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올림픽 비즈니스서도 ‘금메달’
중국 올림픽 비즈니스서도 ‘금메달’
2012 런던 올림픽 역시 역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중국 선수단의 기세가 등등하다. 런던에서 부는 중국 바람은 경기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기장 바깥에서도 강한 중국 바람이 불고 있다. 올림픽 경기 종목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중국이 메달 감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영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2005년부터 113억 파운드(약 20조원)를 쏟아 부었다. 물품 구매계약 건수만 약 8만 건에 이를정도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돈 맛을 제대로 봤던 중국 기업들이 이번 런던 올림픽을 그냥 넘어갈 리 없다. 저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천금 같은 올림픽 비즈니스 기회를 결코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요즘 런던 모습을 보면, 시내 곳곳을 누비는 관광버스에서부터 선수단의 운동복과 경기 도구, 응원단의 간이의자, 관광객이 구입하는 기념품 등 다방면에 걸쳐 ‘made in china'란 문구를 쉽게 볼 수 있다.
런던 올림픽 기념품 65%가 중국산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각종 올림픽 기념품이다. 전통적으로 중국은 기념품 등 잡화류의 최대 생산 공급기지이다. 중국 기업들은 이번에도 올림픽 기념품 수주쟁탈전에 적극 달려들었다. 이 결과 런던 올림픽 관련 기념품 가운데 65%가 중국산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건에서부터 장식품, 열쇠고리, 응원도구, 의류 등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반면 개최지인 영국산 제품은 겨우 9%에 그친다. 런던 올림픽 개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가장 큰 나라는 아무래도 영국이겠지만 짭짤한 실속은 중국이 차리고 있는 형국이다.
올림픽 공식 매장에서 판매되는 각종 기념품 가운데 중국은 타월류 5종, 컵 19종,완구차 11종, 뱃지 190종, 의류 23종, 마스코트 인형 4종, 휘장 18종, 전자팔찌 등을 공급했다. 피크(Peak)사는 뉴질랜드 대표단에 운동복을 비롯하여, 각종 운동 장비를 공급했고, 훙싱얼커 그룹은 이란 선수단과 협약을 체결, 관련 장비 일체를 납품했다. 조단은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몽골, 체코 선수단의 의류와 장비 공급을 맡았다.
개막식에서 주목을 받은 미국 대표팀의 선수복은 랴오닝성 다롄 소재 기업이 생산했고, 영국 대표팀의 개막식 복장과 올림픽위원회 임원, 심판 복장 등 총 1만1000세트의 의류는 산둥성 옌타이 소재 의류기업이 공급했다.춘절(구정) 때만 되면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중국은 세계 최대 폭죽 생산기지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폭죽생산 기업은 막대한 특수를 누렸다.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는 총 1900여 종의 중국산 폭죽이 사용되었다. 그중 4분의 3에 해당하는 물량을 후난성 창사시 리우양(瀏陽) 소재 기업이 생산했다.
1976년 설립된 리우양 진성그룹(瀏陽金生集團)은 해외에서도 유명한 폭죽기업으로 베이징 올림픽, 도하 아시안게임, 토리노 동계올림픽 등 대형 국제스포츠 행사용 폭죽을 다수 공급한 바 있다. 런던 올림픽위원회 역시 이번 개막식용으로 200만 위안 규모의 폭죽을 주문했다.중국의 인조잔디 코트 전문업체인 베이징 후어쥐톈디(北京火炬天地)유한공사는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각각 2개의 축구장과 하키장의 인조잔디 코트를 공급했다. 인조잔디코트 면적은 총 2만m²으로, 금액으로는 1000만 위안에 달한다. 이 기업은 2008년베이징 올림픽 메인 경기장인 니아오챠오(鳥巢) 잔디를 깔았던 경력으로 국제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그동안 이 기업의 주요 매출처는 아시아. 중동지역에 집중되었으나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구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런던 도처에서 보이는 올림픽 깃발 역시 대부분 중국 기업이 만든 것이다. 올림픽 깃발 공급 오더는 저장성에 위치한 4개 기업이 가져갔다. 이들이 공급한 깃발량만 5000만개가 넘는다. 저장성 진화(金華)시 우이(武義)현에 위치한 진쓰실업공사(金氏實業公司)는 각종 깃발 4000만 개를 생산, 납품했다. 이 기업 연 매출액의 절반에 해당하는 물량을 이번 런던 올림픽을 통해 달성한 것이다. 샤오싱 샹잉(紹興翔鷹)사도 200만 장의 올림픽 깃발주문을 받았다.
