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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Meditation - “매시간 10분씩 직원 행복 빌어라”

IT & Meditation - “매시간 10분씩 직원 행복 빌어라”

2007년 구글은 명상을 기반으로 하는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후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IT 기업들이 앞다퉈 명상을 받아들이면서 하나의 문화로 정착했다. 구글의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만든 주인공은 엔지니어 출신의 차드 멍 탄이다.



구글 입사 번호 107번을 달고 있는 엔지니어 차드 멍 탄(Chade-Meng Tan·43). 구글의 초창기 멤버인 그는 엔지니어로서 성공의 길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행복과 열정을 전파하는 명상 전도사라는 길을 택했다.

2007년 구글에서 시작된 ‘내면검색(Search Inside Yourself)’ 프로그램 덕분이다. 이 명상 프로그램은 직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차드 멍 탄은 구글 최초의 개인성장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엔지니어라는 기록을 남겼다.

차드 멍 탄은 “구글이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구글에는 직원의 창의성을 장려하기 위해 일과의 20%를 핵심 업무가 아닌 프로젝트에 쓸 수 있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아니었다면 엔지니어가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구글에 고맙다”고 얘기했다. 그를 이메일로 만났다.

잘나가는 엔지니어가 명상 전도사로 나선 이유가 궁금하다. 당신은 ‘세계평화를 위해서’라고 말했는데.

맞다. 우리의 마음에 평화와 즐거움, 연민이 있다면 세계는 평화로울 것이다. 만일 기업과 직장인에게 평화와 즐거움 그리고 연민이 생기도록 도와준다면 그 효과는 세계로 퍼질 것이다. 성인을 위한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만든 내면검색 프로그램은 명상을 하면서 감성지능을 훈련하는 것이다. 엔지니어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구글이기 때문이다.

당신 명함에는 ‘정말 유쾌한 친구(Jolly Good Fellow)’라는 문구가 있다. 당신은 항상 행복했나.

젊었을 땐 불행한 삶을 보냈다. 행복한 일이 생길 때만 웃을 수 있었다. 평상시에는 고통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은 정반대다. 정말 나쁜 일만 생기지 않으면 항상 즐겁다. 많은 사람이 행복의 기준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 경험에 비춰보면 행복의 기준은 바뀐다. 내가 변한 것은 마음챙김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신은 육체처럼 훈련이 가능하다. 병에 찌든 나약한 몸도 훈련과 노력을 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 정신도 마찬가지다. 고통만 느끼는 마음도 명상을 통해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내면검색 프로그램은 매해 400여 명의 직원이 대기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들었다. 구글이 명상을 도입한 이후 인텔·페이스북·트위터·이베이 등 글로벌 IT 기업이 뒤따랐다. IT와 명상, 이해가 가지 않는 조합이다. IT 기업에서 명상을 도입한 이유가 뭔가.

이유는 간단하다. 실리콘밸리에서 명상이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명상을 한 직원은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직장에서도 행복한 생활을 한다. 명상을 하면 창의성도 높아지고 동료들 사이에 불화가 없어진다. 직원들의 삶이 행복하면 기업의 수익은 늘어난다. 명상을 하는 사람들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는 보고서도 계속 나오고 있다. IT 기업이 명상을 먼저 받아들인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제 IT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도 명상을 받아들일 것이다. 피트니스가 널리 퍼진 것처럼 명상도 대중화될 것이다.

당신이 구글에 도입한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된 사람의 사례를 들려줄 수 있나.

내면검색 프로그램에 참여한 직원들은 다양한 변화를 경험했다. 한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프로그램을 받은 후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근무시간을 4일로 줄였는데도 승진했다. 명상을 통해 더 유능한 매니저가 됐기 때문이다. 몇몇 참가자는 결혼생활이 좋아졌다고 했다.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받은 후 금연을 했다는 이도 있고, ‘내 자신을 따뜻하게 볼 수 있게 됐다’는 직원도 있다. 자신의 삶이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차드 멍 탄이 개발한 내면검색 프로그램은 7주 20시간으로 이뤄졌다. 총 3단계로 진행된다. 처음에는 주의력 훈련을 받는다. 평온하고 깨끗한 마음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다. 차드 멍 탄은 “주의력은 감성지능 훈련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단계는 자기 이해와 통제를 할 수 있는 교육이다. 훈련된 주의력을 이용해 자신의 감정흐름을 ‘고해상도’(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이런 단어를 사용한다)로 인식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제 3자의 관점으로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자기통제가 가능해진다. 내면검색 프로그램의 마지막 단계는 ‘유용한 정신습관’ 들이기다. 쉽게 풀이하면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당신이 행복하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면서 타인에 대한 친절과 연민의 감정을 만드는 것이다. 내면검색 프로그램의 교육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다. 차드 멍 탄은 “내면검색 프로그램은 매우 효과적”이라며 “최고의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과학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련 분야의 최고권위자들을 모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명상은 동양적인 문화다. 미국인이 명상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은 없나.

미국인이라고 다르지 않다. 오히려 명상할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게 문제다. 그만큼 바쁘다. 현대 직장인이 모두 겪는 어려움이다.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신이 펴낸 책 『너의 내면을 검색하라』는 한국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혹시 일상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명상 수련법은 없나.

내면검색 프로그램 웹사이트(www.siyli.org)를 방문하면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사이트는 구글의 지원을 받고 있다. 비디오로 촬영된 모든 수업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만일 한국 기업 중에 구글의 내면검색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싶다면 한국지부인 ‘한국내면검색연구소’에 요청하면 된다.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명상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일하는 시간에도 틈틈이 숨 쉬는 것에 집중해보는 것이다. 화장실을 갈 때, 혹은 점심을 먹을 때 잠깐이면 된다. 이 수련법은 오래 걸리지도 힘들지도 않다. 짧게 자주 해야 한다.

또 다른 명상법은 친절이다. 직원을 관리하는 직급에 있다면 꼭 해보기 바란다. 일과 시간 중 매시간 10분을 투자해야 한다. 사무실에 있는 두 명의 직원을 마음 속에 고른 후 “나는 이 직원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저 직원도 행복했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다. 생각만 하면 된다. 이런 생각을 버릇처럼 하면 좋다. 이 두 가지 방법을 한 연설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이틀 후 한 여성에게 이메일을 받았다. ‘7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일도 싫고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당신의 이야기대로 했는데, 그 경험이 7년 직장 생활 중 가장 행복했다.’

한국의 기업 문화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한국의 직장인은 일이 많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면검색 프로그램은 몸을 단련하는 것처럼, 정신과 감정을 훈련하는 것이다. 한국의 직장인들이 명상과 내면검색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한국 방문 계획은 없나.

오는 9월에 한국에 갈 예정이다. 나는 한국 문화와 사람들을 좋아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 TV프로그램도 많이 본다. 전생에 나는 한국 사람이었을 것이다.(웃음)

포브스코리아 독자는 주로 CEO들이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기업의 CEO가 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외로운 일이다. 한국의 모든 CEO가 행복하고 잘 지내기를 바란다. 내가 갖고 있는 명상 지식과 방법이 기업 운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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