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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경영으로 글로벌 1위 노려

스피드 경영으로 글로벌 1위 노려

비스테온 공조사업부 인수 마무리 … 현대·기아차 의존도 낮춰



국내 최대 자동차 에어컨·히터 제조기업 한라비스테온공조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올 초 모기업인 미국 자동차 부품회사 비스테온 소유의 18개 글로벌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면서다. 이 회사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이름을 한라공조에서 한라비스테온 공조로 바꾸면서 곧바로 모든 공장과 업무용 건물, 사내 비품의 기업이미지(CI)를 교체했다.

박용환(57) 사장의 스피드 경영을 엿볼 수 있다. 박 사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6년 한라공조 설립 원년에 입사했다. 이후 캐나다법인장 이사와 미주담당 상무, 기획실장 전무를 거쳐 2011년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스피드 경영을 강조한다. 빠른 고객 대응과 의사 결정, 효율적 조직 운영, 강한 팀워크, 우수한 기술력 등 한국 고유의 강점을 전세계 법인에 빠르게 이식한다. 동시에 글로벌 경영 시스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등 선진 시스템을 도입해 공조기업 세계 1위 자리를 노린다. 그의 스피드 경영으로 지난해 이 회사는 매출 3조6530억원, 영업이익 3095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14.4% 늘었다.

인수·합병(M&A) 과정에서도 스피드가 돋보였다. 관련 업계에서 1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본 4300억원 규모의 비스테온 M&A를 마무리 짓는 데 불과 4개월 걸렸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이번 흡수합병으로 세계 18개국, 33개 생산공장, 5개 연구센터, 7개의 마케팅센터를 보유하게 됐다.

덕분에 현대·기아차 납품 의존도를 기존 75~85%에서 60%로 낮췄다. 대신 폴크스바겐·아우디뿐만아니라 인도 마루티스즈키, 중국 이치자동차 등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했다. 세계 시장점유율은 9%에서 13%로 뛰었다. 일본 덴소에 이어 세계 2위다. 중국 상하이·난징·광저우 등지에 5개 공장 시설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생산망도 확충했다.

앞으로 친환경 자동차 공조 시스템 개발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차량 운행 상태에 따라 분당 회전수(RPM)를 최적으로 제어하면서 차량의 소음과 연비를 절감하는 하이브리드·전기·연료전지 차량용 전동 압축기를 개발 중이다. 배터리 전력소모를 최소화해 전기자동차 난방 때 주행거리 감소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전기 자동차용 고전압 히터 등 친환경 기술 개발도 눈 앞에 뒀다. 현재 BMW의 하이브리드카,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차,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S에 배터리 냉각 시스템을 공급한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2013 페이스 어워드(PACE Awards’) 시상식에서 ‘메탈 씰 피팅(metal seal fitting)’ 기술로 제품 혁신부문 최고 기술대상을 수상했다. 페이스 어워드 상은 세계적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와 관련연구기관·학계에서 매년 자동차부품산업 분야의 혁신기술을 발굴해 시상하는 상이다. ‘메탈 씰 피팅’은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용 에어컨 냉매의 누설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박 사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고객 가치를 높이는데 부단한 노력을 한 결과”라며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 발전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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