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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GASTROLOGY - “조상의 전통을 이어받은 요리를 하고 싶다”

FEATURES GASTROLOGY - “조상의 전통을 이어받은 요리를 하고 싶다”

요리사 네피 크레이그 잊혀져 가는 아메리카 원주민 음식을 복원하고 새롭게 개발하는 일에 앞장서



네피 크레이그(33)는 지난 2000년 요리학교를 졸업한 뒤 전도유망한 진로를 개척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애리조나주의 유일한 별 다섯 개짜리 프랑스 식당 메리 일레인스에서 출세 가도를 달렸다. 제임스 비어드상을 받은 요리사 브래드포드 톰슨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전통 프랑스 요리 훈련을 제대로 받았다. 하지만 늘 뭔가가 빠진 듯한 느낌이었다”고 크레이그는 말했다. “프랑스 전통은 내것이 아니다. 우리 조상인 아파치족과 나바호족 인디언의 전통을 이어받은 요리를 하고 싶었다.”

지난 7월 어느 화요일 이른 아침 크레이그는 열 살짜리 아들 아리와 나를 자동차에 태우고 애리조나주 화이트 마운틴에 있는 포트 아파치 인디언 보호구역 주변을 달렸다. 아파치족 어머니와 나바호족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크레이그는 펑크록과 스케이트보드 타기를 즐기며 잘 웃는다.

그는 보호구역내에서 제일 큰 마을 화이트리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고 나바호족 보호구역에서도 몇 년 동안 살았다. 하지만 어른이 돼서도 이곳에서 살게 될 줄은 몰랐다. 크레이그는 스코츠데일에 있는 요리학교를 졸업한 뒤 스코츠데일 북부에 있는 고급 컨트리 클럽에서 3년 동안 요리사로 일하다가 메리 일레인스에 들어갔다.

“메리 일레인스에서는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많이 사용했다”고 크레이그는 말했다. “토끼고기와 사슴고기, 호박, 옥수수 등. 내가 토착 음식의 일부로 알고 있던 재료들이지만 그곳에서는 그것들을 프랑스식으로 요리했다. 요리 실력이 향상되면서 내 기술을 우리 민족의 요리법을 소개하는 데 이용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배워야 할 게 많았다.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자랐지만 우리 고유의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학교 교과 시간에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에 온 초기 영국인 정착민들과의 관계 등 아주 단편적으로만 배웠다.” 크레이그가 말했다. 메리 일레인스를 떠난 뒤 그는 토착 음식 되찾기 운동을 시작했다.

넓은 지역을 여행하면서 시식회와 회의를 열고, 다른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사들과 원주민 요리를 연구한 학자들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2009년 화이트 마운틴 아파치족 지역에 선라이즈 파크 리조트가 문을 연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침내 고향에서 내 생각을 펼쳐 볼 때가 왔다”고 크레이그가 말했다.

크레이그는 리조트의 수석 주방장으로 임명됐다. 그의 레스토랑에서는 주로 평범한 미국 음식을 내놓는다. 하지만 손님들은 주방장의 특별 테이블을 예약해 아메리카 원주민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크레이그는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협회와 이 레스토랑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잊혀져가는 조상의 음식을 복원하고 새롭게 개발하는 일이다.

레스토랑 가이드북 재것 웹사이트에서 뉴욕시를 검색하면 이탈리아 식당 554곳, 프랑스 식당 191곳, 일본 식당 179곳이 뜬다. 에티오피아 식당도 10군데 나온다. 하지만 아메리카 원주민 음식 전문 식당은 단 한군데도 없다. 다니엘 불뤼와 마리오 바탈리 등 유명 요리사들보다 훨씬 앞서 맨해튼에 살았던 델라웨어족 인디언의 전통을 이어받은 요리는 찾아볼 수 없다.

“미국 음식은 원주민이 아니라 이민자들의 음식을 바탕으로 발전했다.” ‘미국 남서부 인디언 부족의 음식(Foods of the Southwest Indian Nations)’의 저자인 요리사 겸 학자 로이스 엘런 프랭크(카이오와 인디언의 피를 물려받았다)가 말했다. 요즘 미국인들에게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에 관해 물으면 추수감사절 음식을 들먹이는 경우가 많다.

토머스 메일스는 ‘아파치라고 불리는 사람들(The People Called Apache)’에서 식민지 시대 이전 아파치족은 “수렵·채취·약탈”로 식량을 구했다고 썼다. 메일스는 뉴멕시코주와 텍사스주, 그리고 멕시코 지역의 메스칼레로 아파치족에 관해 썼지만 화이트 마운틴의 아파치족도 마찬가지였다. 도토리와 각종 씨앗, 견과류가 식물을 기반으로 한 그들의 주식이었다. 여기에 생선과 토끼, 라쿤, 조류 등 그 지역에서 잡히는 동물의 고기가 더해졌다. 모든 음식이 지역 생산물을 바탕으로 했다.