각종 응원도구 역시 생산지는 중국이다.저장성 이우투어잔(義烏拓展)플라스틱제품유한공사는 플라스틱 및 비닐 응원도구 12만 개를 수출했다. 2012년 유로 축구대회에 응원도구 1만 개를 공급해 신뢰를 쌓은 후이번 올림픽에서 대형 오더를 받게 되었다며 싱글벙글이다.
전 세계 잡화류 도매시장이라고 불리는 이우시는 올림픽 특수에 한껏 고조된 분위기이다. 특히 영국 국기 문양이들어간 각종 제품에 대한 주문 폭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국 국기 디자인은 의류에서부터 각종 생활용품, 다기류와 테이블보, 종이컵 등 주방용품 전반에 걸쳐 폭넓게 쓰이고 있다. 중국이 런던에 파는 품목은 의류나 잡화류에 국한되지 않는다. 런던거리를 누비는 2층 관광버스 일부도 알고 보면 중국산이다. 2011년 9월 안카이(安凱)버스는 영국 관광버스 운영업체와 계약을 맺고 자체 제작한 버스 34대를 수출했다.
올림픽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중국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중국 올림픽위원회 공식파트너사인 안타(安踏)는 중국 올림픽대표단에 대한 복장과 장비 후원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 유명 기업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이번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 내 스포츠용품 1등 메이커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탁구용품으로 유명한 홍쐉시는 마케팅에 올림픽을 활용한 지 3회째를 맞는다. 2006년 이후 홍쐉시는 탁구에서 배드민턴 라켓까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배드민턴 용품 공식 공급업체로까지 부상했다.
특히 이번에 눈에 띄는 점은 많은 중국 중소기업이 중간 대리업체를 거치지 않고 알리바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물품을 주문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올림픽 제품 오더에 있어 전자상거래 활용비중이 그만큼 컸다는 방증이다. 아식스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기업인 푸젠성 췐저우이보(泉州一博)사는 이번 올림픽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이 사용하는 각종 가방류 1만8000여 개를 공급했다. 이번 오더는 세계 최대 B2B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를 통해 이루어졌다. 던롭이 페르난도 베르다스코, 토미 로브레도 등 스페인 유명 테니스선수 전용 용품을 주문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아디다스로부터는 올림픽 응급요원 장비 오더를 받았다.
알리바바 통한 거래 많아올 초에야 알리바바를 통해 전자상거래에 발을 들여놓은 저장성 이우시 러우즈챠오(樓志橋) 사장은 뜻하지 않게 대박을 터뜨린 케이스이다. 2011년 7월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러우 사장은 무역회사를 차렸다. 유학생활 중 익힌 영어실력을 기반으로 알리바바 사이트에 등록한 러우 사장은 영국 최대 수퍼체인 중 하나인 Dunelm으로부터 알리바바를 통해 250여만 위안 상당의 접이식 의자 주문을 받았다.
중국 최대 B2C 사이트인 타오바오 역시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이 사이트에서 ‘올림픽’이란 검색어로 상품을 검색하면 관련 제품이 20만 개 이상 쏟아져 나온다. 특히 운동복, 운동화, 관련 서적, 기념 우표 등이 인기 상품이다.그동안 중국기업이 판매처를 세계시장으
로 다변화하는 데 일등공신 중 하나가 알리바바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잡화류, 의류기업 중에는 알리바바를 통해 성공의 기틀을 다진 기업이 의외로 많다. 우리 기업은 아직 B2B 전자상거래 비중이 높지 않으나 이번 중국 기업의 런던 올림픽 마케팅 사례에서 보듯이 앞으로 전자상거래 사이트 활용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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