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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희비 엇갈린 브릭스 국가 주가 - 브라질·인도 ↑, 중국·러시아 ↓

Money Tech | 희비 엇갈린 브릭스 국가 주가 - 브라질·인도 ↑, 중국·러시아 ↓

신흥국 무게 중심, 브릭스에서 非브릭스로 글로벌 펀드도 이동 중
지난해 3월 열린 제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이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브릭스(BRICs) 국가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세계 경제의 새로운 엔진 역할을 했던 브릭스 국가 주가가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지난해 침체를 극복한 브라질과 인도의 주가는 급등세를, 정국·경기 불안 등 악재를 마주한 러시아와 중국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동반 강세를 보이던 브릭스 국가의 주가 동조현상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과 인도 주가는 최근 급반등하며 신흥국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브라질 증권시장인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연초엔 부진을 면치 못하며 전년 대비 약 12% 가량 하락했다. 하지만 3월 14일 저점 이후 급반등세로 돌아서 저점 대비 약 20% 상승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월 26일 브라질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강등했다. 그럼에도 브라질 금융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등급 강등 이후에도 보베스파 지수는 3월 한 달 동안 7.65% 상승을 이어갔다.

브라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6% 후반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경기부양보다는 금리인상이 필요했다. 이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으로 브라질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브라질은 심각한 신용경색을 겪었다. 하지만 테이퍼링 이후 브라질 물가상승률은 5% 중반대로 둔화됐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 없는 경기부양 여지가 생겼다.

테이퍼링에 따른 시장 불안이 잦아들자 다시 브라질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브라질의 대 미국·중국 수출도 뚜렷한 회복세다. 테이퍼링이라는 악재를 극복한 만큼 미국 경기회복의 낙수효과를 더 보고 있는 셈이다. 또 올 6월 예정된 월드컵과 10월 있을 대선으로 경기부양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 노동계가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장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해 시장 불안감이 생기고 있다.

인도 주가도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인도 시장의 선섹스 지수는 올해 들어 최근까지 약 8% 올랐다. 지난해 8월 저점과 비교하면 28%나 상승했다. 인도 역시 지난해 테이퍼링의 직격탄을 맞고 주춤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이 빠르게 진정되면서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다.

인도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저점에서 벗어나 확장구간에 들어가는 등 시장이 개선될 조짐을 보였다. 다른 브릭스 국가들의 제조업 PMI가 둔화되고 있어 인도가 상대적으로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총선을 치른 인도는 재정지출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구조조정,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편입 이슈중국과 러시아는 울상이다. 중국은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되면서 올해 상하이 주가가 3.8% 하락했다. 중국은 연이은 회사채디폴트(채무불이행)와 경제지표 둔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월 7일 태양광 업체 상하이 차오리 솔라에 이어, 12일 태양광 패널업체 바오딩티앤웨이 바오비엔, 14일 하이산철강, 18일 부동산 개발업체 상룬 부동산 등이 연이어 회사채 시장에서 디폴트를 선언했다.

부도업체들은 규모가 작아 시장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가 예전 같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은 기업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한계 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민간 기업의 디폴트를 용인했다. 이에 따라 방만하게 경영해오던 기업들의 부실채권과 그림자 금융 등의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중·소형사의 잇따른 디폴트로 중국 기업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중국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잦아 들었다. 4월 30일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가 발생하는 등 중국 내 분리독립운동이 폭력적 양상을 띠는 것도 중국 경제에 악재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정국이 불안정해지면서 증권시장인 RTS 지수가 올해 15.5% 하락했다. 크림반도 편입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일어난 군사적 긴장이 깊어지고 있다.

도네츠크 지역에서는 친러 시위대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주정부 청사를 점거했다. 루간스크와 하리코프로도 시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귀속 결정을 위한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제2의 크림사태’를 우려한 우크라이나 정부가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친러 시위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주권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지난 4년 간 할인해준 천연가스 수출 금액 114억 달러(약 12조원) 회수를 요구했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주요7개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로 했고, 러시아는 이에 맞서 기준금리를 올리며 맞대응하고 있다.

크림반도 귀속 이후 정치적인 불안이 불거지면서 러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가 경색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브라질과 인도의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을 찾아가면서 상승세를 이루고 있다”면서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테이퍼링의 영향보다 자국 고유의 리스크로 금융시장에서 불안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릭스 주가 방향이 갈리면서 글로벌 펀드들도 이동하고 있다. 브릭스에 투자하던 글로벌 사모펀드(PEF)들이 동남아시아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 저개발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브릭스 각국별로 비교적 균등하게 투자 비중을 맞춰 운용하던 펀드들이 브릭스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브릭스 국가를 뭉쳐서 투자하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브릭스 모든 나라가 고속성장을 할 수 없게 되면서 투자 메리트가 떨어졌다.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PEF 모임인 이머징 마켓사모투자협회(EMPEA)에 따르면 지난해 브릭스 국가에 투자된 자금은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2011년보다는 38%나 줄었다.

이와 달리 브릭스를 제외한 신흥국 투자 금액은 지난해 18%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110억 달러(약 11조5000억원)다. 이는 5년 만에 최고치로 신흥국 시장 투자금액의 44%를 차지한다. 신흥국 시장의 무게중심이 브릭스에서 비(非)브릭스로 이동한 것이다.

브릭스 국가들도 투자를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브릭스는 오는 7월 정상회의를 열고 1000억 달러 규모의 브릭스 기금 조성을 준비 중이다. 브릭스는 201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유사시에 대비해 1000억 달러의 기금을 설치하기로 했다. 중국이 410억 달러, 브라질과 러시아·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를 내고 나머지 50억 달러는 남아공이 분담할 예정이다. 브릭스 정상회의는 2014 월드컵 축구대회 직후인 7월15일 브라질 포르탈레자 시에서 열린다.



브릭스(BRICs) 브라질(Brazil)·러시아(Russia)·인도(India)·중국(China)·남아공(Republic of South Africa) 5개 국가의 영문표기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2003년 10월 미국 투자회사 골드먼삭스가 발표한 ‘Dreaming with BRICs’라는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골드만삭스는 2050년경에는 경제 강국의 순서가 중국, 미국, 인도, 일본, 브라질, 러시아 순으로 바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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