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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S 50 RICHEST - 부자의 주식 곳간에 ‘햇빛 쨍쨍’

KOREA'S 50 RICHEST - 부자의 주식 곳간에 ‘햇빛 쨍쨍’



올해의 부자(富者) 기상도는 맑았다. 50명 부자의 재산을 모두 더한 금액은 85조826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1조원이 넘은 부자는 31명으로 역시 지난해보다 7명 늘었다.

2013년 4410억원이던 50대 부자의 기준 금액(커트라인)도 5351억원으로 증가했다. 신규 진입한 부자 4명을 제외한 평균 재산 증가율은 21.2%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는 마이너스 2.6%를 기록했다. 2013년 제자리 걸음을 한 주식시장에서도 몇몇 주식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재산 증가를 거들었다.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10년 연속이다.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과 합산하면 재산은 13조4031억원이다. 홍 관장 재산만 해도 1조원이 넘는다. 이 회장과 홍 관장이 각각 498만5464주(3.38%), 108만3072주(0.74%)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1년 새 15만원가량 내려 재산이 1조원 넘게 줄었다.

기준일인 4월 17일에는 137만원이었다. 2위인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의 재산은 1조4000억원가량 늘었다. 현대차 주가는 1년 동안 4만7500원 올랐다. 기준일 주가는 24만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나란히 3, 4위에 올랐다.

정 부회장 역시 정 회장과 마찬가지로 재산이 1조4000억원 정도 늘었다. 여기까지 순위는 지난해와 같다. 5위는 서경배 아모레 퍼시픽 회장이 차지했다. 지난해 5위였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8위로 하락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12위에서 6위로 순위가 훌쩍 뛰어올랐다. 각각 8만7515주(3.11%), 1900만 주(38%)를 보유한 SK케미칼 우선주와 SK C&C의 주가가 1년 동안 두 배로 치솟으면서 재산이 1조원 넘게 늘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SK C&C의 주가 상승이 실적 호조와 SK와의 합병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0, 40대 젊은 부자들도 눈에 띈다. 이재용 부회장을 선두로 정의선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전무,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등 재계 2·3세들이 차례로 순위에 올랐다.

김남호 부장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아들로 2009년 동부제철에 입사해 2012년 부장으로 승진했다. 실무경험을 쌓으며 충실히 경영승계를 준비해 온 김 부장의 임원 승진 여부에 재계의 관심을 쏠리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 회장, 조현범 사장은 아버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과거에는 재벌가 자손이라는 ‘배경’ 없이 한국의 부자 순위에 오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2, 3년 동안 두각을 드러낸 젊은 신흥부자가 이런 공식을 깨트렸다. 올해는 김정주 NXC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에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를 성공시킨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구 한게임) 회장까지 가세해 벤처기업가의 힘을 보여줬다.

한 세대 위의 ‘자수성가형 부자’들도 건재하다. 지난해보다 2명 늘어난 14명의 자수성가형 부자가 순위에 들었다. 이중근 부영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 신선호 전 센트럴시티 의장,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 이상일 일진그룹 회장,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등이다. 라오스에서 자동차·에너지·금융사업을 하는 오세영 회장은 지난해 37위로 처음 순위에 진입했지만 올해 46위로 9계단 하락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재산이 늘어난 사람이 줄어든 사람보다 많았다. 상승폭이 가장 큰 부자는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으로 재산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전 회장이 지분 67.33%(43만6663주)를 보유한 파라다이스글로벌 순자산이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이해진 의장의 재산은 지난해보다 92%나 늘었다. 한집 식구인 이준호 회장 역시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정몽진 KCC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최태원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정의선 부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서경배 회장, 박현주 회장 등은 지난해보다 재산이 30% 넘게 증가했다. 반대로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허정수 GS네오텍 회장, 신동주 일본 롯데 부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은 재산이 10% 넘게 줄었다.

신동빈 회장은 재산이 1300억원가량 감소했다. 신 회장은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사건, 제2롯데월드 안전사고, 롯데카드 정보유출 등 그룹의 잇단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롯데제과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온 형 신동주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설까지 더해져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최태원 회장은 횡령죄로 수감중임에도 지난해 대기업 임원 중 월급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최 회장은 SK, SK C&C,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4개 회사로부터 총 30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정몽구 회장은 140억원, 김승연 회장은 131억원, 이재현 CJ 회장은 47억5400만원, 신동빈 회장은 44억4100만원, 구본무 LG회장은 43억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희 회장은 연봉이 0원이었지만 배당금 1079억원을 받아 지난해 소득 1위에 올랐다.

여성 부자는 50명 가운데 5명이었다. 이명희 회장이 가장 순위가 높았다.



어떻게 선정했나 보유 주식 지분가액을 집계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은 2014년 4월 17일 기준 주가와 주식 수를 곱해 가치를 산정했다. 비상장 주식은 기업의 순자산에 지분율을 곱하고 여기에 동일 업종 상장회사의 평균주가순자산비율(PBR)을 반영해 산정했다. 2013년 기준 배당금도 포함했다. 올해 처음 공개된 등기임원 개인별 보수는 반영하지 않았다.

부동산과 그 외 금융자산은 반영하지 않았지만 정몽준 의원은 국회에 신고한 재산액을 참고해 가감했다. 부부는 한 명의 재산으로 합산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홍라희 리움 관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 김정주 NXC 회장·유정현 NXC 고문, 구본무 LG그룹 회장·김영식씨,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김미경씨,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담철곤 오리온 회장, 장평순 교원그룹 회장·김숙영씨, 김승연 한화 회장·서영민씨, 박성수 이랜드 회장·곽숙재씨가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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