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80㎞ 자전거 코스 … 출입금지 구역 많아 주의해야 백사장이 단단해 비행장으로도 쓰였다는 사곶해변.
서해 최북단, 북한 쪽에 깊숙이 자리한 백령도는 국방의 최전선이다. 우리에게는 위태롭긴 해도 절대 유리한 교두보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껄끄럽기 짝이 없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그래서 정예 부대인 해병 흑룡부대가 지킨다. ‘민간인 반 군인 반’이라고 할 정도로 군인이 많다.
인천항에서 무려 191㎞나 떨어진 이 멀고, 어쩌면 위험해 보이는 섬은 덕분에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남아 있다. 45.8㎢의 작지 않은 면적에 해안 절경과 포구 등 볼거리가 다채롭다.
1. 두무진의 해안 절경. 3. 심청각의 심청 상 뒤로 북한땅이 선명하다. 4. 백령대교 근처의 창바위. 군사지역이라 비경 잘 보존돼공간적·심리적으로 멀어 백령도는 망망대해 한 가운데에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인천 옹진군 백령면으로 육지에서 11㎞ 밖에 떨어지지 않다. 그 육지가 북한 땅(황해도 용연군)이어서 인천에서 쾌속선을 타고도 4시간을 가야 하는 까마득히 먼 섬이 됐다. 이처럼 백령도는 본토에서 너무 멀고 북한과 접경한 군사지역으로 인식돼 여행지로는 관심 밖이었다. 그러나 잘 보존된 비경이 알려지면서 관광지로 새롭게 떠올랐다.
백령도까지 뱃길이 험해 거리가 훨씬 멀게 느껴진다. ‘심청전’에 등장하는 그 험한 바다 ‘인당수’도 백령도와 마주한 북한의 장산곶 근처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다 서해해전과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같은 북한의 도발 분쟁구역을 가까이 스치며 북서진(北西進)하는 동안 남북 대치상황을 잊고 지낸 안이한 마음에 긴장이 감돈다.
내내 잔잔하고 얕은 바다일 것 같은 서해도 멀찍이 나오면 파도가 거세다는 것을, 요동치는 배와 선창을 때리는 파도를 보며 실감한다. 그렇게 힘들여 백령도 용기포 선착장에 도착하면 마치 이국땅에 온 듯 감회가 새롭다.
2. 해안 철색선과 북한땅을 보며 달린다.백령도는 지형적으로도 다채롭다. 서울의 구(區) 2개 정도의 면적에 가장 높은 산은 184m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망졸망한 산줄기가 복잡하게 퍼져 있고, 해변·내륙의 풍경과 지형이 변화무쌍하다. 작은 섬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넓은 들이 있는가 하면, 해금강을 방불케하는 해안 절벽과 비상시에는 활주로로 쓰인다는 3.7km의 사곶해변이 장대하다.
북한을 상세히 볼 수 있는 해병관측소(OP)와 백령기상대, 심청전의 전설, 100년이 넘은 교회, 까나리 액젓 익어가는 작은 포구…. 그러나 숱한 비경과 볼거리를 전부 쉽게 보기는 어렵다. 해안 일주도로는 비포장에 경사가 심한 곳이 적지 않아 산악자전거 아니면 이 비경의 섬을 속속들이 보기 어렵다.
자동차를 이용한다면 포장도로를 따라 몇 군데 주요 관광지만 둘러보고 반나절에 섬을 모두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특별한 위치에, 특별한 경치를 가진, 이 특별한 섬은 주마간산으로는 절대 속살을 볼 수 없다.
자전거로 섬을 돌아보려면 남북으로 구간을 나눠 최소 이틀은 잡아야 한다. 백령도의 중심지인 진촌리를 기점으로 잡아 첫날은 남쪽을, 둘째 날은 북쪽을 돌아보는 것이다. 인천에서 출항한 배가 닿는 용기포 선착장을 거쳐 사곶해변을 지나면 남쪽 해안이 끝날 때까지 내내 비포장과 포장이 뒤섞인 산길이다.
이렇게 진촌리로 돌아오면 코스 길이는 약 37㎞이다. 북쪽 구간은 백령도 최고 비경으로 꼽히는 두무진의 해안 절벽과 해병관측소, 철책선이 바다를 가리는 이름 없는 해변 길, 현무암이 뒹구는 하늬해안, 가파른 용기원산이 연이어 있는 40㎞ 코스다.
북한 땅이 지척에 보이고 북한과 중국 어선이 눈앞에서 오락가락 하는, 묘한 긴장감 속에서 은근하게 드러나는 백령도의 비경은 더없이 매혹적이다.
단, 백령도 전체는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철책선이나 출입금지 표시가 된 곳은 출입을 삼가고, 해가 지기 전에 일정을 마무리한다. 노면과 경사가 험한 구간이 있어 산악자전거가 아니면 다소 무리가 따른다. 해병 OP 견학은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한다(6여단 작전참모실 032-837-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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