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Special ReportⅢ - 이팔성 회장 다문화부부 100쌍 주례

Special ReportⅢ - 이팔성 회장 다문화부부 100쌍 주례

다문화가정 장학재단 첫 설립 … 독거노인 생활비 지원도 저금리와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고민도 깊어졌다. 갈수록 이익이 줄어들면서 금융권에서는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더불어 이런 어려움에도 4대 금융지주회사는 사회공헌에 활동에 힘쓴다. 몸소 임직원들이 땀 흘리는 봉사활동에서 경제·금융 교육까지 다양하다.



1월 24일 서울 서대문구 냉천동의 가파른 언덕길에 파란 점퍼를 입은 외국인 32명이 들어섰다. 미국·중국·러시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우리은행에 소속된 현지 법인 직원이다. 32명의 직원들은 목장갑을 끼고 저소득 가정에 연탄 한 장 한 장을 정성스레 옮겼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 얼굴에는 시커먼 연탄자국이 하나 둘 늘어났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러시아법인에서 온 안드레이 루카체브씨는 “앞으로 이런 시간이 자주있었으면 좋겠다”며 “따뜻하게 겨울을 보내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을 포함해 우리금융그룹 11개 계열사에 근무하는 국내외 임직원들은 이런 봉사활동이 낯설지 않다. 우리금융은 2010년 4월 창립 9주년을 맞아 2만여명의 직원이 참여하는 ‘우리 커뮤니티 서비스 데이(Woori Community Service Day)’를 만들었다. 떠들썩한 기념식보다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을 돕자는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제안에서 시작했다.

올해로 3번째 맞는 우리 커뮤니티 서비스 데이에 2010년에는 7500여명, 2011년 1만1000여명, 지난해에는 1만4000여명의 계열사 임직원과 가족·고객이 참여했다. 특히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도 교육시설 재보수와 환경보호캠페인을 벌였다. 임직원 중에 30여명을 구성해 저개발 국가에 글로벌 자원봉사단을 파견하는 건 우리금융의 대표적인 봉사활동 중 하나다.



임직원 1인당 연간 봉사활동 70시간우리금융 사회공헌사무국 권은택 과장은 지난해 4월 23~28일 우리금융 글로벌 자원봉사에 다녀왔다. 3년째 봉사활동을 한 권 과장은 2010년 첫 해에는 우리은행 베트남 현지 직원들과 함께 베트남 하노이시 인근에서 직업훈련센터 기숙사와 도서관 짓는 일을 도왔다. 2011년부터는 우리금융이 진출하지 않은 지역까지 봉사활동 범위를 넓혔다.

글로벌 사회공헌이 해외 진출이나 마케팅을 염두에 둔 게 아닌 진정한 사회봉사의 정신을 실천을 위한 것이란 취지를 지키기위해서다. 권 과장은 “2011년 몽골 울란바토르시 인근 바양항가이 지역에 방문해 나무를 심으면서 흙먼지를 뒤집어 썼지만 환경에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지난해에는 더위와 싸워야 했다. 필리핀 다스마리니아스시 빨리빠 지역으로 떠난 봉사단은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만들었다. 이 지역은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으로 필리핀 정부가 2004년 9만여 명의 빈민을 이주시켰다. 교육시설이라곤 초등학교 한 곳이 전부다. 그는 “39~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서 집 짓기와 오물 청소를 하면서 무척 힘들었지만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팔성 회장은 “기업의 사회공헌은 무엇보다 진정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단순 기부보다는 자원봉사 활동 등 임직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한다. 우리금융은 해마다 11월과 12월에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자원봉사 대축제를 실시한다. 이 기간에는 이팔성 회장과 함께 김장김치를 담는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2만6000포기 늘어난 5만6000여 포기를 담았다. 김장김치는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3200가구에 전달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연간 1인당 봉사활동 시간은 2007년 4시간에서 2010년 70시간으로 늘었다”며 “앞으로 시간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외 이웃을 지원하기 위한 ‘나눔의 4계절’ 프로그램도 우리금융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저소득 가정 아동을 후원하는 ‘희망드림기금’과 무의탁 어르신에게 매달 생활비를 지원하는 ‘생활안정지원사업’ 등이 주요 사업이다.

2009년부터 우리금융 15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하고 있는 ‘희망드림기금’은 매월 급여 일에 1만~30만원까지 본인이 신청한 금액에 따라 기부하고 직원들의 기부금액만큼 동일한 금액을 회사에서 보태 저소득 가정 자녀를 후원한다. 애초 43명에서 지난해 100명으로 늘렸다. 서울 중구 지역 독거노인 40가구에 매달 5만원의 생활비도 지원하고 있다.



사회공헌 예산 3년 만에 두 배로우리금융의 사회공헌 예산은 3년 전만 해도 30억원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60억원으로 두 배로 늘었다. 예산이 늘어난 이유는 이 회장의 강한 의지를 보여서다. 대부분의 기업은 회사 수익의 일부분을 사회공헌사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이 줄어들면 예산도 감소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407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45% 줄었다. 그러나 이 회장의 생각은 변함 없었다. 오히려 “1달러의 기부는 19달러의 부가 수익을 가져온다”며 “어려울수록 고객과 사회를 이롭게 하면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 회장의 의지는 우리금융을 바꿔놨다. 과거에는 각 계열사별로 사회공헌 사업을 별도로 진행했지만, 지금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계열사가 움직인다. 이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높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회사 가운데 다문화가정 지원에 적극적이다. 2011년 1월 금융권 최초로 다문화가정 자녀를 돕기 위한 장학재단을 세웠다.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우리금융의 계열사인 경남은행은 결혼이주 여성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다문화가정 합동결혼식에 2억원을 내놨다. 이 회장도 직접 다문화가정 100쌍을 위해 주례를 섰다. 권은택 과장은 “직원들의 봉사시간이 늘어나면서 감사편지를 받는 횟수도 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웃고 행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대한항공, 日 구마모토 노선 재운항...1997년 이후 27년만

2베트남 新 통관법 시행 논의…하노이서 이커머스 포럼

3야구 이어 축구도 점령...골든블랑, 'K리그 우승 축하주' 됐다

4숨은 AI 고수 찾아라…패스트캠퍼스 AI 공모전 ‘GALA’ 연다

5제주항공, ‘한~일 노선’ 시잠 점유율 1위 달성

6㈜보가, 차세대 통합 멀티미디어 시스템 장착한 '보가9 더 뉴 카니발 하이리무진' 공개

7신희은 밀레니얼 머니스쿨 대표가 강의를 선택하는 기준

8'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직장인에게 길을 안내합니다

9"개인적 욕구 커"…로제, 괴롭힘 언급에 눈물

실시간 뉴스

1대한항공, 日 구마모토 노선 재운항...1997년 이후 27년만

2베트남 新 통관법 시행 논의…하노이서 이커머스 포럼

3야구 이어 축구도 점령...골든블랑, 'K리그 우승 축하주' 됐다

4숨은 AI 고수 찾아라…패스트캠퍼스 AI 공모전 ‘GALA’ 연다

5제주항공, ‘한~일 노선’ 시잠 점유율 1위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