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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MENT - 빛 바랜 금값

INVESTMENT - 빛 바랜 금값

금이라고 항상 번쩍이진 않는다



지금은 첫 번째이지만 훗날에는 마지막이 될 것이다. 밥 딜런의 1960년대 찬가 ‘시대는 변해가네’의 한 구절이다. 그러나 이 말은 두 명의 거물 헤지 펀드 운용자들에게도 적용된다. 그들은 금융위기 때 미래를 내다본 투자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그리고 그들의 금빛 명성은 이제 타이밍 빗나간 금 투자로 퇴색돼간다.

금은 배당이 없고 수익을 내지 않는 투자다. 오래 전부터 자유주의자, 우파, 인플레이션 혐오자, 격변설 주창자 사이에서 열성팬이 많았다. 종말론 전도사인 TV 프로그램 진행자 글렌 벡을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새로 찍어낸 돈을 경제에 쏟아부은 뒤 몇 년 사이 금이 주류가 됐다. 개인과 기관들이 금(그리고 금광회사들)을 하나의 헤지 투자로 간주하게 됐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계속적으로 시도하는 경기부양 노력에 대한 위험 회피 수단으로 여겼다(이론상 통화공급이 급증할 때 달러 가치는 떨어지고 금값은 상승하게 된다). 존 폴슨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채권의 가치하락을 내다보고 공격적으로 공매도에 나섰다. 덕분에 폴슨은 무명의 중년 트레이더에서 억만장자이자 권위자로 변신했다. 그것은 그레고리 저커먼의 ‘사상 최대의 거래’에 잘 묘사됐다.

2010년 초엔 금과 금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특별 펀드를 설립했다. 데이비드 아인혼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주식을 공매도해 유명해진 운동가 투자자다. 그는 역외 금 전문펀드를 개설했다. 투자자들이 달러 대신 금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2009년 초부터 2011년 9월까지 금값이 100% 이상 올라 1923달러 선에서 절정에 달했다.

그러나 2013년은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가 ‘야만적인 유물’이라고 비웃은 금이 몹시 홀대를 받은 해였다. 금 투자 대세론을 떠받치던 기둥이 하나씩 무너져 내렸다. 글로벌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그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유럽 위기는 아직 해결되려면 멀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그리고 버냉키는 지난 6월 FRB가 조만간 경기부양 노력을 축소해나가기 시작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펑, 거품이 터지고 말았다. 금 현물가격이 130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고점 대비 3분의 1가량 내려앉았다. 금광회사들의 실적과 연동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올들어 지금까지 반토막이 났다. 지금은 PFR 골드 펀드로 불리는 폴슨 골드 펀드의 평가액은 한때 12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2013년 상반기에 평가액의 65%, 그리고 6월에만 23%를 날렸다고 투자자들에게 통보했다. 아인혼의 골드 펀드 평가액은 6월에만 10%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교훈이 있다. 특정 기간에 탁월한 실적을 올리는 자금운용자들이 반드시 다른 기간에도 뛰어난 실적을 올리지는 않는다. 폴슨과 아인혼처럼 바위 같은 역발상 투자자들도 유행에 발목 잡힐 수 있다. 그리고 금이라고 해서 항상 번쩍이지는 않는다.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5대 거품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중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심하게 출렁거렸다. FRB가 돈줄을 조이고 신흥시장 수요가 줄면서 앞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은 성장모델이 다수 주저앉을 듯하다.

쉽게 말해 거품 해소가 시작될 전망이다. 물론 모두가 갑자기 펑 하고 터지지는 않는다. 일부는 꾸준히 서서히 바람이 빠져나갈 것이다. 하지만 그 속도와는 상관 없이 다음의 5대 거품은 상당히 뚜렷한 위험을 제기한다.



신흥시장
: 지난 6월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 증시의 주가가 크게 빠졌다. 동시에 외인 자본이 다시 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그뒤 중국의 경기둔화가 원인이라는 설이 더 강력하게 대두됐다. 중국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것이 이들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타격을 준다는 분석이다. 한편 브라질과 터키 등 한때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던 지역들도 정정이 불안해지며 주가가 급등락한다. 최근의 동요는 세계 각지의 신흥시장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정크 본드
: 지난 수년 간 저금리 환경과 투자자들 사이의 수익률 갈증이 맞물려 정크 본드(고위험 고수익 채권)가 상종가를 쳤다. 그러나 지금은 풍향이 바뀌고 있다. 지난 5월 정크본드 수익률이 5% 아래로 내려가 바닥을 친 뒤 다음 진로는 상승하는 길밖에 없었다. 특히 FRB의 통화축소 시사의 영향이 컸다. 정크 본드 수익률은 이미 2013년 고점 수준인 6.3% 이상으로 순식간에 반등했다. 수익률이 추가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을 더 끌어내릴 전망이다.



주택 단기매매
: 폭넓은 관점에서 주택시장이 지속가능한 회복세에 있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주택 단기매매(house flipping) 세미나, 입찰경쟁, 그리고 주택이 최소한의 위험으로 단기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라는 사고방식이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주택 단기매매가 2005년 수준을 회복했다. 매물은 크게 부족한데 수요가 일어남에 따라 투기꾼들이 꼬이며 부동산을 단기투자 대상처럼 매매하기 시작하게 됐다. 투기꾼들이 빠져나가면 또 다시 부동산 거품이 터질지도 모른다.



비트코인
: 비트코인은 반쯤 찌그러진 거품이다. 남은 바람마저 빠지는 건 시간문제다. 지난 2월 20달러 선에서 4월에 260달러를 돌파한 뒤 하루 만에 100달러 이상 급락해 한 주 사이 6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그뒤 반등하는 듯했지만 4월 말 160달러 이상에서 다시 반토막이 나서 지금은 80달러 안팎이다.

속임수 반등으로 판단된다. 비트코인은 통화가 아니다. 정부를 신뢰하지 않으며 스마트폰에 정보단위로만 존재하는 ‘돈’을 두려워하지 않는 음모론자들의 일시적인 가상증권이다. 유동성이 크게 떨어지는 시장이며 한번 심리가 얼어붙으면 하루아침에 모두 증발해버릴 수 있다.



고성장 소비주
: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 모터스 주가가 고공비행한다. CEO 엘론 머스크는 야심적이고 빈틈없는 사업가다. 회사는 흑자를 내고 자동차는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단기급등하면서 올 들어 주가가 260%나 상승했다.

올 들어 160% 급등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 150% 뛰어오른 소비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도 마찬가지다. 이들 회사 주가가 상승할 이유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업종이 테마주로 뜨면서 묻지마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거품이 잔뜩 끼었다. 넷플릭스와 테슬라처럼 계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회사라도 월스트리트의 원대한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면 급락할 수 있다.

- SOURCE: MARKET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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