프랭크는 이렇게 썼다. “그 시절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 살았던 인디언이었다면 여섯 종류의 연어와 그것들을 잡는 방법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중서부 평야에 살았던 나바호족 인디언이었다면 연어를 단 한 종류도 구경 못했을 것이다.” 초창기 유럽인들과의 접촉과 무역으로 이들에게 새로운 음식이 흘러들어왔다.

오늘날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사들이 토착음식의 일부로 간주하는 것들이다. “양은 1600년대에 유럽에서 처음 들어왔지만 나바호족 인디언은 양목축으로 유명하다. 원산지가 멕시코인 토마토가 이탈리아 요리의 대명사로 통하게 된 것과 같은 이치”라고 프랭크는 말했다.

또 프랭크가 ‘제3의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 역사’라고 부르는 인디언 보호구역 시절의 음식이 있다. 토지의 대부분을 빼앗긴 원주민들은 연방정부에서 제공하는 배급식량에 의존하는 신세가 됐다. 배급식량은 라드와 밀가루, 정제된 설탕이 주류를 이뤘다. 원주민들은 이것들로 프라이 브레드(fry bread, 기름에 튀긴 뒤 꿀이나 잼을 발라 먹는 빵)를 만들어 먹었다.

그후 프라이 브레드는 아메리카 인디언 요리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음식이 됐다. 설탕이 얼마나 첨가되느냐에 따라 인도의 파라타(이스트를 넣지 않고 기름을 바른 팬에 지져 만든 빵)처럼 담백한 맛이 나기도 하고, 미국의 주박람회에서 흔히 보는 엘리펀트 이어(커다란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뒤 설탕을 뿌린 빵)처럼 단 맛이 나기도 한다.

달고 기름져서 건강에 좋지 않은 프라이 브레드는 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에 널리 확산된 건강 위기에 일조했다. 아메리카 인디언과 알래스카 원주민의 약 33%가 비만이며 제2형 당뇨병을 앓는 인구가 16%를 웃돈다. 프라이 브레드를 풍자하는 노래를 쓴 오지브와족 인디언 뮤지션 키스 세콜라는 “프라이 브레드가 미 연방정부보다 더 많은 인디언을 죽였다”고 과장 섞인 말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역사는 어떤 결과를 남겼을까? 다시 말해 오늘날 아메리카 원주민의 요리란 무엇일까? 1993년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에 콘 댄스 카페를 열어 새로운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의 선구자로 인정 받는 로레타 배럿 오든에게 이 질문을 던졌더니 이렇게 되물었다. “바로 그게 문제다. 아메리카 원주민의 음식이란 도대체 뭘 말하는 걸까?”

오든은 이렇게 말을 이었다. “유럽과 접촉하기 이전 아메리카 대륙의 토착 음식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내 음식은 단순하다. 콘 댄스 카페에서는 장작불에 구운 들소 등심에 세이지를 곁들여 육즙과 함께 내놓았다. 토착 요리 대다수는 장작불에 구운 음식이다.”

하지만 토착 음식이 꼭 단순해야 할 필요는 없다. “네피는 프랑스 요리 전통을 배웠는데 나도 그처럼 불에 졸이는 요리를 하고 소스도 많이 쓴다”고 오든은 말했다. “우리 전통재료 중엔 고급 요리를 만들 만한 것이 많다.” 콘 댄스 카페는 2003년 문을 닫았지만 오든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음식을 알리는 일을 계속했다.

2006년 PBS에서 방영된 ‘시즌드 위드 스피릿(Seasoned With Spirit)’ 시리즈도 그중 하나다. 현재 그녀는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카지노 사업의 일환으로 아메리카 원주민 음식 전문 레스토랑을 열 계획인 윌턴 란체리아족 인디언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크레이그는 시베큐족(1881년 아파치 반란으로 유명하다) 지역과 연결되는 큰 도로를 벗어나서 화이트리버 쪽으로 달려 ‘피플스 팜’이라는 농장 옆에 차를 댔다. 이 농장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과 부족 기금, 존스 홉킨스대 아메리카 인디언 보건 센터의 기부금으로 몇 년 동안 운영돼 오고 있다. 크레이그가 태어난 화이트리버 인디언 보건 서비스 병원 옆에 작은 사무실이 있다. 이 농장은 원주민 직원 4명을 고용해 현장이나 가까운 농산물 직거래장에서 작물을 판매한다.

