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드오션(중동) 피해 블루오션(동남아)으로

이해욱(45) 대림산업 부회장은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의 3남 2녀 중 장남이다. 2011년 5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1995년 대림엔지니어링에 입사해 실무를 익히면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07년 취임한 대림코퍼레이션 대표 자리에선 최근 물러났다. 그룹사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에서다.
국내에서 수년 째 건설 경기 불황이 이어진 가운데 대림산업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해 매출은 10조2533억원으로 2011년보다 28.4% 증가했다. 매출 10조원을 넘긴 건 창립 이래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861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업계는 이 부회장이 대림산업 경영에서 잇따라 성과를 보이면서 경영권 승계구도가 한층 공고해진 것으로 본다.
올해 초반 분위기도 좋다. 1분기 영업이익이 12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다. 매출 역시 2조5160억원으로 22.7% 올랐다.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실적이다. 다른 경쟁사들은 1분기에만 수천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동남아 발전플랜트가 성장 원동력이다. 수주 경쟁이 치열한 중동 화공플랜트 시장 대신 수익성이 좋은 동남아 발전플랜트 수주강화에 나선 게 결실을 맺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동은 유럽업체가 경쟁에 가세하면서 레드오션이 됐다. 2010~2011년 원가율이 악화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낳았다. 대림산업은 동남아에 집중한 결과 2011년 필리핀 페트론 정유공장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업황이 악화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레드오션에 뛰어들거나 신사업 추진에 나서기보다 안정적인 사업에 힘을 모은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도 이 같은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불황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수주 목표는 13조원이다. 이 가운데 현재 23건의 사업이 진행 중인 해외에서 8조7000억원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대림산업의 해외 원가율이 1분기 기준 93%로 안정적인 점을 감안할 때 올해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본다.
강승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다른 건설사와는 달리 신규 시장, 신규 공사 종목으로 진출하지 않아 해외 원가율에 변동이 적다”며 “풍부한 건설 경험으로 경쟁사보다 공사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 인건비 비중이 줄어든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현재 대림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 외에도 중국·필리핀·인도 등지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우디와 쿠웨이트에선 아직 원가율 부담이 남았지만 다른 아시아 사업장들은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가 좋다. 플랜트 외에 석유화학·토목 등의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도 고루 실적을 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 초 사업 기획과 설계·자금 조달 등을 종합적으로 준비하고 시행하는 사업개발실을 신설했다. 수동적이던 기존의 수주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기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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