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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략 강화하고 비상경영 선언도

미국 공략 강화하고 비상경영 선언도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6월 20일 삼성그룹 사장단 앞에서‘최근 해외 경제현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 소장은 이 자리에서 주요 국가별 경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유로존은 현재의 불안 국면이 진정될 가능성이 작은 대신 최악의 위기 발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작다”고 봤다. 브릭스(BRICs) 국가 중 인도와 브라질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었다. 성장 둔화세가 뚜렷한데다, 장기 부진에 대응하는 정부의 정책수단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중국에 대해서는 “경기부양 노력으로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시장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6월 18일 낸 ‘미국 제조업의 본국 회귀 배경과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유럽과 일본 같은 다른 선진 시장보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진단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계열사는 각자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큰 줄기는 유럽시장이 부진한 만큼 미주나 중국 등 다른 시장에서 이를 만회한다는 것이다. 삼성SDS를 비롯한 삼성의 주요 기업은 이미 올 초부터글로벌 관련 사업팀을 새로 만드는 등 더욱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6월 25일 삼성전자 ‘나노시티기흥 캠퍼스’에서 열린 ‘2012 하반기 DS(부품) 부문 글로벌 전략협의회’에서 “어려운 환경이지만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쉼 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경영전략협의회는 해외 법인장과 임원을 비롯한 국내외 임직원이 모여 상반기경영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전략과 목표를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은 주로 경기 침체에 따른 위기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양호 전통적으로 미국 시장에 힘을 많이 쏟은 LG그룹은 올해 LG전자를주축으로 북미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LG그룹은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LG 북미 기술센터’를 설치했다. 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이노텍 등의 계열사에서 파견된 20여명의 연구원이 휴대폰·디스플레이·배터리를 연구한다. 이희국 LG기술협의회 사장은 “북미기술센터는 북미시장을 공략할 LG의 융·복합 연구개발(R&D) 허브로서 계열사간 R&D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현재 북미 가전·IT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감소세다. 그러나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제품 고급화에 주력해온 LG전자는 앞으로도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북미시장을 두드릴 계획이다. LG전자의 북미 TV 판매대수를 보자. 일반 TV시장은 지난해 1분기 842만대 수출에서 올해 1분기 820만대로 소폭 줄었다. 3D TV를 비롯한 고가 가전은 다르다. 지난해 1분기 59만대에서 올해 75만대로 늘었다. LG전자는 2010년 10월 구본준 부회장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 질적 성장 등을 골자로 개혁을 추진했다. LG전자가 유럽시장의 침체를 만회할 북미시장에서 선전하는 배경이다. LG는 북미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올 하반기 아몰레드 TV를 출시할 예정이고, 시네마 3D 스마트TV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다. 870리터 양문형 냉장고와 21kg 드럼세탁기도 무기다.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 6%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LG전자는 올해 신제품 출시 시기를 예년보다 한달 앞당기는 등북미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 LG 시네마3D 스마트 TV는 올 1분기 세계 3D TV 시장에서 점유율 16%로 세계2위다. 1위와의 격차는 9% 수준이다. LG전자는 북미시장 판매량을 늘리면 3D TV 세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LG의 북미시장 개척의 또 다른 무기는 LTE 휴대폰이다. 미국이 LTE 휴대폰의 주요 소비처인 만큼 여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LG는 이미 올 초 미국 스프린트에 LTE 스마트폰 ‘Viper 4G’ 공급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북미 3대 통신사에 모두 LTE 스마트폰을 공급하게 됐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옵티머스 LTE’의 북미 제품인 ‘스펙트럼’과 ‘니트로 HD’를 각각 버라이즌과 AT&T를 통해 공급해 북미 LTE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했다.LG화학 역시 미국 생산기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시에 2013년까지 총 3억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다. 홀랜드 공장에서 만들 배터리는 GM과 포드에 공급된다.특히 GM에는 LG화학이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독점 공급한다. 이 공장은 올해 첫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현대차그룹도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6월 25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사옥에서 열린 해외법인장회의에서 “유럽 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전이될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라”고 법인장들에게 지시했다. 애초 이 회의는 7월로 잡혀 있었지만 한달 앞당겨 긴급 소집됐다. 정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창의적 마케팅으로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 유럽 위기도 선제적 대응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에 앞서 6월 초 유럽시장 대응책 모색을 위해 현지에 현대·기아차 경영진을 급파했다. 이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차 유럽 판매법인에서 독일·프랑스·영국 등 각국 판매 법인장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은 또 유럽 생산거점인 현대차 체코공장을 찾아 신형 i30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생산 품질을 점검했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도 비슷한 시기 유럽 판매법인과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을 차례로 방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시장 수요가 급감했을 때 현대·기아차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선전하며 위기를 넘겼다. 올 들어 5월까지 유럽 전체 자동차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감소했지만 현대·기아차는 15.7% 증가했다. 점유율도 5.8%를 기록해 올해 처음으로 6% 돌파가 예상된다. 이런데도 정 회장이 법인장 회의를 긴급 소집한 건 유럽 위기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나라별로 구체적 대응책을 밝히긴 어렵지만 유럽시장에서 지금까지처럼 선전하면서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미국·중국 등에서 판매량을 늘리면 예전처럼 위기를 넘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말했다.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롯데그룹은 아예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6월 28일 롯데백화점 경기도 평촌점에서 사장단회의를 갖고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비해 전 계열사가 비상경영에 들어갈 것을 주문했다. 사장단 회의에는 그룹 국내외 48개계열사 대표와 롯데정책본부 임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하반기 경제전망, 주요 사업의 진행 경과, 계열사 사례 발표 등이 있었다. 신 회장은 “하반기에는 어떤 상황이 닥칠지 예상할 수 없는 만큼 방심하지 말고 가장 나쁜 상황에 대비해 달라”고 강조했다.롯데는 전 계열사에 비상경영 시스템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원가는 물론 비용절감 계획을 세우고 목표 달 성을 위한 실천 방안을 만들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때는 정확한 투자심사분석을 도입한다. 신 회장은 “투자심사분석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프로젝트별로 단계별 투자계획을 세워 잘못된 판단일 경우 언제든 빠져 나올 수 있는 출구전략도 함께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또 해외 진출 식품회사는 적극적인 선도상품 육성, 유통기업은 상품 구색과 통합 매입 비중 확대, 유화기업은 공장가동률와 생산효율 제고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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