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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TARY CARROTS - 살 빼고 돈 번다

MONETARY CARROTS - 살 빼고 돈 번다

기업체의 팀기반 체중감량 보상 프로그램 인기 끌어



양배추 수프와 해독주스로 열심히 다이어트를 했는데도 체중이 줄지 않는다면 요즘 미국을 휩쓰는 새로운 다이어트를 시도해 보라. 살을 빼고 돈으로 보상 받는 꿩 먹고 알 먹는 다이어트다. 금전 보상을 목표로 단체로 운동하는 것이 체중 감량 방법 중에서 동기 유발이 가장 좋은 듯하다. 앳킨스(육류를 위주로 하는 ‘황제 다이어트’)와 사우스비치(저인슐린 다이어트)도 그에 밀릴지 모른다.

일반 기업과 보험회사들은 회사 직원들이 당근을 더 많이 먹어 살을 빼도록 하려고 '돈 당근'을 주는 방안을 실험해왔다. 오바마케어(미국의 새로운 건강보험법)는 체중을 줄이거나 담배를 끊어 건강해지려는 피고용인들에게 재정적 인센티브를 더 많이 준다. 최근의 연구에서 체중감량을 돈으로 보상해주는 프로그램에서 팀에 참여하는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보다 감량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에 현금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효과적이긴 하지만 그 전제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아이에게 방청소를 하면 막대사탕을 주는 것과 뭐가 다른가?”
미시간대 과학자들이 실시한 이 연구는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에서 체중감량을 원기업체의 팀기반 체중감량 보상 프로그램 인기 끌어살 빼고 돈 번다하는 피고용인 그룹 두 개를 대상으로 했다(한 그룹은 5명으로 구성됐다). 한 그룹에는 체중을 줄이면 매달 각자에게 100달러씩 지급했고, 다른 그룹은 매달 전체 500달러를 주고 감량 정도에 따라 나눠 가지도록 했다.

그 결과 두 번째 그룹이 훨씬 적극적으로 운동을 해 체중감량 목표를 넘어섰다. 그런 점에 착안해 헬시웨이지 같은 단체 체중감량 전문업체가 속속 생겨나는 중이다. 팀이 체중감량으로 현금을 많이 받도록 도와주는 회사다. 투자가 출신 데이비드 로던베리가 2009년 설립한 헬시웨이지는 "웰니스가 돈이다"는 표어를 내건다.

헬시웨이지는 고객 기업이 500개 이상이다. 세븐일레븐과 오피스디포가 포함되며 휴스턴과 댈러스의 전체 학군도 고객이다. “5년에서 10년 안에 이 부문이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로던베리가 말했다.

헬시웨이지는 세 종류의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전부 목표를 달성하거나 넘어서면 현금 보상이 따른다. ‘10% 도전’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자신에게 돈을 걸도록 한다. 참가비 150달러를 낸 뒤 6개월 뒤 체지방 10%를 줄이면 300달러를 받는다.

비만인 사람이 1년 안에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으로 떨어지면 최고 10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헬시웨이지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매치업’은 다섯 명으로 구성된 팀들을 서로 경쟁시켜 체중을 가장 많이 감량한 팀에게 1만 달러의 상금을 지급한다.

로던베리는 ‘매치업’ 프로그램의 경우 사무실에서 가장 비대한 사람들이 최고 인기라고 말했다. 체중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체중을 줄이는만큼 돈이 더 들어온다. “고등학교의 체육시간과 정반대”라고 로던베리는 말했다. “모두가 비만인 사람을 자기 팀에 끌어들이려고 경쟁한다.”

헬시웨이지의 고객 기반은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오바마케어법의 합헌 판결을 내린 후 급속히 확대됐다. 기업들은 건강한 직원에게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의료 비용을 줄이고자 한다. 때로는 과체중 직원이나 흡연자에게 보험금을 높이 책정해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의 주택담보대출 서비스 회사에서 일하는 존 위커는 가족과 함께 헬시웨이지의 매치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처음엔 체중이 180㎏이었다. 프로그램이 끝났을 때 그는 36㎏을 줄였고 그가 속한 팀은 모두 합해 100㎏ 이상을 줄여 대상으로 1만 달러를 받았다. 그의 몫은 2000달러였다. 위커는 그 돈으로 1968년 모델 무스탕을 새단장했다.

위커는 헬시웨이지에 가입하기 전에 체중감량 리얼리티 쇼 ‘비기스트 루저(The Biggest Loser)’에 참가 신청을 했다. 그러나 예선 심사에서 떨어진 뒤 체중을 줄이려는 의욕을 잃고 말았다. “내게 필요한 당근은 돈이었다”고 위커가 말했다. 그는 헬시웨이지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68㎏ 이상을 줄였다.

건강 증진에 금전적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는 체중감량을 현금으로 보상하는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는다. 건강경제학 유럽저널(The European Journal of Health Economics)에 최근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멕시코시티의 동성애 남자들은 연 평균 288달러를 주면 정기적으로 HIV 검사를 받을 것을 서약했고 안전한 섹스에 관한 상담을 정기적으로 받았다.

멕시코시티의 매춘 남성은 연간 156달러만 주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안전한 섹스를 실행하도록 남성 동성애자에게 현금을 주면 멕시코의 공중보건에 드는 비용이 크게 절감될 수 있다. 현재 멕시코 정부는 HIV 감염 환자 1명 당 투약 비용으로 연간 7000달러를 지급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에 현금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 효과적이긴 하지만 그 전제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아이에게 방청소를 하면 막대사탕을 주는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미 과학건강협회(ACSH)의 조시 블룸 박사가 반문했다. “효과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별 것 아닌 100달러를 벌려고 체중을 줄일 수 있다면 그런 보상 없이도 얼마든지 감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인간의 생명이 진짜 그렇게 싸구려인가?”

행동경제학자들이 오랫동안 말했듯이 사람은 무엇인가 선택하는 문제에서는 반드시 합리적이지 않다. 때로는 약간의 가욋돈이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실천하도록 만드는 데 효과적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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