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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를 뒤집으니 미래가 보이더라

hello를 뒤집으니 미래가 보이더라

공기업의 낡은 이미지 벗고 젊은 기업으로 변신 성공 일자리 창출의 인재 경영이 원동력



“스티브 잡스의 업적이 뭘까요. 애플을 다시 일으킨 것? 아이폰을 만든 것? 아닙니다. 바로 앱스토어입니다. 아이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하는 거대한 글로벌 시장 말입니다. 여기서 유통되는 가상재화는 국경도 없고, 관세도, 운송비도 들지 않습니다. 한국 사람에겐 한국앱만, 미국 사람에겐 미국 앱만, 아니면 RIM(블랙베리)처럼 정해진 앱 몇 개만 들어가는 폰으로는 이런 스마트 혁명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

이석채(66) kt 회장은 아이폰을 국내에 도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2009년 11월 28일, kt는 아이폰 3GS 모델을 국내 최초로 독점 출시했다. ‘스마트 혁명’의 시작이었다. 이 회장은 같은 해 1월 kt에 취임하자마자 아이폰 국내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통신망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아이폰이 열어 젖힌 ‘가상재화(virtual goods)’ 시장에 주목했다. 가상재화란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무형의 콘텐트 상품을 말한다.

11월 22일, 서초구 올레캠퍼스에서 만난이 회장은 해외 출장의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듯했다. 하지만 아이폰 도입 당시를 묻는 첫 질문을 받자 링에 올라선 권투선수처럼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그야말로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고 돌이켰다. “아이폰 도입을 반대하는 세력이 총 결집해 필사적으로 막았습니다. 역사를 보면 무슨 일을 추진할 때 가장 어려운 게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을 극복하는 거죠. 크고 작은 일이 성사될 때는 그 이면에서 항상 치열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모든 게 다 전쟁이죠. 하지만 저는 그런 싸움을 수없이 많이 해봤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무엇을 어떻게 양보할지 사전에 다 생각하고 전략을 수립하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 임기까지 정부 부처에서 일하면서 그야말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 그는 세계 최초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을 상용화시켜 한국 이동통신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 3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CDMA 상용화 이래로 54조3923억원의 경제가치를 창출했다.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일할 때는 국세와 지방세의 불균형을 해소할 목적으로 교통세를 신설하면서 2년에 걸쳐 반대파와 전쟁을 치렀다. 일을 성사시킨 뒤에는 반대파로부터 “당신은 조광조다. 결코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하고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는 비수 꽂힌 말을 듣기도 했다.

아이폰도 마찬가지였다. “아이폰 도입 당시 통신업체, 단말기 제조업체 등 지배적인 사업자들이 피처폰으로 재미를 보던 때였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갑자기 아이폰의 도전을 받는다면 그들 모두에게 엄청난 위협이었습니다. 기꺼이 찬성할 리가 없었죠.” 당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 몰아치던 ‘스마트폰 물결’을 홀로 외면했었다. 정부의 후진적인 제도도 스마트폰 도입의 걸림돌이었다.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사용, 위피(WIPI: 국내 표준 모바일 플랫폼) 탑재 의무화 등 사전규제는 글로벌 시장과 단절된 내수시장 위주의 IT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기존 사업자들은 내수시장에서 국내업체들끼리 경쟁하며 안주했다. kt가 아이폰을 도입하기로 하고 11개월에 걸쳐 애플과 마라톤 협상을 벌이는 사이, 국내 제조업체는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스마트폰 개발을 서둘렀다. “국내 제조업체들에게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아이폰 도입 이후에는 제조업체들이 타이동통신사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kt를 차별하기도 했다. 동일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보다 출고가를 높게 책정하는가 하면, 쉬운 이름 대신 복잡한 모델명으로 출시해 인지도 확보를 어렵게 만들었다.

기존 사업자들이 피처폰에 머무르는 사이 스마트폰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됐다. 닐센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는 2009년 2분기 기준으로 총 가입자 대비 미국 17%, 영국과 독일 각각 12% 등 10% 이상의 보급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단 1%였다. 그러나 도입 1년만에 스마트폰 가입자가 81만 명에서 720만명으로 약 9배 증가했고, 3년이 지난 9월 현재는 3088만 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58.3%를 차지한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전 세계 사람과 교류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 라이프’를 누린다. 이동통신사는 한계에 다다랐던 음성통화 중심 요금제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파는 요금제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냈다.

