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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부족한 한국에 그린란드는 보물섬

자원 부족한 한국에 그린란드는 보물섬

빙하 녹으면서 광물·석유·가스 개발로 각광…한국가스공사 탐사 참여 추진



북극권의 섬나라 그린란드가 ‘보물섬’으로 조명 받고 있다. 그린란드는 2009년 덴마크로부터 자치권을 인정받아 자치정부를 수립한 후 외교·국방을 제외한 자치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그동안 그린란드의 수출 규모 4000억원 가운데 80%는 어패류 등 관련 가공제품이 차지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북극해 항로와 함께 그린란드의 나대지가 드러나면서 자원 개발 붐이 일어난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소(USGS)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대규모 석유, 가스 부존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 받는다. 그린란드 동쪽 해상분지에 314억 배럴, 서쪽 해상 분지에 170억 배럴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전 세계 석유연간 소비량은 300억 배럴 수준이다.



광물채굴권 발행 6배 증가12월 1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난 오베 칼베틀슨 그린란드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그린란드의 변화된 환경이 한국 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그린란드 수출의 절반 이상은 어로와 수렵 부산물이었고, 관광·운송·금융 등이 37%를 차지했다”며 “북극권이 따뜻해지면서 자원을 개발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틀슨 장관은 쿠피크 밴더제 클라이스트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 팰르 크리스티엔슨 그린란드 교육연구부 장관를 비롯해 기업인 대표단과 함께 12월 12일 공식 방한했다. 2012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차원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클라이스트 총리와 함께 녹색성장, 자원개발, 북극항로 개척 등에 대한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

이 대통령과 클라이스트 총리는 정상회담 직후 한·그린란드 양국 간 ‘자원협력 양해각서(MOU)’, ‘광물자원협력 MOU’, ‘지질연구협력 MOU’, ‘극지과학기술협력 MOU’ 등 4개의 자원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그린란드의 자원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또한 향후 북극권 북서항로가 개통될 경우 그린란드 수산물이 우리나라로 직수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린란드는 동-서 최대폭이 1250km, 남-북 최대 길이가 2675km로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반도 면적의 10배다.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 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희토류와 광물자원이 숨어있다. 그린란드 남부 지역의 잠재량만으로 세계 희토류 수요량의 25%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다. 현재 미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일본 등 선진 각국들은 그린란드의 미래 자원을 선점하려고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앞다투어 참가하고 있다.

“2002년 이후 광물채굴권 발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7년 이후에는 광물탐사가 폭증했어요. 혹독한 자연 환경에서 어로와 수렵에 의존해 살던 이누크족의 삶이 기후변화로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그린란드 본토에서 발견된 광물은, 아연, 철, 루비, 금, 몰리브덴, 희토류 등이다. 납과 아연, 철광은 그린란드 북쪽에 위치한 시트런 피오르드(Citrone Fjord)에, 몰리브덴은 중동부 맘베리(Malmbjerg), 루비와 사파이어는 남서부 하단, 철광은 남서부, 납과 아연, 은은 중서부, 희토류는 남부 하단에 각각 채굴된다. 그린란드 내륙의 광물채굴권 발행은 2002년 이후 6배 가량 늘었다.

아직까지 상업적 가치가 있는 석유, 가스전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주요 석유메이저들을 중심으로 탐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001년 이후 그린란드 서남해안의 20여개 광구에서 지질조사와 탐사활동이 진행됐다. 외국기업이 광구를 얻는 방법은 국제입찰 참여와 관심지역 탐사 후 승인을 획득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외국기업은 광구 참여 때 그린란드 국영 석유회사에 국제입찰의 경우 12.5%, 탐사 후 승인획득에는 8.5% 지분을 이전해야 한다. 베틀슨 장관은 “지난 10년간 그린란드는 지하자원에 대한 지리학적 조사를 마무리했다”며 “본격적인 자원 탐사를 위해 내년부터 150여개 탐사 면허를 기업에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린란드에서 주목 받는 곳은 북동부 지역이다. 그린란드 광물석유청(BMP)은 2012년과 2013년 국제입찰 대상지역과 일정을 발표했다. 특별분양과 일반분양으로 진행되며 특별분양에는 그린란드 이익단체에게 선참여 권리를 부여한다. 이 단체는 엑손, 스타토일, BP, JOGMEC, 쉐브론, 쉘, Nunaoil 등 그린란드 국영회사와 석유메이저로 구성됐다. 특별분양은 2012년 12월 15일 입찰이 마감됐다. 일반분양은 모든 기업에 개방된 만큼 우리나라도 참여할 수 있다.

그린란드는 막대한 석유와 가스자원을 가지고 있어 ‘기회의 땅’으로 불리지만 여전히 전 국토의 85%가 얼음에 덮여 있어 개발이 쉽지만은 않다. 여름과 겨울이 반년 이상 지속되는 북극해 특성상 탐사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하다. 그린란드 정부가 광구 탐사권을 10년 단위로 부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수심 500m 이하의 천해지역이지만 유빙으로 위험하다. 그린란드가 동시에 ‘위기의 땅’으로 불리는 이유다.

한국가스공사는 2013년 7월 1일 사전입찰자격심사, 10월 15일 입찰 마감인 일반분양에 참여할 예정이다. 베틀슨 장관은 “광물자원부 홈페이지(www.bmp.com)에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며 “탐사 면허를 받은 기업은 5년간 매장량 등을 조사한 뒤 환경영향 등을 보고하면 수입 면허를 얻어 자원을 채굴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자연 보존과 자원 개발 동시에그린란드의 자원 붐은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현상이다. 역설적이게도 기후변화로 북극권 자원 개발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수십년 내 그린란드 빙하의 97%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있다. 자연보존과 자원개발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게 가능할까. 이에 대해 베틀슨 장관은 “그린란드는 오랜 연구 기간을 거쳐 친환경적인 개발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그린란드에서 개발 산업을 하길 원하는 기업체들은 모두 엄격한 환경 보호 기준을 충족시킨 후에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현재 경제와 자연, 어획량 등 모든 면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면과 나쁜 면이 모두 존재하지요. 2009년 덴마크 정부로부터 자치권이 확대되면서 그린란드 내부에서는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산 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제를 하루빨리 다변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베틀슨 장관은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국가”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북유럽 국가 등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자원 개발이 이뤄졌습니다. 그에 비해 그린란드는 이제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자원도 풍부하고 개발 가능성도 큽니다. 그린란드의 법인세와 원천과세 비율은 37% 수준으로 주요 자원 선진국에 비해 결코 높지 않습니다. 앞으로 한국 기업인들에게 그린란드는 기회의 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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