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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 - 새내기 코스닥 기업 모처럼 훨훨 날다

Stock - 새내기 코스닥 기업 모처럼 훨훨 날다

신규 상장 12개 기업 주가 공모가보다 평균 53% 올라 유가증권시장은 썰렁 … 상장기업 올해 두 곳뿐



구부러지는 회로기판인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만드는 세호로보트는 4월 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가는 7800원. 6월 5일 현재 이 회사의 주가는 2만원으로 급등했다. 이 회사는 상장 첫날 70% 오른 후 상장 이틀 만에 다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자동차용 서스펜션 스프링을 제조하는 삼목강업 주가도 같은 기간 공모가보다 104% 올랐다. 이 회사는 상장 이후 보름 동안 상한가를 네 번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12개 종목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53.4% 올랐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 새내기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박근혜 정부가 벤처·중소기업 육성에 의지를 보였고,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 공모주 청약에 몰린 돈만 11조원이 넘었다. 최근 공모 흥행에 성공한 건 주로 바이오·정보기술(IT) 등 고부가가치 분야 기업이다. 코스닥 지수도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사상 최대치를 뛰어넘었다. 코스닥지수는 5월 28일 585.76으로 마감하면서 2008년 6월 30일(종가 기준) 590.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132조4456억원으로 지난해 말(109조1219억원)보다 21.4% 늘었다. 역대 최고치다. 코스닥 대형주 100개 종목이 포함된 코스닥100지수는 올 들어 11.6%, 코스닥 중형주 300개 종목을 묶은 코스닥미드 300지수는 22%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신규 상장도 이어졌다. 올해 상장 심사를 요청한 기업은 총 16개사로 이 중 5월 말까지 12개 기업이 상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로 늘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닥시장 상장시기를 앞당기는 기업이 늘었다”며 “올해 총 60여개 기업이 상장심사를 신청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사업 분야도 다양해졌다. 그동안 홈쇼핑·바이오·정보기술(IT)·게임 기업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보안업체나 자동차 부품 기업도 늘었다. 자동차 내장재 부직포 소재 전문업체인 금호엔티는 하반기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보안업체인 한국정보인증·파이오링크·케이사인은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 3월 20일 사이버 테러 여파로 정부 차원에서 보안투자비를 늘리면서 보안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코스닥시장과 달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려는 기업은 크게 줄었다. 올 들어 상장한 기업은 딱 두 곳뿐이다. 섬유제조업체인 DSR과 미국 패러렐(Parallel) 육상 유전에 투자하는 ‘한국투자 패러렐 유전 해외자원개발 1호’다. 2010년 11개사가 상장한 것에 비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상장 일정을 보류하는 기업도 늘었다.

현대오일뱅크와 SK루브리컨츠는 실적 악화로 상장계획을 미뤘다.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53%, 영업이익도 48% 줄었다. SK루브리컨츠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42%씩 감소했다.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은 당분간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이 상장을 미루거나 당분간 포기한 건 국내외 경기 회복 지연과 엔저에 따른 수출경쟁력 악화 여파 탓이 크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공모가가 기대를 밑돌 수밖에 없다. 여기에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이나 공시 요건이 까다로워진 것도 한 요인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과 차별화를 위해 5월 20일부터 유가증권시장의 진입 요건을 기존 자기자본 1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매출도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상장 기업 수가 급감하다 보니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을 유치하려고 적극 나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증권사와 공동으로 매출 1000억원 이상 비상장 기업을 상대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후보를 발굴하고, 개별 협의를 진행했다. 6월 19일에는 상장회사협의회·중견기업연합회와 공동으로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비상장기업 임직원을 상대로 상장설명회를 개최한다.

올 하반기에도 코스피 지수 부진, 코스닥 지수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까? 하반기 글로벌 경기 회복 전망에 힘입어 그간 맥을 못춘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가 꿈틀대 코스닥시장이 차별적 강세를 이어 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코스닥시장 강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교보증권 김영준 연구원은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이 좀더 구체화하면 과거 IT 육성이나 녹색성장 때 같은 강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며 “코스닥 지수가 올해 6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원화 강세로 수출 중심인 대기업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지자 내수 위주인 코스닥 종목이 더 각광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기금의 코스닥 종목 순매수 규모가 꾸준히 늘어난 것도 호재다. 올 들어 연기금은 지금까지 코스닥시장에서 42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한 해 전체 순매수 규모의 80%에 이른다.



연기금도 코스닥 투자 늘려코스닥시장 진입 문턱을 낮추는 등 상장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것도 호재다. 정부는 설‘ 립 3년 이상 된 일반기업만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다’는 상장 요건을 없애고 55개 상장심사 항목을 경영투명성 위주로 심사키로 했다. 정부는 6월 중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개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영준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닥 상장 기업의 부침이 심해 퇴출되는 기업이 많았지만 이번 기준 완화로 상장 기업수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유가증권시장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우려와 유럽의 경기지표 부진 등 변수가 여전히 많아 하반기에도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많지만 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로 기업가치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미루는 분위기”라며 “당분간은 코스피 지수가 2000선에서 횡보할 확률이 높은 만큼 유가증권시장이 인기를 끌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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