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한국의 전망대 ② - 항구도시 부산의 두 얼굴 조망
Travel 한국의 전망대 ② - 항구도시 부산의 두 얼굴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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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중략)…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 애창가요 덕분에 오륙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간만에 따라 5개 또는 6개로 보인다는 이 작은 바위섬 무리는 항구의 입구에 자리해서 부산항을 오가는 수많은 배의 길잡이가 된다. 하지만 내륙에 사는 사람들은 오륙도를 가까이 볼 기회가 드물다. 외딴 바닷가에 있고 상륙할 수 있는 관광지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랫말 속의 오륙도는 현실의 존재라기보다 상상과 상징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부산 자체가 남해와 동해의 경계선상에 있긴 하지만 굳이 부산에서도 남해와 동해의 분기점을 꼽으라면 해안선의 한가운데쯤에 자리한 오륙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태종대와 해운대를 드는 경우도 있다). 남해는 원래 섬이 많은 다도해인데, 오륙도 남쪽의 태종대~다대포 사이에는 섬이 다소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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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륙도 전망대에서 오륙도가 가까이 보이기는 하지만 북쪽 해변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이기대 산책로 초입의 쉼터에서 보는 것이 더 극적이다. 절벽 위로 돌출한 오륙도 전망대 자체도 특별한 볼거리여서 오륙도와 한 프레임으로 조망할 수 있다. 다만, 전망대 쪽에서 보면 오륙도가 일렬로 늘어서서 단 2개의 섬으로 보이기는 한다.
오륙도를 대여섯개로 보려면 동서 방면에서 봐야 한다. 오륙도 전망대라고 오륙대만 보일까. 동해로 탁 트였으니 일출과 월출의 명소요, 해운대 동백섬과 달맞이고개도 저편으로 보인다. 간혹 항공모함과 독도함이 기항하는 3함대는 바로 눈앞이다. 섬 전체가 한국해양대학교 캠퍼스인 조도와 부산 최고의 해안절경이라는 태종대의 해식애도 마주 보이니 부산의 대표적인 해안경관은 모조리 눈에 넣는 셈이다.
오륙도 전망대의 매력은 이기대 덕분에 한층 고조된다. 이기대(二妓臺)는 오륙도 북쪽의 장자산(장산봉·225m) 동쪽 해안지대를 말하며, 부산 사람들이 특히 사랑하는 곳이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수영성을 함락하고 경치 좋은 이곳에서 잔치를 열었는데, 두 기녀가 술에 취한 왜장과 함께 물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전할 뿐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다.
이기대는 오랫동안 군사지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다가 1997년에야 해안이 개방됐다. 산책로와 순환도로는 2005년 이후에 개설돼 가장 최근에 공개된 비경이다. 그래서 ‘부산 최후의 비경’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부산에는 해운대·태종대·신선대·몰운대 같은 경치 좋은 9개의 대(臺)가 있었는데, 이제는 모든 대를 다 가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암절벽이 줄을 잇는 해안을 따라 오륙도 전망대에서 용호부두(동생말)까지 4㎞ 이상 이어지는 이기대 해안산책로는 경관의 빼어남과 규모, 다채로움에서 제주 올레길을 능가한다. 특히 바다를 가로지르는 장대한 광안대교와 70~80층을 헤아리는 해운대의 초고층 빌딩들이 빚어내는 도시의 풍광은 일대 장관이다.
이기대 해변길은 해식애와 용암대지, 해식동굴, 아찔한 구름다리와 전망대, 쉼터가 수없이 이어진다. 구비를 돌 때마다 나타나는 진풍경에 4.5㎞ 남짓한 거리에 3시간은 족히 걸린다. 경치 좋은 너럭바위 어디서든 삼삼오오 둘러 앉아 쉴 수 있고, 해녀가 잡은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으니 하루해가 후딱 갈지도 모른다.”
찾아가는 길 오륙도 전망대는 부산 남구 용호2동 SK뷰 아파트 옆에 있다. 시내(부산역)에서는 27·131번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이기대 산책로를 걸을 경우, 북단의 용호부두에서는 이기대 어귀삼거리까지 1㎞ 가량 가야 시내방면이나 오륙대 전망대로 되돌아가는 버스(27·131번 경유)를 탈 수 있다. 자가용은 오륙도 전망대 입구 도로변에 주차공간이 있다. 지하철 2호선 대연역에서 택시를 이용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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