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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 캐디 없는 2인 플레이도 즐긴다

Golf - 캐디 없는 2인 플레이도 즐긴다

불황에 바뀐 골프장 풍속도…회원제에서 대중제로 바꾸는 골프장도 늘어
1.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파인힐스. 2. 셔틀버스 서비스를 시작한 힐튼남해.



불황이라지만 골프장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500곳에 이를 정도다. 골프 인구는 정체 상태인데 골프장이 늘다 보니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그린피가 여전히 비싸지만 골프장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무엇보다 기존 회원제 골프장이 입회금 반환과 회원권 분양난을 겪으면서 대중제(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골프장산업 발전 방안’에 따르면 회원제 골프장들이 대중제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올해만 롯데스카이힐성주 CC(경북 성주, 18홀), 아리솔CC(충북 보은, 18홀), 오너스CC(강원 춘천, 18홀), 서라벌CC(경북 경주, 36홀), 파인힐스CC(전남 순천, 27홀) 등 7개가 회원제에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변경했다.

지금까지 모두 15개가 대중제로 전환했다. 내년에 개장하는 더블래싱CC(강원 춘천, 27홀)와 경도CC(전남 여수, 27홀)도 대중제 골프장으로 변경 작업을 마쳤다. 회원제 골프장들이 대중제로 전환하는 가장 큰 이유는 회원권 시장 악화에 따른 분양난과 입회금(예탁금) 반환 문제 때문이다.

한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입회금을 반환해야 하는 골프장 수가 41개에 이른다. 입회금 반환 규모는 2조5000억원에 이른다. 골프회원권 평균 가격은 2008년 4월의 3억1700만원에서 올해 11월 1억2200만원으로 폭락하면서 회원권의 투자가치가 급감했다.

회원권 반환 움직임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던 회원제 골프장 대상 개별소비세 폐지안이 대선을 앞두고 국회에서 사실상 폐기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프장 조성 중에 거두었던 입회금을 돌려줄 자금력을 갖춘 회원제를 중심으로 대중제로 전환 움직임이 뚜렷하다.



입회금 반환 어려움에 분양난까지현재 운영중인 다수의 회원제 코스는 골프장 조성 비용을 회원들의 입회금으로 충당했기 때문에 대중제 전환이 어렵지만 골프장 수가 늘면서 회원제의 사업 환경은 점차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2016년이면 국내 코스 중에 대중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골프장의 절반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말까지 전체 골프장 중에 퍼블릭 코스 비중은 32.2%였다. 이처럼 대중제 코스가 늘어난다는 것은 골퍼들로서는 반길 만한 일이다. 그린피가 점차 내려가고 선택 폭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제 극소수 프라이비트 회원제를 제외하곤 부킹이 안 돼 라운드 할 수 없다는 말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국내 여행사의 지방 골프장 패키지 상품도 점차 늘고 있다.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골프장들은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초저가 상품을 내고 있다. 강원도 삼척의 블랙 밸리의 경우 1박2일 36홀 그린피가 월요일 최저가 16만 9000원부터 나온다. 캐디피와 카트비가 제외된 두 번의 그린피에 2인1실 숙박과 조식이 포함된 가격이 그렇다. 화~목요일은 17만5000원이며 일요일~월요일은 22만 9000원이다. 블랙밸리와 함께 강릉 파인밸리까지 두 곳에서 라운드 하는 1박2일 패키지도 22만5000원이다.

국내에서 가장 저렴한 36홀 1박2일 라운드 패키지는 전북 고창CC로 월~목요일 36홀 그린피가 11만5000원이다. 다른 곳에서도 라운드 하고 싶다면 인근의 석정웰파크까지 라운드 하는 고창+석정웰파크가 15만4000원, 고창+골프존카운티선운이 15만5000원이다. 서로 다른 두 골프장을 라운드 하는 가격이 수도권 회원제 골프장 그린피보다 저렴하다.

주중에 4명 라운드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빛좋은 개살구일 수 있다. 그런 경우를 위해 부부끼리 2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36홀 주중 골프 패키지 상품도 의외로 많이 나와 있다. 강릉 메이플비치(30만원), 삼척 블랙밸리(17만5000원), 고창CC(13만원), 군산CC(18만 5000원) 등 14곳 골프장에서는 회원제 골프장에서도 쉽지 않은 2인 플레이 상품을 내놨다. 지방 골프장은 거리가 멀어 일단 내장객을 채우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주중 2인 플레이 36홀 패키지는 13만~37만원이다.

장거리 운전을 꺼리는 골퍼들을 겨냥한 셔틀 서비스도 속속 나오고 있다. 81개 홀을 가진 군산CC는 개장 초기부터 관광버스를 통한 골프 패키지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명품 코스로 유명한 해남 파인비치에 이어 10월 남해 힐튼남해리조트도 서울에서부터 손님을 모시는 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멀리 떨어진 골프장들은 다양한 할인가에 이어 이제는 손님을 서울에서부터 모시고 있다.

캐디 없이 라운드 하는 셀프 플레이도 늘어나고 있다. 캐디가 해주던 거리 측정은 보이스캐디, 골프버디 등 GPS를 통한 전자캐디가 해결해주거나 부시넬 등의 기기에 맡기면 된다. 웬만한 골프 카트에도 거리 측정기는 부착돼 나온다. 또한 국내 골퍼들 사이에서도 비즈니스 골프의 비중이 점차 줄면서 셀프 플레이 혹은 캐디 선택제가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사업자인 캐디를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도 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골프장에서 캐디 선택제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캐디 선택제가 보급되는 것과 동시에 셀프 플레이도 급속히 정착될 확률이 높다. 일본, 유럽, 호주, 미국 등 골프 선진국에서는 셀프 플레이가 일반적인 골프 방식이다.

다만 노캐디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플레이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골프장들은 대비책도 마련하고 있다. 춘천의 라데나CC는 2008년부터 골프 시즌 전에는 캐디 선택제를 실험하고 있다. 강원 고성의 파인리즈는 프로캐디 시스템을 운영해서 캐디들의 전문성을 기르는 동시에 노캐디 체제로 급격한 전환에 대비하고 있다. 기존 회원제 코스 중에서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노캐디제를 부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중제 중에서도 일부는 이미 셀프플레이를 시행하고 있다. 군산CC는 김제·정읍 코스를 셀프로 운영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정선, 제천, 광산의 에콜리안CC에서는 노캐디이며 심지어 카트까지 골퍼가 직접 끄는 풀카트를 무료로 내주어 반값 골프를 시행하고 있다. 일동레이크의 9홀 대중제인 락가든CC의 경우 코스 여건은 회원제와 똑같으면서 노캐디에 카트비를 무료로 운영해 회원제 코스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동호회 중심의 회원권 거래 늘어최근에는 동호회와 커뮤니티를 통한 회원권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친구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스포츠클럽으로서 선진국형 회원제 코스가 정착되는 것이다. 국내 최대 회원권거래소인 에이스회원권에서는 총 2085개의 동호회에 무려 3만2917명이 가입해 있다. 또한 이 중 골프장 동호회가 963개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캐슬렉스GC 동호회의 경우 383명이 동호회에 가입돼 있어 주중 주말 언제라도 회원끼리 팀을 이뤄 라운드가 가능하다.

88CC, 그린힐CC 등은 회원들에 따라 동호회가 30여개씩 운영되고 있다. 회원들끼리 라운드를 하기 때문에 게스트 그린피 없이 훨씬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동일한 회원권을 가진 이들끼리는 골프뿐만 아니라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활동까지 공유하는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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