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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ITARIANISM -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계에 전한다

HUMANITARIANISM -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계에 전한다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 2013 어머니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로 추운 겨울에 따스한 온기 불어 넣어



“하늘로부터 받은 선물 중 어머니보다 더 훌륭한 선물은 없다.” 고대 그리스 시인 에우리피데스가 2500년 전에 했던 말이다. 과거 영국문화협회(The British Council)가 세계 102개국 비영어권 국가의 시민 4만명을 대상으로 ‘가장 아름다운 영어 단어’ 10가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이때 가장 많이 꼽은 단어가 바로 ‘Mother(어머니)’였다. Passion(열정), Smile(미소), Love(사랑), Eternity(영원)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이렇듯 어머니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생명의 본향이자 늘 그리움의 대상이다. 예나 지금이나 어머니는 사랑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자녀들을 위한 어머니의 무한 사랑은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다.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온 세계에 전한다”는 목표로 활동하는 글로벌 복지단체가 있다. 1995년 창립된 한국의 사단법인 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International WeLoveU Foundation, 회장 장길자)가 그 단체다.

(왼쪽) 2012년 11월 22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어머니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는 한국 최초 귀화인 국회의원인 필리핀 출신 이자스민 의원도 동참했다. (오른쪽) 2012년 5월 13일 세계기후난민을 돕기 위해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 14회 ‘새생명 사랑의 가족 걷기대회’에는 마거릿 클라크 퀘시 주한 가나대사, 하리 반 우오든 주한 네덜란드 투자청장 등이 함께했다.
매년 이맘 때면 위러브유가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일깨우는 행사가 어김 없이 열린다. 2003년 시작한 ‘어머니 사랑의 김장 나누기’가 그것이다. 올해 김장 나누기 행사는 11월15일 경기도 성남시 시청 광장에서 열렸다. 모처럼 내비친 늦가을 햇살에 제법 날씨가 따뜻했던 이날 아침부터 성남시청 광장한 켠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김장 나누기 봉사에 나선 200여 명 회원들의 앞치마와 머리 수건과 김장 양념, 주변 단풍잎까지 같은 색깔로 조화를 이뤘다.

이날 행사에서 위러브유 회원들이 담근 김치 분량은 8000㎏에 달했다. 3500여 포기의 배추를 고르고, 다듬고, 절이는 등의 일은 충북 옥천의 위러브유 회원들이 담당했다. 멸치·다시마· 양파로 낸 육수에 무채· 갓· 미나리· 쪽파 등의 채소, 오징어·생굴·생새우 등을 넣은 김장 양념도 위러브유 회원들이 손수 만들었다. 위러브유 여성 회원들이 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는 동안 연녹색 유니폼 조끼를 받쳐 입은 남성 회원들은 미리 준비한 김장대에 절인 배추와 양념을 나르는 일 등을 곁에서 부지런히 도왔다.

위러브유 회원들은 오전 10시 30분쯤부터 두어시간 동안 정성을 다해 김장을 했다. 회원들은 직접 버무린 김치를 들어 보이며 어려운 이웃들을 향해 “김치 맛있게 드세요”라고 합창하며 환하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위러브유의 한 관계자는 “사람이 세상을 사는데 가장 큰 힘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일 것”이라며 “따뜻한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김치를 통해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자 올해도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이번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서 회원들과 함께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김장을 했던 장길자 위러브유 회장은 “어렵게 사는 이들에게는 김장 김치가 반 양식”이라며 “회원들이 담근 김치로 삶의 희망과 용기를 얻길 바란다”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바쁜 일정 중에도 짬을 내 행사장을 찾아 일손을 거들었다. 이 시장은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어머니의 사랑으로 버무린 김장 김치에 담긴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이 어려운 이웃에게 온돌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위러브유 회원들에게 여러 차례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시장은 김장 나누기 행사의 취지 설명을 듣고 “내년에도 꼭 성남으로 와달라”며 즉석에서 요청해 위러브유 회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가수 윤태규씨, 격투기 선수 임치빈씨 등도 김장을 하는 데 기꺼이 함께 했다. 봉사 활동에 꾸준히 참여한 윤태규씨, 처음 김장 행사에 나선 임치빈씨는 위러브유 장길자 회장 양 옆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장길자 회장이 입안에 넣어주는 김치를 맛본 두 사람은 “어머니의 사랑이 담겨 있어 더 맛있게 느껴진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윤씨는 “작은 김치 한 통이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에 불씨가 되어 겨울을 따뜻하게 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임씨 역시 “작은 손길을 보태지만 어려운 이웃들이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김장은 다 아는대로 손이 많이 가는 힘든 일이다. 그러나 위러브유 봉사자들은 행사 시간 내내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흐뭇한 표정들이었다.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에서 온 박희 씨는 “김장은 담그는 사람마다 솜씨와 맛이 다르지만 그 안에 담긴 어머니의 사랑은 하나”라며 “이 김치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이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구영선 씨는 “우리 주변의 이웃을 위해 여럿이 함께 담그니까 힘들지 않고 오히려 더 힘이 난다”고 즐거워했다. 이날 김장 행사를 지켜본 이말순씨 등 성남시민들은 한결같이 “김치가 정말 맛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즐겁게 봉사하고 나누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고 격려했다.