크레이그는 이튿날 저녁에 열 시식회(참석 인원 6명)를 준비 중이었다. 이런 시식회는 크레이그가 최소한의 기본 인원으로만 식당을 운영하는 여름철 비수기에는 흔치 않다. 하지만 성수기인 스키 시즌에는 일주일에 네 번씩 토착 음식 시식회를 연다. 그는 밭 이랑을 오르내리며 호박꽃을 땄다. 몇 주 전에는 강바닥에서 접시로 쓸 돌을 건져올렸다.

“시즌이 끝나면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을 생각”이라고 그가 말했다. 시식회 당일인 수요일 아침 나는 크레이그와 그의아들, 그의 아파치족 조수 두 명(주원 헨드릭스와 랜덜 코센)과 함께 리조트 근처의 숲으로 갔다. 우리는 사시나무와 소나무 사이를 뒤져 먹을 만한 식물들을 채취했다. 후추맛이 나는 꿩의다리(미나리아재비과의 다년초)와 초록 사과 맛이 나는 괭이밥, 그물버섯 등을 땄다. 그리고 접시를 장식할 다양한 야생화도 꺾었다.

크레이그의 시식회에 참석하는 후원자의 약 80%가 아메리카 원주민이라고 그는 말한다. 수요일 저녁 시식회에 참석한 6명 중엔 원주민과 비원주민이 섞여 있었다. 그 지역에서 가정 방문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독교 계통 회사의 이사들이 회사의 특별한 성과 달성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시식회 참가 비용은 1인당 89달러다.

손님들이 도착하기 전 크레이그와 조수들은 주방 한 켠을 정리하고 그 자리에 원형식탁을 놓았다. 근처의 테이블에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요리와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책들을 가져다 놓았다. 거기엔 그가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 시식회를 열었던 독일, 브라질,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요리책들도 있었다.

(크레이그는 뉴욕시의 제임스 비어드 하우스에서도 아메리카 원주민 메뉴를 선보였었다.) 설거지대 위에는 ‘아파치족은 뭐든 더 잘 한다”고 쓰인 배너가 걸려 있었다. 난 크레이그와 세 명의 조수가 음식을 준비하고 손님들에게 서빙하는 동안 그 옆에 서 있었다. 그들은 각 코스마다 내게도 조금씩 맛을 보여줬다.

12코스의 식사는 소량의 전통 ‘트레일 믹스’(trail mix, 등산객이나 여행객을 위한 간편식품)로 시작됐다. 세 종류의 토종 옥수수 알갱이를 구운 것이었다. 그 다음엔 작은 유리잔에 담긴 차가운 멜론 수프와 명아주 샐러드, 빈페이스트로 속을 채운 다음 옥수수 가루로 옷을 입혀 튀긴 호박꽃이 식탁에 올려졌다. 12 코스 중 여러 대목에서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의 삼총사로 불리는 옥수수와 콩, 호박이 사용됐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특별한 신화적 의미가 있는 이 작물들은 전통적으로 함께 재배된다. 이들은 서로의 성장을 돕는다. 요즘의 단일 작물 재배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아메리카 인디언 보건 센터의 앨리슨 발로우 부소장이 말했다.

[아메리카 원주민은 “상생 재배(companion planting)” 방식을 이용했다. 세 종류의 작물이 서로 가까운 곳에 심어졌다는 말이다. 옥수수가 자라면서 콩이 그 줄기를 타고 올라가기 때문에 농부는 장대를 세울 필요가 없다. 또 땅을 따라 퍼지는 호박 줄기는 햇빛을 차단해 잡초가 자라나는 것을 막아준다.]

크레이그는 그 다음에 나오는 좀 더 묵직한 코스들을 각기 두 가지 방식으로 준비했다. 강한 불에 재빨리 구운 연어(크레이그는 손님들에게 “이 지역 음식은 아니지만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 살았던 토착민들의 전통을 따랐다”고 설명했다)는 강바닥에서 주워 온 돌판 위에 담아 냈다. 돌에 낀 이끼 옆에 불에 그을린 솔잎도 곁들였다. 이 요리는 얇게 저민 연어살 위에 수비드(진공저온 요리법) 방식으로 조리한 야생 버섯을 얹고 돌돌말아 경단처럼 만든 요리와 함께 나갔다.

또 구운 오리 가슴살(레몬과 꿀을 넣은 차를 발랐다)은 오리 콩피(육류를 기름에 천천히 익힌 후 기름에 잠긴 상태로 차갑게 보관한 저장음식)와 파프리카로 감싼 토끼 엉덩이살, 그리고 크레이그가 개발한 나나 소스(나이 들어서까지 연방군에 맞서 싸운 유명한 아파치족 전사의 이름을 딴 파슬리 소스)를 바른 토끼 갈비와 함께 선보였다. 들소 등심에 구운 골수를 곁들인 요리도 있었다. 사슴고기는 파스닙 퓨레 위에 얹은 요리와 줄 풀 열매를 곁들인 요리, 두 가지로 나갔다.

