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with Bike | 강원도 평창 ‘효석문학 100리길’ - 봉평장~대화장까지 메밀꽃 향기 따라
Travel with Bike | 강원도 평창 ‘효석문학 100리길’ - 봉평장~대화장까지 메밀꽃 향기 따라
현실에 존재하는 서정문학의 배경은 실존의 현장감이 한층 깊은 감명을 준다.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은 생생한 묘사와 극단적인 생략,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에 존재하는 지명을 바탕으로 해서 더 깊은 울림을 준다. 강원도 깊은 산골의 이름 없는 마을인 봉평과 대화가 우리에게 친숙해진 것은 전적으로 이 작품 덕분이다.
주인공인 허생원과 성서방네 처녀가 하룻밤 인연을 맺은 봉평장 일대는 온통 문학의 향기로 그윽하다. 가공의 소설이건만 등장인물이 실제 있었던 것처럼, 장터와 물레방앗간까지 번듯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이것을 경박한 상술로 폄하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다. 상업적 동기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명작의 배경을 구현해낸 노력은 감탄할 만하다.
이효석(1907~1942)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 은 1936년 작품이다. 무대는 작가의 고향인 평창 봉평과 대화 일대. 장돌뱅이 허생원이 봉평장에서 장을 마무리하고 대화까지 50리 밤길을 걸어가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밤에도 환한 빛을 발하는 메밀꽃 밭을 따라 밤길을 걷는 허생원과 조선달 그리고 젊은 장돌뱅이 동이.
그리고 우연히 드러나는 허생원과 동이의 기구한 운명. 평창군은 작품의 배경이 된 봉평~대화~평창읍 일원에 ‘효석문학 100리길’ 코스를 만들었다. 원래는 트레킹 코스로 조성되었으나 거리가 53.5㎞로 길고, 대부분 농로와 시골길이어서 자전거 코스로 더 알맞다.
메밀꽃> 메밀꽃>
영동고속도로 장평IC에서 가까워코스의 출발지는 허생원과 동이의 행로를 따라 봉평으로 잡는 것이 좋다. 영동고속도로 장평IC에서 가까워 접근도 편하다. 봉평에는 작품이 배경이 된 5일장이 지금도 선다. 봉평장 일대는 온통 ‘메밀꽃 필 무렵’의 테마로 꾸며져 있다. 실제로 메밀꽃이 피는 매년 9월이면 평창의 대표축제인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축제의 주 무대 역시 봉평으로, 효석문화마을 일대다.
이곳에는 이효석문학관, 이효석 생가, 물레방앗간, 소설 속과 똑 같은 메밀밭 등이 조성되어 있다. 효석문학 100리길은 효석문화마을의 평창군관광안내센터에서 시작한다. 코스는 평창읍까지 5개 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은 문학의 길(평창군관광안내센터~용평 여울목 / 7.8km).
문학의 길이란 이름처럼 ‘메밀꽃 필 무렵’의 문학적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구간이다. 효석문화마을을 벗어나 흥정천을 따라 남하하면 절경의 팔석정이 나오고, 노루목 고개는 소설에서 ‘허생원은 숨이 차 몇 번이고 다리를 쉬지 않으면 안 되었다. 고개를 넘을 때마다 나이가 알렸다’라는 대목의 무대다.
2구간은 대화장터 가는 길(용평 여울목~대화 땀띠공원 / 13.3km)이다. 속사천과 대화천 그리고 농로를 따라 시골의 정취와 풍경을 즐기며 가는 길로, 대화장터까지 이어진다. 여울목은 소설에서 ‘물은 깊어 허리까지 찼다…(중략)…흐려지는 눈을 까물까물하다가 허생원은 경망하게 발을 빗디뎠다. 앞으로 고꾸라지기가 바쁘게 몸째 풍덩 빠져 버렸다’고 묘사한 곳이다. 물에 빠진 허생원이 동이의 등에 업히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드러나는 복선이 드러난 곳이다.
3구은 강따라 방림 가는 길(대화 땀띠공원~방림농공단지 / 10.4km). 굽이치는 대화천과 자연 그대로를 잘 간직한 금당계곡이 합류하는 평창강을 따라 높은 산과 기암절벽이 조화를 이룬 멋진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대부분 강변길이어서 경치가 좋고 자전거 타기에도 그만이다.
4구간은 옛길따라 평창강 가는 길(방림농공단지~용항리 경로당 / 10.4km)이다. 4구간은 뱃재 옛길을 따라 주전2리 마을까지 5km 가량 비포장 산길을 지난다. 비포장이지만 경사가 완만하고 노면이 좋은데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어 편안하게 지날 수 있다. 평창강의 빼어난 경관도 일품이다.
5구간은 마을따라 노산 가는 길(용항리 경로당~평창바위공원~평창전통시장 / 11.8km). 강과 들, 숲, 역사, 옛 정취가 남아있는 평창읍의 전통장 등 다양한 테마로 가득한 아름다운 길이다. 평창바위공원은 지역에서 수집한 자연암석을 원형 그대로 모아놓은 바위 테마공원이다. 평창읍내의 송학루 주변 남산 산책로는 ‘솔향기 고운 숲길’이란 이름이 붙은 매혹의 장소다. 평창시외버스터미널 뒤편의 전통시장(올림픽시장)에서 코스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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