(왼쪽)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에 잠겨가는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 국민들이 올해 9월 24일 열린 클린월드운동에 위러브유 회원들과 함께 참여했다. (오른쪽)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는 투발루의 시급한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9월 24일 물 저장탱크 20개를 지원했다.
위러브유 회원들이 김장하는 동안 10㎏ 씩 포장한 김치통 800여개가 행사장 앞 계단에 차곡차곡 쌓였다. 위러브유는 이날 담근 김장 김치를 경기도 성남시에 전량 기증했고, 성남시에서는 자체 선정한 관내 독거노인, 어린 나이에 생계를 꾸리는 청소년 가장, 저소득층 가정 등 어렵게 사는 이웃 800세대에 전달했다. 장길자 회장은 이날 김장나누기 행사가 끝난 뒤 독거노인 등 저소득층 가정을 직접 방문해 갓 담근 김장김치와 함께 쌀과 라면, 식용유 세트 등 식료품 등 전달하기도 했다.

‘어머니 사랑의 김장 나누기’는 위러브유가 10여년째 이어오고 있는 행사다. 이 행사는 그동안 남산골 한옥마을, 서울놀이마당 등 주로 서울에서 열렸다.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로 행사 무대를 옮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방의 어려운 이웃에게도 김장 김치를 통해 ‘어머니 사랑’을 전달하려는 목적에서다. 올해 행사 참가자는 대부분 한국인 회원들이었지만 2007년부터는 외국인들도 꾸준히 동참했다. 주한 외교관 가족을 비롯해 다문화 가정, 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외국인들이 김장을 함께 한 것이다.

대표적 예로 지난 해 11월 서울 여의도광장 문화마당에서 열린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어머니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는 필리핀 출신의 귀화인 국회의원 제 1호인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이자스민 의원은 1995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정착했고, 1998년 첫 아들을 낳은 뒤 한국으로 귀화했다. 그 외에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엘살바도르 등지에서 온 다문화가정 주부 등 500여 명이 지난 해 행사에 참여했다.

지난 해 행사에 참가했던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 빌지니아 씨는 “10년째 한국생활을 하고 있지만 김장김치를 담근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김치를 잘 담그지는 못하지만 한국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고, 또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어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갈리나 포보로즈뉴크(22) 씨는 2011년 ‘외국인과 함께하는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가했다. 그는 “한국의 대표 음식 김치에 어머니의 사랑이 담겨 있는 줄 몰랐다. 가족 같은 마음으로 이웃과 정을 나누는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행사 참가 외국인들은 서툰 솜씨지만 직접 김장을 하면서 김치에 담긴 어머니의 사랑, 한국인들의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는 소감을 많이 남겼다. 특히 다문화 가족들은 위러브유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통해 한국인의 따뜻한 정과 한국인으로서 소속감을 느꼈다는 말도 자주한다. 위러브유의 김장 나누기 행사는 이런 식으로 세계인들에게 한국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는 셈이다.

위러브유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통한 외국인들과의 인연은 또 다른 미담으로 연결된다. 2011년 김장 나누기 행사를 통해 도움을 받은 베트남 다문화가정 주부 위이엔티 풍(34) 씨는 당시 위러브유의 지원으로 고향에 다녀오는 행운을 누렸다. 당시 타국살이에 지쳐 심한 향수병과 우울증에 시달렸던 “한국으로 시집 온 후 가정형편이 어려워 5년 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면서 “어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친정에 가서 만났을 때 너무 기뻤다”며 당시 감격을 요즘도 되새긴다. 위이엔티퐁씨는 자신에게 고국 방문 기회를 선물해준 위러브유 장길자 회장을 ‘어머니’라고 부르며 딸처럼 살갑게 대한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경기도 안성에서 다문화 가정을 꾸리고 있는 까절쿠말(46) 씨는 지난해 설날을 앞두고 뜻밖의 손님을 맞았다. 위러브유 회원들이 오색 떡국과 과일, 잡채, 부침개 등 명절 음식을 한 보따리 들고 까절쿠말씨 집을 찾은 것이다.

장길자 회장이 이 자리에서 “한국에서는 설 명절 때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며 “외국에 시집와서 고생이 많은데 우리 회원들이 정성 들여 만든 음식을 먹고 힘내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자 까절쿠말씨는 금세 눈물을 글썽였다. 허리 디스크로 거동이 불편했던 그는 “몸이 안 좋아서 한동안 일을 못했지만 빨리 나아서 열심히 일해 도와준데 보답하고 싶다”는 말로 고마운 마음을 대신했다.

나눔과 봉사는 이웃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가슴 속 작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김장 나누기는 조촐한 행사이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른 전 세계인들의 가슴에 한파를 녹이는 훈훈한 어머니 사랑의 불씨를 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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