단말기 제조업체들도 아이폰 도입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미국의 IT리서치 전문업체 가트너의 조사에서 2009년 3분기 삼성의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은 20%로 2위였지만, 스마트폰 점유율은 3.2%에 지나지 않았다. 아이폰 도입을 앞두고 스마트폰 개발에 박차를 가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시장점유율은 32.5%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명실공히 애플의 라이벌로 자리매김했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개발로 이익을 톡톡히 본다. 신한금융투자의 분석에 따르면 2012년 4분기에는 LG전자가 세계 스마트폰 업계 3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국내 제조업체들의 성공은 한때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던 노키아와 대비된다. 노키아는 전 세계 시장점유율 40%를 상회하는 최대의 휴대폰 제조업체였으나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지 불과 5년만에 시가총액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스마트폰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줬기 때문이다. 아이폰 도입 당시 반대하는 제조업체들을 향해 “지금은 내가 밉겠지만 나중엔 내가 너무 고마워서 제사라도 지내주고 싶을 거다. 난 당신들이 청나라에 굴복한 명나라 꼴이 되지 않게 해줬다”는 이 회장의 말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미꾸라지가 사는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한마리 넣으면 미꾸라지가 살아남으려고 더 강해진다’는 ‘메기효과’에 비춰본다면 아이폰이 국내 제조업체들을 강하게 만들어준 ‘메기’역할을 한 셈이다. 이 회장이 아이폰 도입을 추진하지 않고 국내 제조업체들이 피처폰에 계속 안주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성장은커녕 해외 스마트폰 업체들에 국내 시장을 내주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이 회장의 말대로 “우리 모두가 승리했다.”

가상재화 시장에 진출하는 이 회장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하나 있다. IPTV와 실시간 방송을 결합한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다. 현재 가입자는 160만 명 정도다. 여기에 kt가 보유한 다른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더하면 총 가입자 수는 약 580만명에 달한다. kt는 미디어콘텐트 사업을 강화하려고 지난 7월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M&C(Media&Contents)부문을 신설했고, 오는 12월에는 미디어콘텐트 자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인터넷/통신 기업의 미디어콘텐트 분야 진출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다.

구글은 2010년에 이미 구글TV를 출시하고 신문, 전자책 등 콘텐트를 제공했지만 실패한 뒤 지난 6월 새로운 버전의 구글TV를 출시했다. 이 회장은 구글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겠다며 철저한 준비를 마쳤다. 우선 관련 제작자들을 지원해 양질의 콘텐트를 제작한다. 콘텐트 제작 설비를 갖춘 ‘올레미디어스튜디어’를 제공하고 1000억원의 펀드를 마련해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콘텐트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불공정한 관행 탓에 우수한 콘텐트를 보유하고도 배포하지 못하는 중소 제작사들을 배려해 올레TV에서는 시청률을 기준으로 채널을 배정하고,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채널선정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이 같은 지원을 통해 제작된 콘텐트가 올레TV와 위성방송의 600만 시청자들에게 배포된다면 kt는 국내 최대의 미디어 그룹으로 부상한다.

이 회장은 가상재화 시장에서 더 큰 미래를 본다.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그는 “가상재화는 국가의 가장 강력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국내에서 6~7만개의 창의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상재화 시장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던 IT산업의 문호를 벤처, 1인 기업, 중소기업에도 활짝 열어놓았다. 제조업, 건설업 등 취업자수가 급감하는 와중에도 2012년 IT분야 전체 취업자 수는 3.6% 상승한 2만5117명이다. 특히 가상재화 시장의 경우 국내 콘텐트 시장이 2009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의 고속성장을 해향후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 “모든 사람이 취업할 수는 없다. 창업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가상재화 시장에서는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창업할 수 있다.”

