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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FORBES KOREA AGENDA 부자의 품격② - 정신·물질·사회 3박자 맞춰야

2013 FORBES KOREA AGENDA 부자의 품격② - 정신·물질·사회 3박자 맞춰야



최근 포브스코리아와 함께 ‘부자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품격 있는 부자의 의미를 찾는 전문가 좌담(지난 3월호 포브스코리아 참조)에 참석했다. 이 좌담에서 ‘정신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물질적으로 그 일을 할 정도의 여유가 있고, 사회적으로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인정받는 사람’을 품격 있는 부자라고 의견을 모았다. 부자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정신 부자, 물질 부자, 사회 부자다. 이 세 가지에 모두 해당한다면 품격 있는 부자, 즉 ‘참부자’라고 표현한다. 이 중 한가지나 두 가지에 포함된다면 그 사람은 ‘일반 부자’다.

우리나라에서 품격 있는 부자로 손꼽히는 사람은 경주 최부자 집, 김만덕 선생, 유일한 박사, 간송 전형필 선생 정도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자로서 가치관이 뚜렷하고, 물질적인 풍요를 획득하는 창조적인 방법을 터득했고, 나눔을 삶의 가치로 삼았다. 품격있는 부자의 의미와 딱 떨어진다. 정신 부자는 법정스님·김수환 추기경 등이 있고, 사회 부자로는 평생 김밥을 팔아모은 재산 50억원을 사회에 기부한 ‘김밥 할머니’를 떠올릴 수 있다. 물질 부자는 국내에서 보통 재산이 30억원 이상이다.

품격 있는 부자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 첫 번째는 정신적 행복이다. 부자는 정신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정을 쏟는다. 정신이 물질을 만든다. 정신적인 분야에서 시작해 물질로 둑을 쌓았다면 사회에 그 물질을 흘려보낼 때 참부자가 될 수 있다.

일제시대 때 유일한 박사는 변변한 의약품이 없어 국민이 병들고 죽어가는 모습을 본 후 제약회사를 세웠다. 오롯이 국민 건강을 챙기려는 노력이 부로 이어졌다. ‘종이가 필요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정보기술(IT)개발에 몰두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는 세계적인 억만장자가 됐다.

정신적으로 나라에 헌신한 부자가 있다. 경주 최부자 집의 최준 선생은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그는 독립운동가 안희제 선생이 세운 백산상회에 자금을 보냈다. 안희제가 최준 집에 강도 복면을 하고 들어가 독립운동자금을 요구한 일화는 유명하다. 안희제는 최준에게 여러 차례 헌금을 받아 면목 없었고, 거절당할까 두려워 강도로 위장했던 것이다.

결국 안희제는 본인임을 밝힌 뒤 약속 어음을 받아갔다. 당시 최준은 헌금의 절반이라도 제대로 전달되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해방 뒤 김구와의 만남에서 안희제에게 전달한 돈과 김구가 받은 돈이 정확하게 일치했다. 최준은 자신의 뜻이 제대로 전달된 사실에 감격했다. 잠시나마 안희제를 의심했던 미안한 마음에 그의 무덤을 향해 대성통곡했다고 전해진다.

두번째 조건은 물질적 풍요다. 아주 공정한 방법으로 부를 쌓는 것은 정당한 부자의 이치다. 존 D 록펠러는 미국 석유 시장의 90%를 독점해 거부가 됐다. 노동조합을 끊임없이 탄압했고, 경쟁사를 파산시킨 결과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록펠러가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했다 해도 그가 생전에 지은 악행은 다 갚을 수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록펠러는 재산 중 극히 일부를 가난한 사람에게 대가 없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절했다. 나쁜 짓을 해서 번 돈을 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다. 록펠러는 그 일로 엄청난 충격을 받고 목사를 찾아가 상의했다. 그 후 완전히 변한 그는 평생을 자선가로 살았다.

깨끗한 부자가 되는 법은 절약과 창조 두 가지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절제된 삶을 통해 재산을 모으는 게 첫 번째다. 빈 병을 모아서 팔고 외식할 때마다 남은 반찬을 싸서 가져오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하는 것은 두 번째 방법이다. 현재 국내에서 단숨에 부자 대열에 합류한 김정주 NXC 대표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은 게임 개발로 부자가 됐다.

미국의 월마트, 독일의 머크, 스웨덴의 발렌베리 가문이 존경받는 이유는 정당하게 부를 일군 때문이다. 특히 발렌베리 가문은 스웨덴 국민이 자랑스러워할 정도다. 창업주의 경영철학이 민주적 경영을 통한 국민 경제 공헌이다.

품격 있는 부자의 마지막 조건은 사회적 만족이다. 부자는 의무적으로 사회에 도움을 줘야 한다. 이유는 두 가지. 첫째, 혼자서는 부자가 될 수 없다. 당연한 얘기다. 자동차 회사가 돈을 버는 데는 사람들이 차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즉 사회의 여러 방면에서 지원을 받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

둘째, 부자의 재산을 지키는 게 사회다. 러시아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는 자선활동을 열심히 했다. 재산이 많았지만 아낌없이 기부해서 부인이 열세명의 자녀를 키우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러시아 혁명 당시 상당수 부호들이 곤욕을 치를 때 톨스토이는 폭동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좋은 일을 하면 누구나 존경하게 마련이다.

“몇년 전부터 나쁜 꿈을 꿔서 잠을 이룰수없다”고 말하는 부자들이 있다. 그들에게 “자신을 숨기고 모르는 분을 도우면 단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고 일러준다. 그대로 따라한 부자들은 혈색이 좋아진다.

품격 있는 부자가 되려면 세 가지 조건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정신적으로 풍요하고, 안락한 생활을 하면서 나눔 활동을 하는 삶이다. “지게꾼에게 가장 좋은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지게를 내려놓고 땀을 닦을 때 입니다.” 젊을 때 지게를 지다가 사업가로 성공한 창업가 얘기다. 그는 상당한 부를 쌓은 이후 봉사하는 삶의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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