간 뒤였다.
서아프리카와 기니만 유전 개발의 서막은 그렇게 열렸다.하지만 석유가 나온 뒤부터 마을이 변하기 시작했다. 강물에는 검은 기름이 섞이기 시작했고 그 물을 마신 사람이 복통을 일으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주민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리는 굉음에도 시달려야 했다. 1972년 유정이 폐쇄되면서 석유회사도 순식간에 철수했다. 40년이 지난 지금,그 마을에는 녹슨 파이프와 오염 흔적만 남아있다. 주민들은 아직도 가난에 허덕인다.
이처럼 아프리카 자원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정작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주민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들린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서부 아프리카 국가 기니를 예로 들면서 “천연자원이 넘쳐흐르는 이 나라에서 자원 개발로 이익을 누리는 사람들은 권력에 유착한 극소수에 지나지 않으며, 900만 명 가량이 비참하게 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이로 인해 배고픔을 참지 못한 국민들이 정부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면서 정정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르몽드는 최근 잇따라 가스전이 발견된 동부 아프리카 연안국에 대해서도 “어떻게 하면 이러한 자원이 권력자들의 부패를 악화시키지 않은 채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원이 묻혀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섣불리
개발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 석유매장량이 풍부하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돼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기니만이 그 주인공이다.
기니만 앞바다 원유가 묻혀있는 곳에 멸종위기에 처한 거북이의 산란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북이 여덟 종 가운
데 다섯 종류가 기니만에서 알을 낳는다. 이곳 거북이들은 이미 무차별적 남획으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현지인들이 돈 되는 거북이를 마구잡이로 잡아들였기 때문이다. 거북이의 살은 식재료로, 알은 최음제로 사용했으며 껍데기는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는 기념품 재료로 활용했다. 산란장도 건물을 짓기 위해 모래를 퍼가면서 점점 더 좁아졌다.
개발도 하기 전에 지구의 미래 고민결국 중앙아프리카국가들이 나서서 거북이 보호계획을 마련했다. 유럽연합(EU)이 후원하는 ‘중앙아프리카 산림생태보존계획’이 이곳 해양 생태계 보존을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그 덕분에 가까스로 거북이의 멸종은 막을 수 있었다.하지만 거북이가 경제개발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이 많다. 그들은 석유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U가 보조금까지 주면서 거북이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는 마당에 거북이의 생태계를 파괴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어찌 보면 바다 밑에 묻혀있는 원유를 파내는 것보다 멸종위기의 거북이들을 보호함으로써 이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아프리카와 인류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다음 세대에 잘 보존된 자연을 물려주면서 느리지만 조화로운 발전모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높아진 환경보호 의식 때문에 아프리카는 이처럼 개발도 되기 전에 지구의 미래까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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