디저트로는 웨스턴 아파치족의 프로피테롤(아이스크림 등으로 속을 채운 슈크림의 일종)을 내놓았다. 프라이 브레드를 대신한 이 디저트에는 잣 소스를 곁들인 크림과 녹인 초콜릿이 사용됐다. 달고 칼로리가 높지만 아주 맛있다. “프라이 브레드가 건강에 미치는 좋지 않은 영향 때문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이제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유산으로 자리잡았으니 적당한 선에서 사용할 생각이다.”

지난해 11월 크레이그는 선라이즈 파크 리조트에서 닷새 동안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협회의 ‘토착음식 문화회의’를 주최했다. 유타주의 블랙 쉽 카페, 뉴멕시코주의 워터버드 케이터링 등 아메리카 원주민 음식 전문레스토랑의 요리사들이 요리 시연회를 펼쳤다.

그들은 또 인류학자들과 함께 원주민 요리 역사에 관해 공개토론을 진행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로이스 엘런 프랭크는 이렇게 말했다. “리조트에서 크레이그가 하는 일은 이 지역에 국한돼 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원주민 사회의 롤 모델이 된다. 그는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도움을 주는 원주민 요리사 중 한 명이다.”

지난 9월 크레이그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큰 규모의 시식회를 열었다. 그는 프랭크를 포함한 다른 몇 명의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사와 함께 오하이오주 휴론에 있는 셰프스 가든이 주최하는 행사에 초대됐다. 셰프스 가든은 미국 최고의 레스토랑들이 단골로 이용하는 농산물 재배 업체다.

이 행사 중 한 회의에서 원주민 요리사들은 100여 명의 참가 요리사가 먹을 음식을 만들었다. 크레이그의 말을 들어보자. “여러 다른 전통의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요리사들에게 내 방식으로 만든 아메리카 원주민 음식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뿐 아니라 미 대륙에서 시작돼 세계 각종 요리의 뿌리가 된 요소들을 보여주고자 했다.”

물론 크레이그의 고급 요리가 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에 널리 퍼진 건강 위기를 해결하진 못한다. 201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포트 아파치 보호구역에 사는 1만3409명 중절반 이상이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한다. 가난은 한때 알팔파와 다른 작물들로 풍요로웠던 지역(지금은 대부분 농지가 황폐화됐다)까지 번지고 있다. 시베큐에는 편의점이 단 하나 있는데 그나마 판매대에 진열된 상품이라곤 프링글스(감자칩)와 다른 포장 스낵 몇 가지가 전부다.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는 찾아볼 수 없다.

“한때 풍요로웠던 이 지역이 지금은 식품사막(food desert, 신선한 음식의 구매가 어렵거나 그런 상품의 가격이 너무 비싼 지역)이 됐다”고 크레이그는 말했다. 그는 이 문제 역시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올해 초 그는 웨스턴 아파치족의 농업과 물 이용 활성화를 위한 비영리 단체를 공동 설립했다. 이 단체는 보호구역 내의 작은 마을 맥내리에 농장을 지었다. 또 선라이즈 파크 리조트에서 요리 워크숍을 주최하고 아파치족 노인들에게 포장된 아메리카 원주민 음식을 배달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크레이그는 이런 노력이 고급 요리에 대한 자신의 포부와 양립할 수 있다고 여긴다. 이 두 가지는 하나의 공동 목표로 연결돼 있다. 아메리카 원주민들과 바깥 세상에 토착음식을 새롭게 소개하는 일이다. 크레이그는 15년 전 요리학교에서 “세상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되는 요리는 프랑스·이탈리아·아시아 요리, 세 가지뿐이라고 배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동과 아프리카를 비롯해 많은 지역사람들이 이런 단순화에 이의를 제기한다.

크레이그는 이런 이른바 ‘기본 요리’들이 아메리카 토착 음식과 만나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고 말한다. 그는 현대 이탈리아 요리에서 토마토의 역할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고추의 도입은 아시아 요리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대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는 아직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세 개를 확보하지 못했다.

또 이탈리아의 라비올리(만두의 일종)나 프랑스의 코코뱅(브루고뉴식 닭 요리)처럼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다. 크레이그는 이런 상황이 바뀔 날이 오리라고 희망한다. “아메리카 원주민 요리는 프랑스·이탈리아·아시아 요리에 이어 세계 기본요리의 4번째 순위에 해당하며 그리스트에 꼭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필자 폴 워크터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하퍼스와 뉴욕 타임스 매거진 등에 기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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