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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 잘 나가고 이부진 등 여성 파워 커져

이재용·정의선 잘 나가고 이부진 등 여성 파워 커져



대기업 3·4세 경영인들은 올 한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그들은 경영 능력으로 평가 받는다. 상당수는 그룹 신규사업의 주축으로 다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의 활약이 기업 실적으로 이어질수록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다. 포브스코리아는 40대 그룹 중에서 3·4세들의 올해 경영 성과를 분석했다. 대상은 기업 경영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임원급 이상으로 제한했다. 그 중에서도 올해 경영 성과가 좋은 젊은 리더들을 살펴봤다.



◆실적 좋은 3세 대표주자 = 3세 경영인을 대표하는 젊은 리더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다. 이 사장은 1991년 12월 삼성전자 총무그룹으로 입사해 19년 만에 사장에 올랐다. 이 사장보다 두 살 어린 정의선 부회장은 2005년 기아차 사장을 맡았다. 2009년 승진과 함께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뒤 경영 전면에 나섰다. 요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녀는 2010년 전무에서 부사장을 건너뛰고 대표가 됐다. 올 초 주주총회에서는 처음으로 주총의장을 맡았다. 세 사람은 올해 경영 성과가 좋다. 삼성전자는 3분기 8조1200억원에 달하는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액도 52조1700억원으로 연 매출 200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이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현재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약 34%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용 사장은 전자뿐 아니라 그룹의 신성장동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차량용 2차전지 등 자동차 관련 부품 사업을 직접 챙긴다. 도요타·BMW·폴크스바겐 등 자동차 업계 CEO를 두루 만났다. 10월말에는 미국의 태양광업체 엠코어의 루벤 리처드 대표와 만남을 가졌다. 엠코어는 광통신 장비와 태양광 패널을 제조하는 업체다. 자동차 부품과 태양광 사업 모두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는 신수종 사업이다.

매출 규모로는 비교할 순 없지만 호텔신라의 성적표도 나쁘지 않다. 3분기 누적매출액은 1조63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47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50%나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부진 파워’로 분석한다. 호텔신라 수익률이 높아진 데는 면세 유통 사업이 잘 나가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면세점 사업에 관심을 쏟은 덕분이다. 그녀는 지난해 9월 세계 공항 면세점 최초로 루이뷔통을 유치했다. 루이뷔통 매장에서 한 달 벌어들이는 돈은 100억원에 이른다.

이 대표는 호텔신라 해외 면세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싱가포르 창이공항 명품 매장 운영권을 두 개 따냈다. 두 매장 모두 신라호텔이 3년 동안 운영한다. 이 대표는 신사업으로 비즈니스 호텔라인을 구상 중이다. 호텔 내 기존 면세점과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4층 규모의 비즈니스 호텔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성적표도 못지않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218만2768대를 판매했다.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모두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영업이익이 4조7849억원으로 BMW 다음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렸다는 점이다. 3분기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3%이상 늘었다.

3세 경영인들의 여성 파워가 커졌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 조현아 진 에어 전무,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아직까지는 그룹 운전대는 아버지 정몽구 회장이 잡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연히 정의선 부회장이 그 키를 물려봤을 것으로 예상한다. 2006년 ‘품질’에 ‘디자인’을 더한 기아차 경영이 성공을 거두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현대차에도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또 중국 제2공장·슬로바키아 공장·미국 조지아 공장 등의 건립을 추진하며 글로벌 터전을 넓혀가고 있다.



◆M&A로 승부수=활발한 M&A로 올해 사업 영역을 넓힌 3세들도 있다.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 부사장 등이다. 이서현 부사장은 삼성가 3남매 중 가장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일기획은 7월 말 미국 광고회사인 맥키니 커뮤니케이션스를 인수했다. 한 달 뒤 중국 광고회사 브라보를 품에 안았다. 이 중에서도 브라보는 중국 광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이다.

브라보가 포르셰·헤네시·AIA생명·미닛메이드 등 대형 글로벌 광고주를 골고루 보유하고 있어서다. 현재 제일기획은 광저우·상하이·심양·성도·홍콩 등에 거점을 두고 중국 시장을 넓히고 있다. 이 부사장이 제일기획에 참여하면서 각종 광고상도 휩쓸었다. ‘2012 칸 국제광고제’에서 제일기획은 국내 최초 본상 12개를 받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초 의류업체 한섬을 인수하며 패션사업에 진출했다. 한섬은 타임·마임·시스템·SJSJ 등 고급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다 발렌시아가·끌로에·랑방·지방시 등 수입 브랜드 라이선스까지 14개를 보유한 알짜 기업이다. 지난해부터 SK네트웍스가 욕심을 냈다. 실제 인수를 추진했지만 인수과정에서 무산됐다. 한섬 인수의 일등공신은 정지선 회장이다.

