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WOMEN IN THE WORLD - 파키스탄의 아마존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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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나이에 여성교육 운동가로 떠오른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파키스탄의 젊은 여성 중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이제 여류 등반가 사미나 카얄 바이그(21)가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듯하다. 사미나 역시 말랄라처럼 파키스탄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 사미나는 이미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에 올랐으며 앞으로 세계의 여러 고봉을 정복할 계획이다.
사미나와 그녀의 오빠 미르자 알리 바이그(30)는 최근 아르헨티나의 아콩가구아산에 올라 남미 최고봉에 오른 최초의 파키스탄인이 됐다. 파키스탄 산악회(ACP)는 이들 남매가 2013년 12월 13일 “9시간에 걸친 악천후와의 고투 끝에” 아콩가구아 최고봉(해발 6961m)을 정복했다고 발표했다.
사미나는 파키스탄에서 이미 전설적인 업적을 이룩했다. 2013년 5월 네팔의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해 세계 최고봉에 오른 최초의 파키스탄 여성이 됐다. 남녀를 통틀어 파키스탄인으로서는 세 번째이며 공식적으로 에베레스트산을 정복한 최연소 무슬림 여성이다. 하지만 사미나의 탐험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2013년 11월 말 사미나와 그녀의 오빠는 세계 7대륙의 7개 봉우리를 등정하는 대장정에 나섰다. 이들의 첫 번째 목표가 아르헨티나 아콩가구아산이었다. ACP에 따르면 사미나와 미르자는 2014년 1월 중 남극의 빈슨산(4897m)에 오른 다음 동아프리카 탄자니아로 가서 킬리만자로산(5895m)을 등정한다. 그후 휴식을 취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 다음 목표는 인도네시아의 푼칵자야산(4884m)이다. 그리고 올 여름까지는 알래스카의 매킨리산(6194m)에 오를 계획이다. 사미나 남매의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목표는 올 8월 유럽 최고봉인 카프카스 산맥의 엘브루스산(5642m)에 오르는 것이다.
파키스탄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 ‘돈(Dawn, 새벽이라는 뜻)’에 따르면 이 원정은 파키스탄인 자선가 한 명과 미국 시민 한 명의 후원으로 진행되며 국제사회에서 파키스탄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성평등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우리의 목표는 평화와 이해를 증진시키고 자연에 대한 사랑을 키우며 세계 곳곳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미르자가 8개월 동안의 세계 원정을 앞두고 열린 리셉션에서 말했다. “평화와 자연 및 야생 동식물에 대한 사랑을 증진시키는 것 또한 우리의 목표다. 세계는 전쟁을 겪을 만큼 겪었다. 이제는 평화를 되찾을 시간이다.” 미르자는 현재 히말라야 카라코람 산맥과 힌두쿠시 산맥에서 산악 안내원 겸 탐험대장, 등반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사미나 남매는 아르헨티나와 인도네시아, 네팔, 러시아, 미국의 파키스탄 주재대사관과 동아프리카의 고급 호텔 체인 세레나로부터도 후원과 협조를 받았다. 세레나 호텔의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무즈나흐 우마르는 이렇게 말했다. “사미나와 미르자는 이제 등반에 대한 열정을 뛰어넘는 뭔가를 상징하게 됐다. 그들은 세계 7대륙을 연결하는 여정을 택했다.” 미르자와 사미나는 또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대해서도 큰 관심과 우려를 나타낸다. (현재 파키스탄의 유명한 빙하들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실정이다.)
파키스탄 영자신문 익스프레스 트리뷴은 “파키스탄 북단의 험준한 산악 지대인 길기트-발티스탄주 훈자-나가르 지역의 심샬 마을 출신인 사미나가 남성에게 순종하는 존재라는 파키스탄 여성의 이미지에 도전했다”고 보도했다. 모험 여행 소식 사이트 어드벤처 트래블 뉴스에 따르면 오빠에게 등반 기술을 배운 사미나는 4살 때 등반을 시작했다.
그녀는 에베레스트 등정 당시 인도의 쌍둥이 자매 등반가 타시와 낸시 말리크와 정상에서 합류했다. 이들은 산 정상에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기를 나란히 꽂아 두 나라의 연대감을 표시했다. 이들 세 여성은 또 뉴질랜드 등 반가 에드먼드 힐러리경과 셰르파 텐징 노르게이의 에베레스트산 최초 등정(1953년 5월 29일) 60주년 기념일에 맞춰서 정상에 도착해 그 의미를 더했다.
사미나는 파키스탄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스스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여성은 일반적으로 이등시민이나 남성의 소유물로 취급 받는다. 또 명예살인(이슬람권에서 간통을 하거나 정조를 잃은 여성을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살해하는 관습)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많다.
“개발도상국의 여성들에게 그들이 남성만큼 힘이 있으며 사회에서 남성과 동등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사미나가 AFP와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여아들도 남아들과 동등한 권리를 지녔다. 우리 지역에서는 여아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흥미롭게도 미르자와 사미나의 출신 지역은 파키스탄의 나머지 지역과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파키스탄 국민 대다수가 수니파인 반면 이 지역엔 시아파의 온건한 종파인 이스마일파(아가 칸을 정신적 지도자로 추종한다)가 모여 산다. 특이하게도 훈자 지역의 모든 여성이 글을 읽고 쓸 줄 안다. “난 도시에 처음 갔을 때 완전히 다른 세상을 봤다. 주민들의 교육 수준이 떨어지고 가난이 널리 퍼졌으며 여성들은 남성에 비하면 존재감이 거의 없이 살아갔다.”
사미나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여성도 남성만큼 중요한 존재다. 그들은 사회에서 남성과 동등한 역할을 한다.” 사미나는 ‘아가 칸 개발 네트워트’가훈자 지역에 많은 학교와 병원을 세운 사실을 언급하며 (여성을 포함해) 젊은이를 교육하는 것은 “종교적 의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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