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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의 파격 인사

야후의 파격 인사



오랫동안 시장점유율이 하락해 왔던(has been bleeding market share for years) 야후가 운 좋게 구글 중역 매리사 메이어를 신임CEO로 끌어들였다. 야후의 이같은 조치는 직원들의 “사기를 드높였으며”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애틀랜틱 잡지의 선임 편집자

한나 로진은 “야후에 신나는 일(Yahoo for Yahoo)”이라고 썼다.

“이것은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의미인가?” 한 기자가 지난주 내게 물었다.그렇다고 보기 어렵다. 메이어는 최근 “내 출산휴가(maternity leave)는 몇 주 동안만이며 내내 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올해 소득이 5900만 달러로 예상되는 여성에게는 가능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머지 99% 여성의 모델은 아니다.

휴가 내내 일할 수 있도록 24시간 도우미를 고용할 능력이 있는 엄마는 극소수에 불과하다(Only a tiny fraction of mothers can afford to hire round-the-clock help). 그리고 대다수는 어쨌든 그렇게 할 생각도 없다. 가족간호(family caregiving) 휴가 제도가 있는데도 받지 않는 사람 중 78%가 그럴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12주 휴가로는 어림도 없다(barely scratches the surface). 어쨌든 3개월로는 아이를 키우지못한다. 자녀양육에는 2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부모에게 필요한 건 단순히 휴가뿐이 아니다. 우선 회사가 이상적인 근로자는 일 외에 다른 책임을 져서는 안 된다는(the ideal worker has no responsibilities outside of work) 구태의연한 가정을 버려야 한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 대해서도 이 같은 가정의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 연방법에 따라 남성은 육아휴가를 받을 권리가 있지만 그럴경우 종종 불이익을 받는다. ‘사회이슈 저널(the Journal of Social Issues)’에서 검토 중인 한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가를 받는 아버지들은 불성실한 근로자일 뿐 아니라 다른 남성들보다 더 여성적으로 여겨진다.

그건 칭찬이 아니다. 육아휴가를 받은 남성은 고과, 조직 충성도, 보상 자격 측면에서 육아휴가를 받은 여성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were rated lower on performance,organizational commitment, and eligibility for rewards than women who took leave).

기업들은 양육휴가뿐 아니라 자녀양육 자체를 싫어한다(Companies aren’tjust leery of parental leave; they’re leery of

parenthood). 2007년의 한 조사에서 자녀를 둔 여성은 자녀가 없는 동등한 조건의 여성보다 취업 확률이 79% 낮았으며 승진 확률은 절반에 불과했다.

“임신한 창업자·CEO는 회사를 망하게 한다”고 실리콘밸리의 앤젤 투자자 페이지 크레이그가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크레이그는 임신부가 CEO인 회사에 투자를 했지만 이렇게 말했다. “실상이 모든 ‘결혼·임신’ 장애물 때문에 나는 이곳에 거의 투자하지 않았으며 우리 중 다수는 투자, 지원, 홍보를 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

이런 맥락에서 메이어의 고용은 발전을 나타내는 신호다. 어쨌든 야후 이사회는 임신 6개월째인 여성이 회사를 살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업무일정을 조정했다. 예컨대 9월의 이사회장소를 뉴욕에서 캘리포니아로 옮기는 식이다. 그녀의 10월 출산일을 배려해서다(to accommodate her October delivery date).이 같은 탄력성으로 유리천장에 금이 가기 시작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매리사 메이어에게만 적용될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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