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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엔 희망이 보인다

2014년엔 희망이 보인다

세계가 다시 번영으로 향하는 분수령이 될 듯
미국 에너지 개발 붐으로부터 양적완화 축소에 이르기까지 2014년은 경기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해가 된다.



2013년을 기억하는가? 미국 다우지수가 신고가를 기록했다. 또 다른 대폭락 가능성을 경고하는 투자자들의 비관적인 코러스를 무색케 했다(물론 4월에는 컴퓨터 고장으로 시카고옵션거래소가 한나절 동안 폐쇄됐다. 하지만 그밖에는 비관론자들의 예상이 모두 빗나갔다).

10월의 2주간에 걸친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은 시장을 뒤흔들어 놓았다. 양분된 의회가 오랫동안 잇따라 자행해온 자해 행각의 일환이었다. 재정절벽(fiscal cliff, 급격한 재정지출 삭감으로 인한 경기위축), 부채한도, 예산 자동삭감등을 두고 집안싸움을 벌였다.

해킹 당한 AP 통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백악관을 겨냥한 폭탄테러 공격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상했다는 허위보도가 전해졌다. 그 뉴스에 시장이 패닉에 빠지면서 사이버 테러의 위험성이 크게 부각됐다.

트위터 자체는 잘 나갔다. 기업공개(IPO)를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스냅챗(소셜메시징 서비스), 스파티파이(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드롭박스(웹파일 공유서비스), 핀터레스트(소셜 사진공유서비스) 등 다른 성공한 기술분야 총아들의 비슷한 출범을 위한 터를 닦아 놓았다.

2013년에는 비트코인 같은 가상 통화가 대중의 의식 속에 자리잡았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장기적으로 전망이 있을지 모른다”고 공언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아찔한 매수와 매도의 물결을 타고 급등락을 반복했다.

대다수 미국인은 중동 석유자원에 의존하는 운명에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2013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석유·가스 생산국으로 떠올랐다. 그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 그렇다면 2014년의 전망은 어떨까? 월스트리트의 수정구슬 안을 살짝 들여다보자.



1 가득 채워주세요

에너지 가격이 이례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시추기술의 발전 덕분에 미국이 산유대국으로 올라섰다. 아마도 일반 개인소비자에게는 이것이 2013년 최고의 뉴스일 성싶다. 그리고 2014년에도 희소식과 번영확대를 계속 가져올 전망이다. 경제에 군불을 지핀다고 알려진 다른 거의 모든 묘방(silver bullet)과는 달리 이 같은 요인은 실제로 효과가 있다. 저유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미국 보통사람들과 전세계 소비자들의 호주머니가 다시 두둑해지게 됐다.

그들의 수중에 돈이 생기자 다른 경제분야에도 온기가 돌았다. 유가 하락에는 전세계 자동차 판매 증가와 같은 뻔한 혜택만 있는 건 아니다. 경제 전반에 걸쳐 원가절감 효과를 가져올 듯하다. “뜻하지 않은 미국의 석유생산 증가와 기술발전이 오늘날 우리의 생활방식을 크게 바꿔 놓았으며 그런 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도이체방크가 2014년 전망에서 분석했다.



2 단칼에 끊는다!

미국이 통화공급을 통한 경기부양책 중독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마약을 끊기가 어려운 것처럼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명백하고 엄연한 진실은 금융위기 이후 5년 이상 지났지만 미국 경제가 다른 많은 국가와 함께 변함없이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이른바 “불황회피(recession avoidance)”에 젖어 있다는 점이다.

양적완화로 알려진 계속적인 통화 팽창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조치가 없으면 경제가 느리고 완만한 회복을 계속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있다. 재닛 옐런 FRB 의장 내정자는 통화공급을 서서히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너무 크게 또는 너무 빨리 “축소”하면 증시에 일던 거품이 꺼지면서 나머지 경제 전반에 찬물을 끼얹기 쉽다. 안전벨트를 착용할 것, 차가 크게 덜컹거릴 가능성이 있다.



3 즐거운 나의 집!

집값이 미국에선 떨어지고 영국에서 오르게 된다. FRB의 통화공급 축소로 주택구매자들의 차입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그에 따라 2013년 내내 상승세를 보였던 미국 주택시장의 판매와 가격 추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주택시장은 정반대의 추세를 나타낸다. 팽창하는 수도가 만성적인 고급주택 공급난에 시달린다. 2013년에는 주택가격의 두 자릿수 상승이 예상된다. 2013년 주택구입의 깜짝 급증 이후 전국 각지에서 주택판매 증가가 점쳐진다.



4 ‘자산효과(wealth effect)’가 득세한다

개인소비 지출이 증가했다. 성탄절 특수가 2013년 경제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2013년 성탄 연휴 매출이 3.5%의 준수한 증가를 기록했다고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사가 발표했다. 그러나 더 크고 모호한 성격의 지출 및 경제 성장세는 세계 최상위 소득자들이 만들어내는 ‘자산효과’에서 비롯된다. 최상위 소득자들은 FRB의 경기부양 조치에 편승해 가격상승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런 유의 성장은 더 광범위한 인구집단의 소득증가보다 지속성이 떨어진다.

주가나 집값이 하락하면 금방 반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에는 급여와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형태로 더 내구성 있는 성장이 이뤄지기를 경제전문가들은 기대한다. 그래야 블루칼라와 중산층 기반이 탄탄해져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떠받치게 된다.



5 다시 일터로! 뚜렷하지는 않지만 마침내 일자리가 늘어나려는 참이다. 두 패로 갈려 재정절벽으로부터 금융개혁에 이르기까지 온갖 문제를 두고 터무니 없는 다툼을 벌이던 의회가 마침내 타협을 보는 듯하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2014년을 일자리 르네상스의 해로 본다. 의회에서 예산협상이 타결되고 정쟁이 그쳤다. 그동안 심각하고 파멸적 성격을 띤 금융의 불확실성이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했다.

이제 기업들은 그것을 극복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 태세를 갖춘다. 그에 따라 새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2013년을 마무리 짓는 경제 데이터가 희망적이다. 경제통계로 볼 때 기업들이 이미 고용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 같은 추세가 이미 시작됐을 지도 모른다.



6 장벽 허물기

무역협정이 세계적인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많은 나라가 국내 성장을 촉진할 독창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그들이 선호하는 무역협정은 국경을 초월한 투자와 파트너십을 가로막는 장벽·비용·걸림돌을 낮추게 된다. 현재 추진 중인 협약으로는 미국과 유럽연합 간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있다.

TPP는 미국·일본·한국 등 10여 개국을 아우르는 기구로 확대될 듯하다. “국내의 까다로운 과제들에 부닥치게 되면서 정책입안자들은 국제무대를 통한 성장창출을 모색한다”고 모건스탠리의 2014년 전망은 분석한다. “협력이 확대되면서 무역이 견고한 증가세를 보이고 글로벌 경제가 더 지속적인 성장을 구가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의 수정구슬을 통해 본 미래 경제 전망을 요약하면 이렇다. 금융위기의 깊은 상처와 시련은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지만 2014년은 세계를 다시 번영으로 이끄는 거보를 내딛는 해로 자리잡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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