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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케어 관심은 모발보다 두피 면도기는 고부가 전자제품으로 진화

헤어케어 관심은 모발보다 두피 면도기는 고부가 전자제품으로 진화



헤어업계의 관심사는 모발에서 두피로 옮아가고 있다. 향이나 윤기,탄력을 위해 헤어숍을 찾던 사람들이 두피 건강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일상의 스트레스나 과도한 다이어트, 염색과 파마 등으로 두피와 모근이 예전보다 많이 손상된 게 배경이다.

이에 따라 두피 스케일러(각질제거)나 에센스를 비롯한 두피관리와 탈모방지 헤어케어 제품의 종류가 화장품만큼 세분화·전문화되고 있다. 세라젬 헬스앤뷰티의 박희만 브랜드 매니저는 “청결한 두피 관리와 올바른 생활 습관이 탈모케어의 첫 걸음”이라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두피케어와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두피관리 상품은 1999년 두리화장품이 한방 성분을 첨가해 처음 선보인 한방샴푸 ‘댕기머리’가 시초다. 이어 2006년 LG생활건강의‘리엔’, 2009년 아모레퍼시픽의 ‘려’ 등이 나왔다. 한방 샴푸시장은 국내 전체 샴푸·린스 시장 규모 3600억원 중 약 1300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7년 120억원 규모에서 10배로 커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남자 중심의 탈모시장에 젊은 여성이 대거 몰리면서 시장이 세분화 되고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 관심 커지며 수요 늘어최근에는 미용실부터 에스테틱, 병원까지 두피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숍이 늘어나고 있다. 예방 차원에서 건강한 머릿결을 유지하기위해 전문 두피케어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 서울 강남에는 수십 곳의 두피관리전문 한의원과 뷰티숍이 들어서 있다. 지방으로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이들은 저마다 두피마사지, 스켈링(두피각질제거), 영양공급 등을 혼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1회 이용 비용은 5만~20만원으로 다양하다.

이철 헤어커커는 개인 두피 진단을 통해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성, 민감, 비듬, 탈모 정도에 따라 관리 방법도 다양하다.박준 뷰티랩은 손과 전용 마사지 기구를 이용해 두피를 세척하고 시원한 두피마사지를 제공한다. 박준 뷰티랩 관계자는 “두피 트러블는샴푸만 제대로 해도 막힌 모공이 뚫리고 트러블을 완화시켜 줄 수있다”고 말했다.

헤어케어 관련 화장품 시장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닐슨이 한국의 소매점 12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내 헤어케어 제품의 시장 규모는 5395억원 정도였다. 2010년 4982억원에서 8.3% 성장한 것이다. 헤어케어 제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샴푸로 다른 제품군의 절반을 웃도는 3255억원을 기록했다. 린스가 그 뒤를 이어 1239억원 규모였다. 젤이나 무스 등은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스프레이는 1년 만에 11% 성장했다.

가발시장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발이 ‘휙’ 날아가 대머리가 드러나는 민망한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다르다. 심지어 물놀이에도 끄떡없고 자신이 원하는 머리 스타일대로 연출할 수도 있다. 한국가발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가발시장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다. 2004년 500억원 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8년 만에 10배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탈모를 위한 가발 시장이 3000억원, 나머지 2000억원은 패션가발시장이다. 한국가발협회 김영배 이사장은“외모와 패션이 경쟁력의 수단이 되고 있어 가발시장은 2017년까지 매년 40%씩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발시장이 커지면서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가발 전문업체 하이모는 고객의 두상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표현하는 ‘3D 내추럴 헤어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영상기술을 통해 고객의 머리에 여러 종류의 가발을 씌워보며 가장 적합한 가발을 찾는 ‘버추얼 헤어시스템’도 선보였다. 밀란은 멀티메가공법을 도입했다. 비인공적인 가발을 추구해 가까이에서 봐서도 가발망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가발시장의 또 다른 트렌드는 ‘젊은 소비자’의 증가다.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 20~30대 젊은층은 부분 가발을 많이 쓴다. 밀란 관계자는 “과거에는 단순히 탈모를 가리기 위한 방편으로 가발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단점을 가리고 동시에 외모를 돋보이기 위해 가발을 맞추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가발시장에여성 고객도 늘었다. 10, 20대 여성 사이에 패션 가발 착용이 늘고 있다.

하이모가 남녀 신규 고객 비율을 분석한 결과 2009년 9%이던 여성 고객은 2011년에 13%로 늘었다. 하이모 홍정은 전무는 “자기표현에 적극적인 젊은 여성이 가발의 패션 기능에 주목하면서 일상에서 익숙한 아이템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가발 유통채널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미용실이나 길거리에서 저렴한 가발을 구입했지만 요즘은 온라인과 로드숍, 백화점 등으로 유통채널이 확대되고 있다. 가발을 직접 착용해보고 구입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머리가 빠지는 사람은 가발 못지 않게 발모제에도 관심이 많게 마련이다. 제약업계에서 발모제는 발기부전 치료제만큼이나 유망한 품목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의 70%와 30대의 80%가 탈모증으로 고민하고 있다. 40대(50%), 50대(30%) 역시 탈모에 대한 고민이 많다. 10대도 15%나 탈모를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2002년 2000억원 규모이던 탈모시장은 올해 2조원대를 넘어설 전망이다.탈모 인구가 늘면서 탈모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탈모치료제는 바르는 치료제와 먹는 치료제로 나뉜다. 바르는 치료제는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현재 약국 시장에선 현대약품 ‘마이녹실’이 75% 이상으로 점유율 1위다.



