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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 ‘꿈의 교실’로 무더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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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드림클래스 여름캠프’ 전국 14개 대학에서 열려 … 교육 소외 중학생 3주간 합숙 멘토링
8월 2일 고려대 서울 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드림클래스 여름캠프’의 강의실 모습. 대학생 강사 김은진씨가 충북 지역에서 온 10명의 여학생에게 영문법을 가르치고 있다.



8월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이공대 캠퍼스. 방학이라 한산한 강의실 곳곳에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강의실마다 ‘특별한 수업’이 한창이다. “얘들아, 오늘은 첫날이니까 간단히 8품사에 대해 배워볼까?” 칠판 앞에 선 대학생 김은진(22, 성균관대 3학년)씨가 말을 이어가자 아이들의 눈빛이 더욱 빛난다.

“선생님, 동사요!” “부사랑 접속사도 있어요!” 김씨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손을 들어올리며 대답한다. 평소에는 선생님의 질문에 답을 잘 하지 않는 사춘기 소녀들이지만, 오늘 수업 만큼은 다르다. 언니처럼 친근한 은진씨의 말투에 아이들의 마음이 활짝 열렸다.

8월 1일부터 고려대에서 열린 ‘2013 삼성드림클래스 여름캠프’ 모습이다. 삼성이 교육 양극화 완화를 위해 2011년부터 도입한 삼성드림클래스(이하 드림클래스)는 학습 의지가 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전국 각 지역의 중학생에게 방과 후 학습을 지원한다.

거주 지역에 따라 전국 주요 도시 중학생을 위한 ‘주중교실’과 도별 중·소도시 중학생을 위한 주‘ 말교실’, 읍·면·도서 지역 중학생을 위한 ‘방학캠프’ 등을 운영한다. 그중에서도 방학캠프는 지역적·문화적 소외 계층인 전국의 읍·면·도서지역 중학생을 상대로 3주간 합숙 집중 수업을 진행한다.

2011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드림클래스는 삼성을 대표하는 교육기부활동이다. 드림클래스에는 연간 중학생 1만5000명(주중·주말교실 9000명, 방학캠프 6000명)과 대학생 4400여 명 등 총 2만여명에 이르는 학생이 참여한다. 사업비 규모가 3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2월까지 주 4회, 회당 2시간씩 영어·수학 수업을 소외 중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중학생들은 지금껏 총 44회 88시간의 수업을 받았다.

이번 여름캠프는 지난해 여름캠프와 올 초 겨울캠프에 이어 3회째다. 7월 24일부터 8월 21일까지 서울대·성균관대·부산대·전남대·제주한라대 등 전국 14개 대학에서 진행했다. 중학생 4700명과 대학생 강사 1410명이 참가했다. 중학생 1300명과 대학생 430명이 참여한 겨울캠프보다 규모가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울대·연세대·이화여대 등 주요 5개 대학에서만 열린 겨울 캠프와 달리 이번에는 성균관대(수원 캠버스)·경희대(수원 캠버스) 등을 포함한 수도권 대학 3곳과 경북대·강원대·부산대·전북대 등 6개 지방대학에서도 열렸다. 경기·충청권부터 호남·영남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의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장을 넓힌 것이다.

7월 24일 오후 이화여대 서울 캠퍼스 학생문화관 소극장에서는 이 대학 김선욱 총장과 서준희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을 비롯해 경기지역 중학생 200명과 대학생 강사 60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식이 열렸다. 서준희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환영사에서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는 청소년들에게 중학생 시기는 기초 학력을 기르고 좋은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때”라면서 “청소년 여러분들이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적성과 장점에 맞는 진로 계획을 세우는 데 삼성드림클래스 여름캠프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대학생 강사 선발 경쟁률 치열8월 1일 시작된 고려대 캠프에는 충북 지역에서 온 300명의 중학생과 고려대 비롯한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이화여대 학생으로 이뤄진 90명의 대학생 멘토단이 참가했다. 한달 전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전형을 통해 선발된 대학생 강사들은 캠프가 시작되기 1주일 전부터 강사 연수를 통해 학습지도법을 익히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들은 3주의 학습기간 동안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한 반은 학생 10명당 대학생 강사 3명으로 구성됐다.

참가 학생이 늘어나면서 올해 여름캠프는 여느 때보다 대학생 강사의 선발 경쟁도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캠프에 참가하는 대학생 강사에게는 250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진다. 이 캠프는 방학기간 동안 뜻 깊은 봉사와 함께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라서 대학생 사이에서도 큰 인기다. 최석진 삼성사회봉사단 홍보부장은 “드림클래스는 소외 지역 학생들에게는 배움과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등록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생들에겐 학비 마련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젊은 선생님을 마주한 학생들도 한껏 기대감에 부푼 듯하다.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대부분이 과외활동 등 사교육은 물론 문화활동의 혜택이 부족한 시골 출신이다보니, 이들에겐 캠프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다. 충북 옥천에서 온 서은우(14)양은 “젊은 선생님들이라 공감대 형성이 훨씬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드림클래스 캠프에는 학습 지도뿐 아니라 명사 특강, 야구경기·발레공연 관람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포함돼 학생들을 들뜨게 한다. 8월 2일 오전에도 고려대 한 강당에서는 성악가 조용갑씨의 특별 강의를 진행했다. 무대 위에 오른 조씨가 어린 시절 집이 가난해 성악 공부를 포기하고 권투선수의 길을 가야 했던 이야기를 시작하자 아이들이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졌다.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성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이탈리아로 건너가 결국에는 세계적인 오페라 무대에 오르게 된 그의 성공 스토리가 아이들에게 자극이 됐다. 박민서(14)양은 “성악가 선생님의 살아온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8월 7일 대전 충남대 정심화홀에서는 캠프 참가 학생들을 위한 토크콘서트 ‘열정樂서’가 열렸다. ‘열정樂서’는 2010년 시작한 토크콘서트로 경제·경영·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멘토들이 특별 강사로 나서 학생들과 소통한다. 원래 대학생을 상대로 하지만, 드림클래스 방학캠프가 열리는 동안에는 중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한다.

개그맨 조세호(양배추)의 진행으로 시작된 콘서트에는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인도 청년 키란 대리와 가수 바다가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 전과 후에는 ‘슈퍼스타K 4’ 출신의 가수 유승우와 걸그룹 걸스데이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전체 캠프 참가자의 30%에 달하는 1300명의 학생과 대학생 강사 430여 명이 참여했다.

이 밖에도 8월 6일 서울대 문화관에서는 국립발레단의 스타 무용수들이 캠프에 참여한 중학생을 찾아 특별 공연을 했다. 공시은 삼성드림클래스 사무국 대리는 “드림클래스 캠프는 학생들의 자기관리 능력을 기르고, 창의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며 “아이들이 자유롭게 저마다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예체능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학업 이외에 다양한 교양·문화 체험도이번 드림클래스 캠프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생명·삼성디스플레이·제일모직 등 12개 계열사가 프로그램 진행에 힘을 보탰다. 이전에는 삼성사회봉사단이 캠프 운영을 도맡았지만, 이번에는 캠프가 열리는 각 학교에 계열사 직원들이 서포터로 참여했다. 기업의 간판 사회공헌 활동이니만큼 가능한 많은 직원이 함께할 수 있도록 참여의 장을 넓힌 것이다.

드림클래스 주중 교실 시행 1년 만에 주중교실 출신 12명의 학생이 과학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마이스터고에 합격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2011년 시범사업을 전후로 해당 학생들의 성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성적향상률이 21%에 달했다. 참여 중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각각 74%와 88% 수준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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