IT분야 일자리가 늘어나 젊은이들에게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중장년층의 일자리 문제도 해결된다고 이 회장은 말했다. “국내에 일자리가 많지만 대부분은 미래가 없는 외부용역 일자리죠. 중장년층이 정년퇴직을 안 하려고 하니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어 그런 외부용역직에 취업합니다. 일자리가 순환이 안 되는 거예요. 전도유망한 일자리를 젊은이들에게 주고, 나이드신 분들이 물러나서 용역직에서 일해야 고용이 순환됩니다. ”

이 회장이 취임 직후 KT-KTF 합병과 함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직원 6000여명을 명예퇴직시키는 대신 3000명 이상의 젊은 직원을 채용한 배경이다. 그는 kt의 숙원사업이었던 KTF와의 통합을 취임한지 6일만에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이어서 3월 18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을 받아내 사실상 통합을 결정지었다. 수 년 간 지지부진하던 사업을 단 세 달 만에 끝냈다.

“뉴욕 증시 상장 때문에 3월 중순까지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했습니다. 시기를 놓치면 다

이석채 회장은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을 위한 교육시설 ‘새싹꿈터’를 후원한다.



합병이 끝나자마자 이 회장은 또 하나의 큰 변화를 시도했다. 2009년 7월의 ‘올레경영’ 선포였다. ‘올레(olleh)’에는 크게 네 가지 의미가 담겼다. 영어 헬로(hello)의 스펠링을 거꾸로 뒤집었다는 뜻에서 ‘역발상경영’, 한자 올 래(來)자와 음이 같다는 뜻으로 ‘미래 경영’, ‘좋은 길’을 뜻하는 제주도 방언으로 ‘소통 경영’, 환호를 나타내는 스페인어 ‘olé’를 통해 ‘고객감동경영’까지 포함한다.

회사 CI를 친근한 느낌의 소문자 ‘olleh kt’로 바꾸는 등 올레 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kt만의 글씨체인 ‘올레체’도 선보였다. 사실상 제 2의 창업이나 다름 없는 올레경영 선포는 공기업이라는 태생과 부패로 실추된 이미지를 극복하려는 강도 높은 쇄신이었다.

겉모습만 바꿔서는 체질개선을 할 수 없다. 정신도 바꿔야 한다. 그래서 이 회장이 빼든 칼은 ‘윤리경영’이었다. 2009년 조직 내 부패를 척결하고자 서울고등검찰청 정성복 검사를 윤리경영실장으로 영입해 칼자루를 내줬다. 곧바로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임원 5명을 적발해 형사고발한 데 이어 이들과 얽힌 kt 전현직 임직원 147명과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협력사 대표 178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이 회장 자신은 물론 회사의 치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덮어 둘 수도 있었지만 그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그 덕분에 kt는 협력사와 고객들에게 믿음을 주는 ‘클린 kt’로 거듭났다.

이처럼 빠르고 거침 없이 진행된 개혁은 국내외의 관심을 끌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즈는 2010년 3월 7일자에서 일련의 개혁 내용을 두고 “관료 출신 CEO가 그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 회장의 취임 후 1년 간의 행보를 비중 있게 소개하며 “한국의 가장 역동적인 비즈니스 리더”이자 “스마트폰 3개를 보유하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를 즐기는 기술광(techno aficionado)”이라고 평가했다.

기술광이라는 평가답게 이 회장은 기술 분야의 수상이 두드러진다. 2011년에는 ‘IT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IEEE 산업리더상’을 받았다.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는 전기-전자-컴퓨터-통신 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대의 권위와 규모를 가진 학회다. 시상식 당시 빈센트 푸어 심사위원장은 “통신산업에서 보여준 혁신적인 리더십”을 인정받았다고 발표했다.

올해는 스페인에서 각각 열린 ‘LTE 월드 서밋 2012’ LTE분야 최우수 통신사업자상, 모바일 올림픽이라 부르는 ‘MWC 2012’ 최고의 광대역 이동통신 기술상을 연달아 수상했다. 또 미국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평가지수(DJSI)에서 2011~2012년 2년 연속 유무선통신 전 세계 1위 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지속가능경영 전문컨설팅 기관인 솔라빌리티의 앤디 겝하트 대표는 “이석채 회장의 혁신성과가 DJSI의 평가분야에서 골고루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수상은 기술 분야에 한정되지 않는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인재경영’도 국내외에서 인정 받았다. 이 회장은 “대학원에서 경제발전을 두고 논의를 할 때도 교수들은 정책을 중시했지만 나는 사람을 강조했다. 제도나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걸 실행하는 건 사람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kt는 지식경제부 주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됐고, 지난달 25일에는 GWP코리아가 주관하는 ‘2012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의 최고상인 ‘Global GPTW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 11월 16일에는 CNBC가 주관하는 ‘제11회 아시아 경영자 대상(Asia Business Leaders Awards)’에서 인재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CNBC는 이 회장이 “인맥과 연줄이 아닌 성과 위주의 객관적인 보상 체계를 확립시킨 덕분에 kt는 도전과 보상의 균형 잡힌 인재