동성제약 ‘미녹시딜’ 등이 뒤를 잇는다.먹는 치료제는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는 동국제약 ‘판시딜’, 코오롱제약이 생산하고 태전약품이 판매하는 ‘드로젠정’ 등이 있다. 외국계 제약사와 국내 대형 제약사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기대 이하의 실적으로 시장에서 물러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전체 탈모 관련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의약품인 탈모치료제 시장은 2008~2010년 정점을 찍은 뒤 현재 정체 상태”라고 말했다.

먹는 치료제는 매출이 300억원대,바르는 치료제는 200억원대다. 탈모방지 성분을 강화한 샴푸와 다양한 가발을 판매하는 미용업계에 주도권을 내줬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보다 샴푸나 가발을 간편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샴푸 시장은 최근 5년 사이 매출이 4~5배 성장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탈모 치료제 관련 지출이 줄다고 분석한다.


탈모시장 중심은 미용업계제모 분야의 중심은 면도기다. 1880년 질레트는 T자 형태의 안전면도기를 최초로 만들었다. 수염을 가진 남자가 스스로 안전하게 면도를 할 수 있는 시대를 연 것이다. 질레트의 습식면도기는 선풍적인인기를 끌었다. 당시 경쟁사는 쉬크다. 쉬크는 1931년 업계 최초로 전기면도기 개발에 성공했다. 필립스는 최초의 원형날을 가진 전기면도기를 개발했다. 당시 필립스는 일자형 날의 전기면도기를 생산하는 브라운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이들의 경쟁 구조는 변함이 없다. 1900년대 초반부터 업계를 주름잡았던 질레트와 쉬크가 건식면도기 시장에서 여전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1950년대부터 전기면도기 시장 쟁탈전을 벌인 필립스와 브라운도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업계 1,2위다.면도기 산업은 진입이 상당히 어렵다. 대신 한번 시장에 진입하면 오랫동안 꾸준하게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다. 이유는 습관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매일 아침밥을 먹듯이, 매일 자라는 수염을 깎아야 한다”며 “소비자들은 한번 습관을 들이면 계속해서 같은 제품과 같은 방식으로 면도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20억명 이상의 성인 남성이 매일 면도를 해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시장이다. 업계가 추산하는 세계 면도기 시장규모는 13조원에 달한다.

이들에게 자사의 습관을 전수하기 위한 면도기 업계의 경쟁도 치열했다.1900년대 초 질레트는 날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면도기를 최초로 개발해 판매했다. 그러면서 면도기를 저가에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대신 날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시도했다. 이러한 마케팅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면도의 날은 소모품이기 때문에 계속 교체해야하고 자신이 쓰는 특정 면도기가 있다면 계속해서 그 면도기 날을 구매해 쓰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전기면도기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필립스와 브라운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실제로는 습식면도기와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필립스 관계자는 “필립스의 진짜 경쟁자는 질레트”라고 말한다.칼로 면도하는 습관이 든 소비자들은 좀처럼 스타일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전기면도기가 등장하고 최신 기능을 갖춘 수많은 제품이 등장했지만, 아직도 70% 이상의 남성이 습식면도기를 쓰는 이유다.대신 한번 건식면도에 빠진 소비자가 다시 습식면도로 돌아가는 일도 드물다.

세계 시장의 경쟁 구도는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1980년대 후반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면도기 회사들이 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필립스와 브라운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전기면도기를 판매하고 있다. 국내 업체인 조아스가 정부의 지원과 기술개발,저가정책으로 나름 선전하고 있다. “출시 30년 만에 국내 시장점유율 20%대를 달성한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업체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전기면도기 980억원 시장을 놓고 최고 사양의 제품 경쟁을 진행 중이다. 충전과 동시에 자체 소독이 가능한 세련된 디자인의 제품이 등장했다. 음파진동세척을 해주거나 방수가 가능한 제품도 나왔다. 면도기의 헤드부분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습식면도 수준의 깔끔한 면도가 가능한 제품도 있다.

그만큼 가격도 올라갔다.한 외국계 제조사 관계자는 “비싼 만큼 최첨단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해마다 수백억씩 투자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20만원 중 후반의 가격인데 더 상위 제품도 많다. 각 제조사별로 최상위 모델은 50만원이 넘는다. 웬만한 세탁기보다도 비싼 가격이다. 면도기는 이제 고부가가치 전자제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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