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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한류’를 위하여

‘클래식 한류’를 위하여



얼마 전, 대한민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1000만 명을 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1000만 관광객 유치까지 여러 요인과 노력이 작용했겠지만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게 된데에는 아마 K-팝(POP)과 한국 드라마의 힘이 가장 컸을 것이다.

K-POP을 포함한 여러 장르의 공연들은 이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한번은 즐기고 싶어하는 대한민국의 관광 콘텐트로 자리매김했다. 지극히 한국적인 것부터 퓨전, 정통 서양의 클래식까지 거의 모든 장르의 공연을 대한민국에서 즐길 수 있다.

가수 싸이와 아이돌 그룹들이 이미 최정상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금, K-POP에 이어 한류 열풍을 이어나가고 있는 또 하나의 장르가 있다. 바로 클래식이다.

사실 ‘한류’라는 단어가 존재하기 전부터, 지휘자 정명훈이나 소프라노 조수미, 첼리스트 장한나와 같은 한국의 인재들은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었고 최근 몇 년간 피아니스트 손열음,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강 과 같은 젊은 신예들이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전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덕분에 전 세계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한국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클래식 인구가 많은 일본에서는 벌써 공연 관람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클래식 관광상품’이 출시됐다고 한다.

K-POP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관광 붐을 일으킨 것처럼 클래식도 한국 방문객 유치를 위한 훌륭한 마케팅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나 스위스 루체른 음악 페스티벌은 1년에 한번 한 달 동안 열리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수는 10만명이 넘는다. 실제로 루체른은 인구 7만의 작은 도시지만 문화관광 기반시설을 확충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문화도시 마케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8월에 열리는 국제 음악 축제 이외에도 정기적으로 소규모 음악회를 개최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이렇다 할 클래식 음악 축제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인 클래식 음악가들의 인기와 관심을 배경으로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규모의 클래식 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직까지 한국 클래식 음악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 않고 국내에 클래식 애호가의 숫자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국내 공연 관객이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내수시장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 막 시작되려고 하는 ‘클래식 한류’를 이어가려면 한국 아티스트에 관심 있는 클래식 애호가들이 대한민국을 방문하고, 이들을 위한 국내 클래식 공연 활성화가 필요해 보인다.

클래식 한류와 국내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물론 우리 국민의 관심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아티스트들이 아무리 해외에서 명성을 얻는다고 해도 한국에서 그들의 음악을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 한류를 논하는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 될 것이다. 가끔 해외에서 먼저 한국 연주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문의해와도 관련 영문자료나 데이터 베이스가 마련돼 있지 않아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도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모임이 많은 연말연시, 지금까지 술 마시며 수다 떨던 송년회를 벗어나 순수 문화 예술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왕이면 한국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클래식음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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