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spectives U.S. POLITICS - 공화당의 이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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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힘을 믿지 못하겠다면 그레그 월든을 보면 된다. 4월 초 그 오리건주 출신의 8선 공화당 하원의원이 CNN 방송에 나가 오바마 대통령을 비난했다. “노인들의 등에 업혀서 예산 균형을 이루려 한다”고. 대통령의 사회보장 예산 삭감안을 일컫는 말이다. 월든은 최근 전국공화당하원위원회 의장이 됐다. 2014년 공화당의 하원 의석 유지 노력을 그가 총괄하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는 사실상 진보 쪽에 서서 오바마를 공격했다. 그리고 역시 곧바로 보수파들이 그를 공격했다.
공화당의 성장클럽(The Club for Growth)은 작은 정부 강령에서 이탈하는 당원을 응징하는 역할을 한다. 그들은 다음 예비선거에서 그를 탈락시키겠다고 위협했다. “그레그 월든이 진보적인 이력의 소유자라는 건 원래부터 알았다. 하지만 사소한 사회보장 개혁에 공개적으로 반대함으로써 그런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고 그 단체의 회장 크리스 초콜라가 말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그 이단적인 하원의원에 관한 질문에 답했다. “월든의장의 말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마디 덧 붙였다. “그 정도만 말하겠다.”
갑작스런 악평은 월든에게는 큰 변화였다. 그 전까지 그는 워싱턴에서 썩 알려진 인물이 아니었다. 포틀랜드 동쪽 광활한 평지 지방 출신이다. 선거에서 30%포인트가 넘는 차이의 압승을 다반사로 했다. 주 동부 지역을 줄기차게 돌아다닌 덕분이라고 오리건주 사람들은 말한다. “그 지역 사람들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기 원한다. 그레그는 이들 작은 마을을 찾아가 모든 사람의 말을 다 들을 때까지 머문다.”
오리건주 공화당의 그레그 레오 사무국장이 말했다. 주 정계에서 가장 탁월한 대중 연설가로 손꼽힌다고도 덧붙였다. 현지 보수파들이 월든의 이른바 배신을 크게 우려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레오는 말한다. “그레그는 그만의 정확한 방식으로 사안을 판단했다. 그것이 오리건주의 특성이다. 우리는 당의 노선이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대로 말한다.”
월든은 몇몇 라디오 방송국을 소유하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여러 오리건주 경선에서 선거 운동원으로 활동했다. 워싱턴으로 진출해 전임자 데니 스미스의 공보비서로 일했다. 다시 오리건으로 돌아가 역시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 주의회에 진출했다. 1998년 연방의회로 도약해 수년간에 걸쳐 차근차근 리더십 지위에 올라섰다.
보좌관들에 따르면 점잖은 월든은 전형적인 공화당 하원의원의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미국 의회에서 오리건주 출신의 유일한 공화당원이다. 하원 고위 측근의 말에 따르면 그는 “ 열심히 일하고, 절대 언성을 높이지 않으며, 화를 내는 법이 없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4월 초 월든과 인터뷰는 되지 않았지만 한 대변인이 뉴스위크에 말했다. “그는 현재의 노인들에게 더 많은 고통을 줘서 낭비적 지출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방안에 반대한다.” 다시 말해 그는 사회보장 문제에서 오바마의 왼쪽에 자리잡으면서 그 과정에 자신의 지지기반에 등을 돌렸다. 그레그 월든은 그 자리가 전혀 불편하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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