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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장악한 ‘국민 게임’

출퇴근길 장악한 ‘국민 게임’

30~50대까지 애니팡 삼매경…기업 마케팅 수단으로도



모바일 게임 애니팡이 지하철 출퇴근길을 점령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꺼내든 사람을 보는 건 쉬운 일이지만 게임을 하는 건 10~20대가 대부분이었다. 애니팡이 등장한 후 지하철 풍경이 바뀌었다. 대중교통은 물론 카페나 직장, 가정에서도 애니팡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연령대도 30~50대까지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한 버스 운전기사가 정차하는 동안 애니팡을 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명 인사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은 질문이 애니팡 점수다. 롯데백화점과 LG유플러스 등 대기업은 마케팅 수단으로 애니팡 게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인이 스마트폰용 소셜게임 애니팡에 집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외신의 보도가 과장이 아닐 정도로 애니팡은 올 한해 ‘국민 게임’으로 등극했다.

10월 애니팡 이용자 수는 2000만 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 절반 가까운 수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약 3000만 명이니 스마트폰 사용자 3명 중 2명은 애니팡을 한다는 얘기다.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300만 여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7월 30일 출시 이후 석 달이 채 안 돼 달성한 기록이다.

출시 전까지 애니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다. 심지어 게임을 만든 선데이토즈 내부에서도 성공 여부에 대한 시각이 엇갈렸다. 애니팡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한 소셜 게임으로 1분 안에 동물 모양 블록을 3개씩 맞춰 없애는 단순한 퍼즐 게임이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하트가 필요한데 하트를 다 사용하면 하트가 생성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카카오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요청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구매해야 한다. 카카오 친구로 등록된 사람들과 점수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높은 점수를 받도록 경쟁을 유도한다. 최고 점수가 일주일 단위로 갱신되는 시스템을 도입해 친구나 동료간 경쟁심을 자극한 점이 애니팡의 인기 비결로 꼽힌다.

임현수 선데이토즈 CTO(기술이사)는 “게임을 대화의 소재이자 소통의 도구로 쓴 점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라며 “서로 대화를 하고 싶어도 이야기거리가 없었던 부자지간, 모녀지간에 하트를 주고받고, 점수 내기를 하며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게임은 주로 10~20대만 즐기는 것이란 인식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는 얘기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오픈하는 올해 말까지 10개의 게임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애니팡의 인기로 30~50개로 늘려 잡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게임 플랫폼을 준비할 당시만 해도 게임 탑재를 거절하는 게임업체가 많았지만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게임업체들이 자사의 게임을 카카오톡 게임하기에 탑재해 달라고 요청을 보낸다.

애니팡의 열풍을 타고 카카오톡과 연계된 캔디팡, 아이러브커피, 드래곤플라이트 등의 게임도 인기다. 이들 게임은 애플리케이션 매출 랭킹 5위 안에 진입해 있다. 애니팡의 월 매출은 100억원 이상, 드래곤플라이트는 이미 애니팡의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게임 매출이 급속도로 늘면서 카카오는 9월 창립 5년 9개월 만에 첫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53억원에 이르렀던 카카오는 애니팡의 국민 게임등극과 함께 날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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