경영체제를 갖출 수 있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콘텐트와 플랫폼 외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이 회장은 말한다. 바로 디자인이다. 그는 지난 10월 “디자인 경영을 강화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디자인 경영을 공식 선포했다.

“최근 삼성과 애플이 싸우는 핵심은 디자인이다. 감성 시대이기 때문에 ‘올레스러움’이 잘 드러나는 디자인 경영을 확산해 친숙한 kt의 이미지를 구축한다.” 이 회장이 디자인 경영 선포와 함께 공개한 kt의 PI(Product Identity) 매트릭스는 일류 디자인 기업을 향한 포석이다. PI란 제품을 디자인할 때 제품의 형태부터 버튼, 스위치까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담는 일종의 디자인 가이드라인이다. 항상 비슷한 외형을 유지하는 애플의 아이폰 디자인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PI 매트릭스는 kt가 고안해낸 독특한 방식이다.

전 제품의 외관을 포함해 세부 요소까지 총 80여 가지 가이드라인을 매트릭스 형태로 만들었다. 이 시스템을 적용하면 신제품도 기존 제품과 동일한 제품군으로 보인다고 kt관계자는 설명했다. PI 매트릭스는 제품뿐 아니라 패키지와 사용설명서에도 적용된다. 일회용 패키지는 거꾸로 뒤집으면 전선을 정리하는 박스로 또 물건 수납함으로 변신한다. PI 매트릭스를 적용한 제품군은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 닷 2012’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포함해 총 3개 부문을 수상했다.

디자인 경영은 제품 디자인보다 더 폭넓은 개념이다. kt 관계자는 “kt가 추구하는 디자인 경영은 세계 일류 기업이 되려고 지속적으로 ‘올레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레스러움’이란 멋지면서도 친숙한 kt만의 이미지다. 즉 제품 외형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 공간운영, 사회공헌, 고객과의 소통 방식 등 모든 영역을 kt 방식으로 디자인한다. 업무용 차량부터 공중전화부스, 위성안테나 각종 구조물과 네트워크 장비까지 PI 매트릭스를 적용한다.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전국 278개 사옥을 고객과 지역사회에 열린 공간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건축계의 거장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청진동 신사옥(2014년 6월 준공 예정) 역시 1층과 옥상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해 ‘올레스러움’을 실천한다. kt만의 독특한 사회공헌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 창출)도 디자인 경영의 일환이다. CSV는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말한다. kt는 사업을 IT산업발전,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가상재화 사업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 스마트워킹 제도를 통한 여성의 사회 활동 지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닛케이 디자인이 발간한 책 ‘결국, 디자인’에서는 “세상의 구조를 포함한 라이프스타일과 사업 전체를 디자인하는 능력이야말로 경영자에게 필요한 힘”이라고 적었다. 이 회장을 두고 한 말처럼 들린다. “이제는 단순한 점유율 쟁탈은 고도성장기의 유물

이다. 시장점유율의 수치를 좇을 게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앞으로는 이런 제품을 팔겠다고 하는 ‘의사표시’를 해야만 한다. 그것은 기업 디자인, 즉 기업 가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이 회장의 도전과 혁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6일 이 회장은 경기도청에서 수원시와 함께 프로야구 제10구단을 창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9개 구단으로 기우뚱대던 프로야구계는 균형을 잡게 된다. 이 회장은 “앞으로 야구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미 kt는 시청자가 원하는 팀을 응원하며 중계를 들을 수 있는 ‘프로야구 편파중계’와 여러 대의 카메라 중 원하는 카메라를 선택해 볼 수 있는 ‘멀티 앵글 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 새로운 분야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거듭하는 kt의 연속 홈런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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