그가 정재봉 한섬 사장을 만나 담판을 짓는 등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업계에서는 그 동안 공개적인 행보를 자제한 정 회장이 드디어 경영 전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2003년 32세 때 부회장에 올랐다. 당시 그는 “40세가 되면 외부 활동을 활발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나이가 만 40세다. 한섬 인수는 그의 공격적인 경영의 신호탄인 셈이다.

조현상 효성 부사장의 M&A 성과도 돋보인다. 지난해 8월 세계 1위 에어백 업체인 글로벌 세이프티 텍스타일스(GST) 인수를 비롯해 미국 굿이어의 타이어코드 공장 두 곳, ATM제조업체 트라이톤 시스템스, 중국 광둥성 주하이 스판덱스 공장 인수 등이 모두 조 부사장의 작품이다. 사업 성과를 인정받고 올해 초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인수 기업을 발판으로 일군 회사 성과도 좋다. 조 부사장이 맡고 있는 산업자재 부문이 효성 7개 사업부문 중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4세들=GS와 두산은 이미 3세가 기업을 이끌고 있다. GS의 경우 허창수 GS회장을 비롯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허명수 GS건설 사장 등이 3세 경영자다. 두산 역시 3세인 박용만 회장이 기업 총수다. 두 그룹에서는 4세들이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 중에서도 허세홍 GS칼텍스 전무와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의 행보가 눈에 띈다.

허세홍 전무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이다. GS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2008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뽑은 올해의 차세대 리더 245명에 포함됐다. 그보다 앞서 선정된 리더는 정의선 부회장과 이재용 사장뿐이다. GS칼텍스의 성과도 괜찮다. 지난 3분기 8조2303억원의 수출고를 올리며 전체 매출의 약 68%를 수출로 달성했다.

3분기 전체 매출액은 12조84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 늘어났다. 아직 허 전무는 경영 수업을 받고 있어 성과를 평가 받기에는 이르다. 게다가 하반기 GS그룹 전체가 보수적인 경영으로 돌아섰다. 경영진이 올 연말 대선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박정원 (주)두산 회장의 동생이다. 박용만 회장은 그의 삼촌이다. 2007년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박 부회장이 주목받는 데는 경영 실적 때문이다. 최근 두산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담수청(SWCC)에서 1조1000억원 규모의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를 수주 했다.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설치·시운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맡아 2016년3월말 완공한다.

박 부회장은 최근 수처리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국 엔퓨어를 인수했다. 1970년대 초 설립돼 영국 버밍엄에 본사를 둔 곳으로 세계 수준의 수처리 설비 설계와 제작 기술을 갖췄다. 현재까지 약 250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두산중공업은 3분기에 2조1962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동기 대비 10.7% 오른 수치다.



◆3세 여성 뉴 리더 = 그 동안은 대부분 아들이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전통적으로 장자 상속 문화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차 여성 파워가 커지고 있다. 삼성가의 이부진·서현 자매가 대표적이다. 현대그룹도 현정은 회장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가 유력하다. 정 전무는 1남2녀 중 장녀다. 현 회장은 외부 활동시 정 전무와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의 후계자 수업 중 하나로 분석한다.

동양그룹 역시 장남을 제치고 장녀가 후계자로 거론되기도 한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의 큰 딸 현정담 동양 상무가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동양그룹 입사 이후 초고속 승진을 했다. 올 12월 정기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다. 현 상무가 동양매직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회사 성과가 개선됐다. 해마다 두자릿수 매출 상승세를 보였고, 세계 3대 디자인 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등 다양한 디자인관련 상을 받았다.

3세 여성 뉴 리더 중에서 톡톡 튀는 행보를 보이는 이가 있다. 바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막내 딸인 조현민 진에어 전무다. 특히 그녀는 광고와 마케팅 분야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토리텔링 기법을 도입한 대한항공 광고다. 고객 서비스가 아니라 아름다운 여행지에 대한 인상적인 장면을 활용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7월부터는 대한항공이 설립한 저비용항공 진에어 전무를 맡았다. 경영전반에 그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

진 에어의 독특한 이벤트는 조 전문의 아이디어다. 항공권과 여행 상품을 할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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