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능통한 지중파 지도자 나왔다
중국어 능통한 지중파 지도자 나왔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인기가 높기에 박 당선인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과 기대도 남다르다. 대만 역시 박 당선인이 개인적으로 대만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부각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선에 대해 중국과 대만 언론은 주요 유세활동과 결과를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대선결과 발표 직후 중국 언론은 박 당선인의 생애, 이력,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쏟아 냈다. 특히 박 당선인이 중국어에도 능통하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박 당선인은 정치 입문 전인 1987년 대만 문화대학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1년에는 최고 산업전략 과정을 수료하였다. 중국어에 능통한 지중파이기에 외교관계에 있어서도 중국을 고려한 균형정책을 펼 것이라며 반색을 표하고 있다. 또한 중국철학을 좋아하며 “가장 힘든 시기에 내면의 평정을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펑유란(1894~1990)의 『중국철학사』 덕분”이라는 당선인의 세세한 얘기까지 발굴해 보도했다.
자연스럽게 향후 중국과의 협력도 지금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농촌개혁과 관련하여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새마을 운동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예전부터 박 당선인을 주목해 왔다는 신화사 보도는 주목할 만하다. 농촌개혁은 현재 중국 정부가 안고 있는 최대 핵심 과제 중 하나이다. 농업 문제를 전담하는 부총리까지 두고 있을 정도다.
중국 정부는 박 당선인이 2005년, 2006년, 2008년 등 세 차례에 걸쳐 베이징을 방문하였을 때, 외국 정상이 머무르는 댜오위타이 국빈관을 제공하는 등 특별히 예우를 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도 의원 시절 베이징 방문 당시 중국 공산당의 새마을운동 관련 자료 요청에 대해 직접 관련 자료를 정리하여 전달하는 정성을 보였다고 한다.
중국 우호 발언 발굴해 보도후진타오 주석은 박 당선인에게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내, “한중 양국은 수교 후 20년간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하며 “향후 각 영역의 교류를 강화해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주요 언론도 향후 한-중 관계에 대한 우호 분위기를 전파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은 중국은 지속적으로 한국과의 관계 강화를 강조해 왔으며, 정권 교체로 인한 외교정책 변화를 계기로 양국관계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센터 스위안화 교수는 한-중 관계에서 상호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크으므로 안정적인 유화정책 추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원 한국연구센터 피아오광하이 연구원은 “세계 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고, 한국의 최대 무역대상국인만큼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북관계에서도 여성 특유의 온화함을 바탕으로 화해정책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며 한국, 한반도, 동북아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양시위 연구원은 중국과 실질적인 협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한국은 안보 측면에서는 미국에,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구조로, 한중 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이나 지금까지는 형식적인 부분이 많았고 실질적 협력이 부족했다”며 “박근혜 당선인은 한국의 이익을 고려해 향후 5년간 중국과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강화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를 바라보는 대만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양국 관계에 정통한 대만의 모 인사는 현재 대만이 일본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듯이 한국이 ‘대-일 협력모델’을 참고하여 한-대만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양국 모두에게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근혜 당선인이 친(親)대만 인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친분일 뿐이며, 한국의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한다는 국가전략에는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한국과 대만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파트너라기보다는 경쟁 관계에 있으며, 이와 같은 관계는 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발언도 나오고 있다.
한-중 FTA 체결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중국과 대만 간 다소 편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 시나닷컴은 박 당선인이 선거 유세 과정에서 경제외교 관계를 심화할 것임을 밝힌 바 있어 한-중 FTA도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스인홍 교수 역시 한-중 FTA 협상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대만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가 무역자유화, 경제영토 확장을 위해 동시다발적인 FTA 체결을 추진해온 반면에 박 당선인은 중소기업육성 정책에 좀 더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각국과의 무역자유화 정책도 완급을 조절할 것이며, 한-중 FTA 협정도 예전처럼 서두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상황이다.
한국과 교역 중인 주요 중국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앞으로의 양국 간 협력 강화에 대하여 기대감을 보였다. 대부분 중국기업은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한국의 기술력은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 커 양국 간 경협확대는 필연적이며, 이러한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IT분야에 종사하는 P사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과 협력 가능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첨단기술의 사업화 및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IT 기업인 I사는 “새로운 대통령 체제 하에 양국 간의 기업 협력이 안정적인 정치 환경 속에서 여러 분야로 협력 관계를 넓혀나갔으면 좋겠다며, 향후 박 당선인의 공약대로 우수한 중견기업과 글로벌 전문기업이 다수 육성됨으로써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과의 적극 협력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투자를 진행 중인 게임업체 G사는 “한국 신 정권이 한국기업의 대중 투자 및 중국기업의 대한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우대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 운용을 중시한다고 했는데 이러한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문화콘텐트 산업이 발전한다면 양국 간 해당분야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제 협력 기대감 고조대만기업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IT 설비 및 부품을 취급하는 M사는 “박근혜 당선인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육성을 중요시 할 것으로 판단한다. 이로 인해 대기업들에 밀려 해외 진출 여력이 부족했던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개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따라 한국기업과 대만기업간의 협력 및 교류의 기회도 많아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자동화설비를 거래하는 S사는 “박근혜 당선인이 친대만 인사라는 언론보도를 접했다”며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대만은 2012년 초 선거에서 마잉주 총통이 재집권하게 되었으며, 중국은 2013년부터 본격적인 시진핑 지도체제가 가동된다.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박 당선인과의 관계를 정립해나갈지 벌써부터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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